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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 | 연재 [백제기행]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마을, 마동창작마을
(2016-06-16 14:38:01)




마동리는 청주에서도 풍경이 으뜸이라고 했다. 대청호를 둘러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었다. 도로 양옆에 우거진 가로수들은 초록빛 터널을 만들었다.
<마동창작마을>은 마음 단단히 먹고 출발해야 한다. 꼬부라진 산길과 익숙지 않은 들길은 운전이 미숙한 사람에겐 큰 곤혹이 될 수 있다. 우리 일행도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들길을 지나 <마동창작마을>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기사님의 훌륭한 운전솜씨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시골길을 가다보면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곳. 들어올 때의 긴장감을 한 번에 날려주는 평온한 마을이 우리를 맞이했다.
이곳 창작마을은 화가, 조각가, 도예가, 붓 공예가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전공 학도들이 자신의 끼와 열정을 쏟아내며 똘똘 뭉쳐 살아가는 공간이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예술작품들이 펼쳐져있다. 도시의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운동장에 꾸며진 아뜰리에, 작가의 집 정원안뜰, 텃밭 등에 맘대로 놓인 작품 하나하나가 자신에게 꼭 맞는 자리에서 예술의 미를 발산하고 있다. 우릴 반갑게 맞이해주신 이홍원 화백은 먼 길 온다고 고생했다며 시원한 정자에서 황송하게도 수박까지 준비해주셨다.
반쯤 열린 문을 열고 들어간 방은 예술가들의 전시실이자 방문객을 위한 쉼터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넘치는 예술, 그 예술의 파도로 가득 채워지는 공간들이 오감으로 느껴졌다. 화이트 큐브에 전시되는 작품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교실로 쓰였던 장소가 이제는 예술 공간으로,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옛 폐교의 정취도 맘껏 느끼고, 차 한 잔을 권하는 작가와 넉넉한 웃음을 나눌 수 있다.
<마동창작마을>은 본래 4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회서국민학교'였다. 대한민국 시골 학교에 가면 볼 수 있는 학교 앞 동상 '책 읽는 소녀'에 붙은 이끼는 세월의 흔적을 말해준다. 2004년 12월 폐교가 된 이후 창작쟁이들의 작업실이자 창작 문화공간 본거지로 탈바꿈했다. 지원을 하나도 받지 않고 조성되었다고 한다.
전원 속 동화마을, 바로 그곳이 <마동창작마을>이다. 마동리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을 통해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예술혼을 이어가고 있다.
청주 기행. 정말 멋진 사람들을 특별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잔잔한 여운과 추억이 맴도는 기행이었다. 나는 지금, 청주로 다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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