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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 연재 [촌(村)스런 이야기]
약초의 매력에 빠져 시골행
장수군 천천면 '산들바람' 이정로 대표
(2016-04-15 11:09:12)




약초의 매력에 빠져 농촌에서의 삶 선택
한우와 사과로 유명한 장수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전남 곡성이 고향인 '산들바람' 이정로 대표(55)는 공기 맑은 청정지역 장수가 좋아서 귀농했다. 약초에 관심도 많았다. 오랜 시간 광주에서 자영업을 해온 그는 지리산 산악지역에 약초 분포도가 높아서 가까운 장수로 오게 된 것이다. 귀농 후 3년까지 장계면 백옥리 논개생가마을의 빈집에서 혼자 살았다. 장수에 사는 친구의 일을 도우면서 400여 평의 땅을 임대해 돼지감자, 지초, 삼마, 인디안 감자(아피오스) 등을 심고 가꿨다. 하지만 재배만으로 판로는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래서 산야초 효소와 자연산 약초 등을 담그기 시작했다.
벌써 귀농 8년차가 된 이 대표는 무진장 지역이 주 활동지역이지만 경북, 충청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자연산 약초를 채취하러 다닌다. 이 대표는 "산이 좋아서 선택하게 된 지금의 삶이 너무 행복하다. 각각의 약초는 채취 시기도 다르다"며 "봄에는 자연산 두릅, 도라지, 더덕 등을 캐고 5월 경에는 자연산 천마, 그리고 암벽에 있는 도라지를 찾으러 다닌다. 겨울에는 겨우살이와 약용버섯을 채취하러 간다"고 말했다.

약용식물관리사로 거듭나다
귀농하기 전 14년 넘게 시계도매 사업을 해오던 그가 귀농을 선택한 것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부터다. 내친김에 미뤄왔던 귀농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약초는 이것저것 관련 서적을 독파하며 독학으로 공부해왔다. 그리고 지난 2007년 약용식물관리사와 토종식물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약초를 캐러 다니면서도 건축현장에 스텝으로 참여하면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귀농 5년차에는 마을에서 사무장도 맡았다. 당시 귀농카페 활동을 많이 하면서 같은 회원들의 소개로 체험객들이 그가 사는 마을로 많이 찾아왔다. 체험객들에게 효소나 약술 담그기 등의 체험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뒤따랐다. 급여를 받는 사무장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생기는 경우도 적잖았고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단다.


약초는 물론 목공예 작품도 선보여
처음에 그가 담근 약술과 발효액은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그 반응은 뜨거웠고 이제는 서로들 구입하고 싶어 한다. 이 대표는 "보통 도라지를 많이 캐는데 이미 품절된 상태고 더덕은 예약이 밀려있다"며 "자연산이라는 점에 사람들의 신뢰가 커진다. 산야초 효소, 약술, 자연산 약초 등은 3년 이상의 것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효소 담그는 법과 약초 채취시기 등의 약초강의도 다니며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약초 채취 외에도 이 대표는 또 다른 재능이 있다. 바로 목공예다. 20대 후반부터 조금씩 해온 작업들이다. 목공예 소품, 다탁, 과반 등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며 주문제작도 받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약초 관련된 일과 목공예를 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귀농결정이 가장 현명했다고 자부한다. 그는 사람 복도 많다고 했다. 사람의 인연이 참 중요한데 우연히 이 대표의 집을 다녀간 군대 동기에게서 '익생양술'이라는 귀한 약초관련 서적을 선물받았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귀농이후 행복한 삶 이어져
제일 중요한 인연은 바로 옆에 있다. 5년 전 장수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아내 서정옥(60)씨. 그녀는 '물빛 꼬매질' 이란 상호로 발도르프 인형을 만든다. 무주대안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아내를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아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형 만드는 작업에 푹 빠져 산다. 익산에서 교육하는 2년 과정의 '브라더 소잉팩토리'라는 미싱 심화과정까지 마쳤다. 일주일에 두 번, 장수에서 익산까지 1시간 반이 넘는 시간을 오가며 시간은 물론 경제적인 부분까지 남편의 외조가 있어 가능했다고 한다. 금슬 좋은 부부의 집안에는 남편이 담근 효소와 약술이 가득하고 바로 옆방에는 아내가 만든 깜찍한 인형이 전시되어 있다. 각자의 활동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부부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용기만 갖고 시골에 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금액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귀농은 낭만이 아닌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편은 약초 외에도 장수에서 집짓기 스탭으로 일하면서 부수입을 올린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시골에서 편안한 삶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감수해야 한다.
마을사무장과 장수귀농귀촌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한 이 대표는 올해 장수귀농학교 교장이 되었다. 책임감이 무거워진 만큼 예비 귀농인 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공시설을 갖추고 식품 허가를 받아 인터넷 판매를 시작하면서 개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그의 꿈이 실현되길 응원한다.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귀농은 낭만이 아닌 현실이다"
귀농은 용기만 갖고 와서는 안 된다. 바로 수익이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그리고 작물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블루베리나 아로니아 등 리사이클이 짧지만 가격등락이 심한 편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귀농을 위해선 원주민과 상생하고 소통해야 편안한 삶을 영유할 수 있다.
귀농이 제일 좋은 것은 도시와 달리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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