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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3 | 연재 [시]
<시>매미
소재호(2003-12-24 12:07:26)

고도를 기다리며
샤뮤옐 베케트처럼 너는
희곡을 쓰고 있구나.
5막의 영토에서 너는
게으른 배역을 맡아
마지막 6일간의 운명에 대하여
가슴 쓰라리고 있구나.
버드나무는 모자를
벗고 쓰고, 벗고 쓰고,
쓰고 벗으며…
저렇게 노을이 되는구나
서리도 오는구나.
네가 온 세상의 운명을 예언하고
너는 스스로 옥죄어 허리마다
풍금소리로 소멸의 깊은 추락을
마지막 저항하며
너는 울음이 되는구나
눈물을 붓고 있구나.

신작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버드나무는 신작로에 오고가는 모든 것들을 가장 객관적으로 알고 있다. 역사가 어떻게 꼬부라져 가는지를, 운명의 겉과 속을, 그 미래에 대한 결말까지를, 유심히 바라보면, 신(神)의 강림은 도처에 발견되지만, 신의 뜻을 완전히 파악한다는 것은 또한 인간의 한계이며 불행이다.

< 약력>
남원생, 전주고, 원광대 국문과 졸
表現文學會同人 靑綠豆詩同人
全北遺筆文學會同人
현 완산고등학교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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