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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 연재 [SNS 속 세상]
2020년 세대론 : MZ세대
2020년 세대론
오민정(2020-10-08 18:25:45)


2020년 세대론 : MZ세대

오민정 편집위원



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대화를 하다 새로 들어온 20대 직원이 만든 SNS 콘텐츠가 대박을 쳤는데 왜 이런 인기가 많은지 너무 놀랍고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러면서 지인은 정말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씁쓸하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새로 들어왔다던 직원이 만든 콘텐츠는 브이로그였다. 그걸 보고 ‘이 친구는 이 콘텐츠 자체를 일종의 ‘개인 브랜딩’으로도 인식하고 있구나‘하고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세대의 문화일까, 끼인 세대인 나로서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90년대생? 이제는 MZ세대!
지난해 가장 화제가 되었던 책 중의 하나가 바로 ‘90년생이 온다’였다. 오죽하면 같이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너 90년생 아냐?’, ‘미안해요 쌤. 사실은 저 90년생’이라는 농담이 오고 가기도 했고, 90년대생인 청년인턴에게 자료조사를 맡겼더니 출처가 다 유튜브라며 경악하던 X세대 팀장님의 얼굴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또 다른 표현이 SNS와 매체에 부쩍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Z세대다. 노래를 소재로 X, Y, Z세대를 표현한 국내의 한 차량 광고만 하더라도 Z세대의 등장은 새로운 세대이자 주체로서 표현된다. 최근에는 MZ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함께 지칭하는 말이다. 사실 세대론이야 이전부터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던 내용이고,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구분 짓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지인의 말마따나 직장 생활에서나 SNS, 콘텐츠 소비 트렌드 등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확연히 구분되는 세대 문화와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했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가 세대 문화의 변화로



구분하는 학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1990년 중반부터 2000년 후반에 태어난 세대로 정의되는 Z세대는 알파벳 순서대로 세대명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앞선 두 세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러나 아날로그와 초기 디지털 환경을 경험했던 앞선 두 세대와는 달리 Z세대는 아날로그의 경험이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전화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수화기모양)인지, 오피스 프로그램의 저장 아이콘이 왜 그런 모양(플로피 디스크)인지 학습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 세대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도 불리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보인다. 이들은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세계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과 선호 매체도 다르다. 이들은 또 거의 모든 일상을 습관처럼 찍어서 올린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Z세대에게는 사진이 찍히지 않은 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차이가 있다 보니 Z세대가 만든 콘텐츠와 인기를 이전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그나마 1980년 초반 출생인 나는 학자들의 구분에 따라 때로는 X세대로 불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Y세대 또는 ‥밀레니엄 세대로서 소위 ‘끼인 세대’라는 위치 덕분에 이런 입장 차이를 이해하는 정도였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기 = 변화하는 미래를 준비하기
Z세대를 특징짓는 키워드는 많다. 경험과 취향, 다양성의 존중, 공정성과 진정성에 대한 집착,  퇴사, ‘Latte is Horse(나 때는 말이야)’, ‘가 족 같은 회사’와 같은 말로 대변되는 위계에 대한 거부감, 외로움, 보수적인 경제관념, n잡러 등. 하지만 단지 키워드뿐일까, 랜선 공부나 일상적인 영상통화, 취향 중심의 SNS 소통 방식은 이전 세대들에게는 그저 엄마의 ‘등짝 스매싱’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예로부터 내려왔던 세대론처럼 ‘쯧쯧. 요즘 애들은 그래’정도로 취급하고 지나갈 수 있는 문제일까? 앞서 언급한 광고처럼 이제 Z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단순히 그런 마케팅적인 이유뿐 아니라 Z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미래 세대이자 변화를 이끄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태생부터 다른 디지털 문화를 가진 세대의 등장, MZ세대가 이끄는 변화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세대의 문화와 환경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란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를 의미한다.
‥ 밀레니엄 세대라는 말은 청소년기에 2000년대로 들어서게 된 세대를 지칭하여 부르게 되었는데, 세밀하게 구분하자면 1980년 초반 출생자는 밀레니엄세대 중에서도 전기 밀레니엄 세대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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