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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 | 문화현장 [문화현장]
'동학'으로 본 오늘날 우리 사회
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 '東學'
강미선(2017-01-20 11:14:55)



동학(東學)은 조선조 말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민족 종교이다. 창도 단계에서는 서민층에게 널리 유포된 신앙형태였으나, 교조의 신원운동을 통해 민중적 집단적 시위운동으로 전환되며 탐관오리의 혁파, 외세 배척 등 정치적 요인이 끼어들어 사회 운동의 요인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1894년 갑오동학농민운동에 와서는 동학의 종교운동이 쌓아 올린 만민평등의 이념과 그 교문조직이 기반이 되어 농민운동의 집대성인 사회개혁운동으로 발전됐다. 처음엔 신앙으로 창시됐지만, 종교성을 넘어 갑오동학농민운동이라는 사회개혁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학은 우리에게 커다란 역사적 의의가 남긴다고 볼 수 있다.
동학(東學)은 서학(西學)에 대립된 것으로, 지배층의 착취로 농촌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자본주의 열강의 침략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됐던 19세기 후반의 사회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창시됐다. 당시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던 조선은 상품화폐경제의 발달로 농민층의 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동시에 오랜 기간 외척의 세도정치가 지속되면서 정치 기강이 문란해져 지방 관리들의 농민들에 대한 착취와 횡포는 더욱 심해져만 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연재해와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해 농민들이 나날이 피폐해져만 갔던 시기가 바로 19세기 후반이기도 하다. 동학이 널리 영호남 서민층의 반왕조적 민심을 기반으로 해 보국안민과 광제창생의 사회적 종교로 대두된 데는 조선왕조의 시운이 다했다는 말세관과 사회변동기의 불안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동학은 우리 시대와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는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어디에나 정권의 부패는 존재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몇 만 명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설 만큼 심각하다. 촛불을 들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은 그 옛날의 동학군에 들어가 투쟁하고 죽어간 민초들과 오버랩 된다. 이번 전시회는 이런 의도 또한 내포되어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주관한 이번 기획전 '동학(東學)은 2016년 12월 9일 개막식을 가졌다. 2017년 2월 5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기획전은 종교적, 사상적 측면과 1894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동학농민혁명을 주축으로 역사적, 사회적 의미들을 추스르는 전시형태를 추스르기 위해 노력했다. 작년 5월과 8월, 두 차례의 답사를 통해 참여 작가들로 하여금 실감을 얻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자리까지 마련했다. 작가들은 이에 부흥해 동학에 대한 그 무엇을 오늘의 문제 혹은 민주주의의 가치, 정권의 부패와 이에 대한 척결 등 다양한 작품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광진, 김성민, 김태순 외 13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동학군 전주 입성을 나타낸 설치 미술 작품부터 시작해 철가루, 아크릴, 도장, 한지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동학(東學)을 표현하고 있다. 전봉준의 묘지를 만들고 이에 참배하는 관객들이 그 흙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설치작품, 삼베 천에 아크릴로 평등세상을 표현한 작품, 철가루로 혼돈, 질서, 순환을 표현한 작품 등 작가가 동학에 대해 받은 영감을 자기 나름대로의 표현 방식으로 소화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학농민운동으로 투쟁하던 역대 교주들의 비장한 얼굴을 초상화로 전시하고 있어 우리들의 마음 또한 비장하게 만든다.
옛 우리의 조상들은 쟁기 등의 농기구를 들고 투쟁하고, 오늘날 우리는 촛불을 들고 부패한 권력과 맞서 평화 시위를 하고 있다. 비록 시대가 달라 서로 다른 물건을 들고 일어났지만, 마음만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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