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2.9 | 연재 [권하는 책]
잊지 않겠습니다
신동하(2022-09-14 13:59:21)

권하는 책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주 회자되는 구호다.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많은 것들이 잊히고 침묵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들은 사회를 바꾸기도 하지만 어떤 사건들은 그대로 잊히고 만다. 故 변희수, 故 최진리, 故 김용균…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 버린 이름들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들은 이름만 바뀌어 나타나 또 다른 큰 희생을 낳을 것이다. 그 고리를 끊어낼 첫걸음은 사라진 것들을 다시 마주하는 것. 지난 시간 동안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이제는 언급이 적은 사건들을 되짚으며, 습관적인 선언 뒤로 정작 놓친 질문은 무엇이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오찬호 | 북트리거 | 2022년 5월


우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잊혀진 사람들을 다룬다. 1부 “말줄임표”에서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이기지 못한 故 변희수, 가시돋힌 악플에 으스러진 故 최진리,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끝내 목숨을 잃은 故 성북 세 모녀 등 사회의 방임 속에서 일어난 죽음들을 이야기한다. 2부 “도돌이표”에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재난 및 이슈를 복기하며 비슷한 논란이 되풀이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살아남지 못한 이들을 안타까움과 원망스러움으로만 잠깐 소비하고 흘러보내는 사회에서 책은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면서 경각심을 준다.




웅크린 말들 - 말해지지 않는 말들의 한恨국어사전  

이문영 저/김흥구 사진 | 후마니타스 | 2017년 11월


책은 우리 사회에서 전해지기 힘든 절박한 목소리와 웅크린 시선을 담는다. 저자는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에어컨 수리 기사,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 수몰민, 송전탑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등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고독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흔적을 찾기도 하고, 농민 백남기의 인생을 상세하게 복원하기도 한다. 다큐와 문학을 넘나드는 문체는 이 시선들이 그저 지나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한국 사회라는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느껴온 상처와 절망, 원한, 정념, 비애를 보듬는다.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D 저/김수정, 김영주 감수 | 동녘  | 2022년 7월


지난 2020년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디지털 성범죄들이 수면 위로 떠 오른다. N번방 사건이 유난히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사건의 잔인성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 뒤에는 '소라넷', 'AV스눕', '웰컴투비디오'로 이어진 선처의 역사가 있었다. 성폭력 사건에서 살아남아 모든 재판 과정을 겪은 저자는 또 다른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연대자로 활동해왔다. 책은 그의 눈으로 바라본 사법 시스템의 생생한 풍경을 통해 재판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에 주목한다. 그 속에서 '정보화 사회'라는 화려한 외면에 감추어졌던 면모들을 밝혀내며 어떻게 해야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치열하게 묻는다.



김용균, 김용균들 - 싸울 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권미정, 림보, 희음 저 | 오월의봄 | 2022년 7월

 

김용균재단이 기획해 선보이는 첫 단행본. 김용균이라는 한 사람의 죽음과 죽음 이후를 기억하고 살아내고 있는 김용균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세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김용균 씨의 주검을 발견한 후 산재 트라우마와 함께 삶을 살아내는 또 다른 생존자이자 피해자인 하청업체 동료 이인구 씨, 김용균 씨의 어머니이자 산재 피해자 가족이자 유족으로, 또 노동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김미숙 씨, 발전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 이태성 씨가 그들이다.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죽음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함께 싸웠는지, 그 싸움의 구체적 면면들은 어땠는지 기록했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저/임진실 사진 | 돌베개  | 2019년 6월

 

2014년 1월 장시간 노동과 사내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현장실습생 ‘김동준’ 군의 죽음이 중심으로 입시 중심 교육에 가려진 특성화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책은 김동준 군이 생전 남긴 기록으로부터 출발해, 떠난 이의 삶을 재구성하고, 그 이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포갠다. 김동준 군의 어머니, 사건을 언론에 알린 이모, 사건 담당 노무사부터 2017년 제주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실습생 이민호 군의 아버지, 특성화고 교사, 다른 청소년 노동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지금 여기서 일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안부를 묻는다.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  

박해로 | 진실의힘 | 2022년 7월


2014년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그 후, 정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단일 재난조사위원회인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만들었고,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 사회적참사위원회(이하 ‘사참위’)로 이어졌다. 그러나 특조위는 강제 해산됐고, 선조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결론짓지 못했으며, 사참위 또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있다. 도대체 왜, 세 개의 국가기구를 통해 진행된 세월호 재난 조사가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참사의 원인은 왜 밝혀내지 못했으며, 제대로 된 책임을 지는 이들은 없는 것인가?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