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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 | 연재 [김윤성의 새 이야기]
봄, 만남과 이별의 경계
김윤성 전북산업보건협회 전문의(2022-04-11 10:27:19)



, 만남과 이별의 경계

김윤성 아마추어 탐조가·전북산업보건협회 전문의


연한 녹색 몸에 하얀 눈테가 선명한 동박새는 매화가 한창인 가지에 앉아 꽃꿀을 먹고, 산수유 아래에서는 오목눈이가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땅에 흩어진 깃털을 물고 소나무 가지 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보니 둥지 외부공사를 끝내고 내부 인테리어를 하는 모양입니다. 아직 새순이 돋지 않은 나무 꼭대기에 박새, 방울새, 직박구리가 앉아 목청껏 노래하는 동안, 겨울 철새인 개똥지빠귀, 노랑지빠귀는 모른 땅을 헤집으며 지렁이 사냥에 열중입니다.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는 텃새와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철새를 자리에서 있는 봄입니다. 


봄과 가을에 갑자기 새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과거에는 몰랐습니다. 동면하거나 다른 동물로 변하여 겨울을 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822 독일 지방에서 아프리카産 창에 목을 찔린 다시 날아온 황새 마리를 발견한 이후, 철새들이 상상하던 이상으로 멀리 이동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철새들이 수천, 혹은 수만 킬로 떨어진 곳들을 어떻게 정확한 방향과 거리를 알고 자리를 찾아가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왔습니다. 철새들은 , 산맥, 호수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하고, 동안은 해의 움직임과 밤에는 별자리를 따라 방향을 잡습니다. 냄새를 기억하고 찾아가기도 하지만 신기한 것은 지구 자력선의 세기와 방향을 있는 특별한 수용체가 속에 있어 위도, 경도를 파악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여러 요소를 통합적으로 이용하여 철새들은 항상 우리가 그들을 봤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철새 이동에는 이런 낭만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대 에너지를 쏟아부어 이동하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변화로, 탈진하거나 낙오하고 심지어 죽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때문에 이런 이동시기에 맞추어 물과 먹이를 주는 것은 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영국에서는 이런 일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그래서 중유럽에 서식하는 Eurasian blackcap 전통적으로 겨울철 보금자리를 서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을 선택했었지만, 1960년대 이후 영국과 아일랜드로 이주하는 개체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베푼 작은 친절한 행위가 철새의 유전적 생태를 바꿀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실이 널리 인용되면서 서식지 보존 활동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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