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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 | 연재 [권하는 책]
어려운가요? 당신도 친해질 수 있어요
(2019-06-18 11:10:35)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 하여 지레 겁먹지 말자. 작품을 감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무엇을 느끼느냐다. 미술가는 작품 속에 많은 은유나 메시지를 숨겨 놓지만, 꼭 그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학창 시절 받았던 미술 수업이 아닐뿐더러 작품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감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선 미술 감상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시를 감상할 때, 그 배경을 알 때와 모르고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듯 미술 감상도 마찬가지다. 배경 지식을 쌓아 두면 미술을 조금 더 쉽게 즐길 수 있다.
정해진 해석은 없다. 그러나 작가나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자 노력한다면, 당신의 미술 감상 폭이 더욱 다채로워질 수 있다. 아래 소개할 여섯 권의 책을 통해 '미술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 보자.



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 개정판
이주헌 (지은이) / 학고재 / 2017-06
이 책은 2002년 EBS에서 방영된 [이주헌의 미술 기행]을 기초로 구성됐다. 우선 역사화, 인물화, 풍경화 등 장르별로 서양 회화를 훑고, 이어서 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파 등 유파 혹은 사조별로 서양 회화를 살핀다. 그리고 원근법, 모델, 미술 시장, 조각, 판화 등 미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내용이나 범주에 따라 관련 내용을 함께 보는 것으로 전개된다.
다만 시대적인 측면에서는 고대와 중세를 제외하고 19세기를 중심으로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초까지를 주된 범위로 잡았다. 서양 미술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미술에 집중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소개하지 못한 부분을 더 많은 도판과 정보로 보완했다. 미술가 소개나 미술사 정보 상자, 별면으로 짜 넣은 감상 보완 코너 등은 그런 노력의 소산이다.



다, 그림이다 - 동서양 미술의 완전한 만남
손철주, 이주은 (지은이) / 이봄 / 2011-11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들' 그러나 지금은 돈의 가치에 밀려 잊고 살았던 삶의 조건들 10가지를 선정해, 동서양에서는 그것의 가치를 어떻게 설정하였고, 어떻게 표현했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옛 그림에서 지혜를 얻고 동시에 서구식 교육을 받아온 세대들에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데 균형감을 선사한다.
이 책은 손철주 작가가 늘 서양미술사학자인 이주은 작가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 그렇기에 그의 글에는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내가 쓴 글과 내가 선정한 그림이 어떻게 비춰질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하다. 이에 이주은 작가는 손철주 작가가 보낸 글과 그림을 보고, 자신의 그림을 선정하고 글을 썼다. 이 역시 '동양미술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향한 궁금증이 담겨 있다.



사람 보는 눈 -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은이) / 현암사 / 2013-10
이미 우리 옛 그림을 어떻게 보고 읽을 수 있는지 안내해 온 저자가 이번 책에서는 '사람이 나오는 우리 그림'만을 골라서 설명과 논평을 붙였다. 짧지만 군더더기가 없어서 그림에 대한 설명으로 족하고 논평은 간명하지만 핵심을 전달한다. 가령, 작자 미상의 '황희 초상'에서 유난히 귀가 크고 코밑수염이 윗입술을 넌지시 가리게 그려진 걸 통해 많이 듣고 입은 무거웠던 것이 18년 동안 영의정을 지낸 비결이었을 것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황희의 청빈에 대해서는 실록에서도 엇갈리게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초상화 한 점을 통해서 인물에 대한 품평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손철주의 문체는 당송 시대 한시로부터 오늘날 아이돌 그룹의 은어까지 박물학자와도 같은 전거,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를 맛나게 구사하여 풍성하고 구성지게 읽힌다.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김영숙 (지은이) / 마로니에북스 / 2013-03
이제 막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독자를 위해, 현대미술에 겁 없이 도전하는 소위 '막가는'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을 소개하고 있다. 언제나 그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현대의 미술가들은 저 멀리서 떨어진 외계의 ET가 아닌, 우리의 모습을 닮은, 우리와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우리의 아이들이며, 우리의 할아버지들이다.
저자는 빈 캔버스에 칼로 흠집을 낸 폰타나의 <공간구성>이나, 변기 하나를 가져다 놓은 뒤샹의 <샘>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꼭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대한 저항과, 변기를 미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던 그 대담함이 모든 현대미술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풍부한 컬러 도판과 마치 친한 친구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작가의 편안하고 재미나는 글 솜씨가 돋보인다.



가만히 가까이 - 배꼽에서 눈물까지, 디테일로 본 서양미술
유경희 (지은이) / 아트북스 / 2016-12
네이버캐스트 '미술의 세계'에 연재한 「몸으로 본 서양미술」을 새롭게 다듬고 작품을 추가 및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관능의 대상인 '몸', 그중에서도 몸의 디테일을 좇아 들려주는 서양미술 이야기는 연재 당시, 방대한 미술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읽어낸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했으며, 몸의 디테일과 그림의 해석에 따라 여러 화제를 모았다.
'몸의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고 전개되는 작품의 뒷이야기는 미술을 보다 친근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는 감상자의 시선이 그림의 다양한 지점에 놓일 수 있게 확장시키며 더불어 독창적인 관찰을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비로소 안다고 믿었던 그림 앞에서 놀라움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작품을 제대로 훑어봄으로써 화가가 전하고자 한 함축적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방구석 미술관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은이) / 블랙피쉬 / 2018-08
높게만 느껴지는 '미술 문지방'을 가볍게 넘게 해줄 미술 입덕 교양서. 저자 조원재는 미술 분야 팟캐스트 1위 「방구석 미술관」의 기획자이자 진행자로, 특유의 감칠맛 나는 스토리텔링으로 미술 이야기를 유쾌하게 전하고 있다. 저자는 미술관 속 미술계 거장들을 '방구석'으로 불러내, 그들의 사생활부터 명화의 숨은 뒷얘기까지 탈탈 털어낸다.
'절규'의 화가 뭉크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이 된 사연, '영혼의 화가' 반 고흐가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긴 속사정, 그림은 아는데 이름은 모르는 마네가 미술계 거장들의 '갓파더'인 이유,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화가 피카소가 선배 미술을 훔치며 '노상강도'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 까닭까지, 우아하고 고상한 줄만 알았던 화가와 미술에 대한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며 유쾌한 미술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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