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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 | 연재 [백제기행]
피란민 정착지에서 벽화마을로, 수암골
(2016-06-16 14:37:01)




아름다운 벽화마을로 유명한 <수암골>은 청주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그만큼 길이 가파르고 집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그 사이사이 골목들을 벽화로 가득 채운 이 곳, 허름한 담장의 꽃단장에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
<수암골>은 한국전쟁 이후 만들어졌다. 울산 23육군병원 앞에 천막을 치고 살던 피란민들이 청주로 이주하면서 생겨났다. 몇 년까지만 해도 쓸쓸한 달동네였다. 마을은 2007년 이후 달라졌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이홍원 작가를 비롯한 충북민족미술인협회 회원, 충북 민예총 전통미술 위원회 회원 작가, 청주대, 서원대 학생들이 '추억의 골목 여행'이라는 주제로 서민들의 생활을 담은 벽화를 그렸다. 무채색의 골목은 각종 그림으로 꾸며진 산뜻한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아기자기한, 동심이 살아나는 벽화마을로 거듭났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로 이용되면서부터 <수암골>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이어 '제빵왕 김탁구'에서 마을 커피숍을 팔봉제빵집으로 이용하면서 드라마의 흥행과 더불어 큰 유명세를 얻게 됐다. <수암골>이 인기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영광의 재인', '캡틴', '출생의 비밀' 등의 드라마도 제작됐다.
이곳에선 벽화를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있지만 곳곳에 자리한 연탄들도 꼭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이 연탄 아트의 주인공은 스트리트 아티스트 림민 작가. 그림을 그리고 거리에서 전시를 하는 그는 연탄을 소재로 기한 없는(?) 전시회를 하고 있다. 일기 쓰듯이 작업한 연탄은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이 스토리들은 <수암골>과 청주 곳곳에 있다.
사진작가들의 출사장소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중 하나로 각광받게 돼 어느 덧 청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때문에 카페, 음식점, 커피숍이 많이 생겨나고 건물들이 재건축 되고 있다. 실제 관광명소로 알려지고 나서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었고, 원주민과 새로 들어온 주민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수암골>이 가진 아기자기한 모습이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소나무길 프리마켓
청주시 중앙동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청주의 중심상권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청주 외곽지역의 개발로 사람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었다. 상권 회복을 위해 약 400m 길이의 '차 없는 거리'를 조성했지만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 했다. 주민들은 자율 조성된 기금으로 공실률이 높은 건물을 신탁 받아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에 나서 빈 점포를 줄였다. 2011년 11월에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8000만원을 조성해 도시재생신탁업무센터를 중앙동에 냈다. 이후 구도심 공동화로 한때 누구도 손댈 수 없이 추락하던 중앙동에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소나무길 프리마켓에 등록된 지역 공예작가들은 직접 만든 액세서리, 도자기, 인형, 천연비누 등을 전시·판매하는 예술시장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과 골동품 등 각자의 판매품 사고팔고 기부할 수 있는 시민경매시장에 참여 할 수 있다. 방문객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주는 이 거리를 돌아보니 더이상 한적한 구도심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생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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