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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 | 연재 [장근범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소룡동에서 들었던 마지막 이야기
장근범(2018-07-13 14:35:19)



5년전이맘때군산소룡동에갔었다. 양키시장에관한이야기를듣기위해들른자리에서어머니들의고향을묻다그들의고향이이곳이아님을알게되었다. 잠깐의이야기가길어질것을알고서주저앉아이야기를듣기시작했다.

각자의고향은달랐지만고향을등지고타고온배는같았다. 14살에일제시대라는격변의시기를겪으며 24살에는공산당의횡포를피해어떤누이는딸하나를어떤누이는동생을부모를등지고남하하는배를타고왔다. 수송선에 몸을기대내린이땅에는피난민을구경하러온군산사람들이많았다. 거처가따로없던그들은배가도착한이곳에서자신의어깨높이의지붕을얹은집을짓고이렇게살아왔다고했다. 적십자에서는이산가족상봉이이제는멈춘거같다며가고싶고보고싶어도몸이아파움직일수없어다만죽기전에고향땅에한발이라도걷고싶다했었다. 눈을감으면아스라히떠오르는고향을아직도생생하게기억하고있다고했다. 그리고가사와가락이조금은다른아리랑을불러주셨다.

이야기는처음과끝이없었다. 묻고묻는과정에우리가망각하고있는이야기들이너무많았기때문이다. 그들의기억과기억의단어들, 문장들, 이야기들그기억을더듬으며지금을재생할수있는것들이필요하다는생각이들었다. 그들이터를잡고살았던피난민촌이철거가되었다. 공간이사라지고그들을만났던자리도사라졌다. 우리가기억하지못하는그들의모습처럼그들의기억역시도우리삶속에서사라질테다. 마음이조급해진다. 그들의나이추만큼기억의역사같은저울이기울지고있는탓이다.


우리는무엇을기억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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