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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 | 연재 [TV세상]
벅차오르는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김다인(2018-08-30 11:21:10)



jtbc의월화드라마<미스함무라비>는현직판사가집필한대본으로방송전부터화제를모았다. 그리고 7월 16일마지막회에서자체최고시청률 5.3%(닐슨코리아기준)를기록하며유종의미를거두었다. 기존의법정드라마가변호사또는검사가사건을해결하기위한과정을보여주는드라마였다면, 판사가주인공인<미스함무라비>는사건이주가아닌사건속에있는사람을중점적으로보여주었다.


드라마는화가나고답답한내용, 그리고현실에서있을법한사건들을소재를다루었으며, 시청자들은드라마를보고'공감'하며'분노'하였다. 대표적으로권력을가진자의성희롱, 혹은힘의우위를가진자의성추행에대한뉴스를많이접하는요즘사회의모습을드라마초반에보여주었다. 드라마첫회에서여성의짧은미니스커트가성추행의원인을제공했다는한세상(성동일) 부장판사, 그리고직장여직원에게야한사진과문자를보낸부장이해고된사건에대해, '이런사소한일로가장의밥줄을끊어놔야했느냐', '이게성적굴욕감을느낄정도의일이냐'라고말하는부분은우리의현실과너무나도비슷했다. 물론재판상황을이해하기위해박차오름(고아라)은임바른(김명수)과정보왕(류덕환)이시장아주머니들에게성희롱을당하는장면을보여주며여성들이겪는일상을느끼게해주는건현실에서는보기힘든장면이었다. 하지만이러한내용을보며시청자들은마치고구마를먹은것처럼답답한상황에서사이다를마신것같은시원한기분을느꼈을것이다. 그밖에도의료비리, 청소년비행, 인권문제, 가정폭력문제등드라마속사건들은뉴스에서자주접하는우리내답답한현실을잘보여주었고, 결말역시우리에게사이다를주며드라마에집중하고빠져들게하였다. 그리고현직판사가집필해서그런지사건들을보는눈, 해석하는눈이달랐으며, 기존에가지고있던관념들에대해다시생각하게끔해주었다.


드라마의내용도현실을보여주지만, 원칙주의자인임바른과현실주의자인한세상역시현실의한부분을집약해서보여주는캐릭터라고생각한다. 하지만박차오름이라는인물에대해서는공감하기가어려웠다. 현실과동떨어진그녀의성격때문이었다. 강한자에게강하고, 약한자에게약한'강강약약'박차오름이라는인물은약자의목소리에항상귀를기울인다. 그래서저런인물에게판사라는중책이가능할지의문이들었다. 하지만시청자들은회를거듭할수록오름이를보며희망을가지고'사람'에대해서생각해볼수있었다. 현실과멀게느껴지는오름이가우리의현실을가장잘아는인물이었고, 우리를대신하여말을하고있으며, 우리의답답한현실속에서숨을쉴수있게해주는역할을하고있다는생각이들었다.


현직판사가집필하여서그런지드라마속민사44부가맡은재판들은현재한국사회의여러문제들을다루었고, 덕분에<미스함무라비>는실제같은리얼리티를띤다. 그리고사건이아닌사람에게집중하여보는이들로하여금많은생각을하게한다. 특히, 마지막회에서"계란으로바위치기같지만, 놀랍게도아주가끔은세상이바뀐다. 누군가질문을한다면, 꼭해야되는데아무도하지않는그질문을……."바른이의이내레이션은, 사회에서내가과연제역할을하고있는지, 나는이사회를어떤눈으로바라보고있는지, 해야할질문들을제대로던지고있는지등여러가지생각을하게끔하였다. '사람'을알고생각하고고민하게만든<미스함무라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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