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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 | 문화현장 [문화현장]
청년예술가를 통해 전북 미술의 미래를 엿보다
강성은·이가립 전
강미선(2017-07-24 14:10:51)



'예술가'는 나무와 비슷하다. 나무에게 햇빛과 물, 관심이 필요하듯, 예술가에게도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나무에게 햇빛과 물을 한꺼번에 많이 준다고 해서 한순간에 자라나는 것이 아니듯, 예술가에게도 한 번에 많은 지원을 한다고 해서 한순간에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할 뿐이다. 이런 청년 작가들이 모여서 중견 작가가 되고, 다시 원로 작가가 된다.
전북에서도 청년 예술가들에게 꾸준한 지원을 하는 곳이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청년 작가들의 키우기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26일부터 오는 7월까지 열리는 전북 청년작가전도 그 일환이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전북 청년 작가전의 주인공은 전북돌비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던 강성은 작가와 이가립 작가다. 이들은 작품 구입과 재료비 등을 지원받아 수차례의 작품에 관한 비평가 미팅, 작품 협의, 전시 등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번 청년작가전은 그들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펼치는 무대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두 젊의 작가들을 역사적 시점에서 그리고 사회적 시선으로 조명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강성은 작가는 골목 주변에서 마주치는 '남의 집', 설명하거나 만질 수 없는 '밤의 질감', 매일 지나던 숲을 일정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 등 '정면에 서기'를 문제의식으로 추구해왔다. 그리는 작업부터 실험적인 테이핑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는 특유의 섬세함과 차분한 논리성으로 자신이 인지하는 세계를 끌어낸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목탄'과 '콩테'로 표현한다. 새까만 색깔을 가진 재료들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작품에 가장 잘 맞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는 목탄을 "부드러운 느낌을 가진 재료"라고 말한다. 목탄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재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목탄은 식빵으로 지운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 흔적들과 함께 새로 덧칠한 흔적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 작가의 'Charcoal on paper' 같은 작품이 그를 보여준다. 작가가 목탄이나 콩테만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The tile-roofed house'와 같은 작품의 경우, 펜을 사용해 그렸다. 펜으로 지붕이 있는 정교한 그려 9개의 작품을 한 데 모아 놓은 전시장을 보면 집들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을 준다.
강성은 작가가 '집'을 그린다면, 이가립 작가는 '얼굴'을 그린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면 다소 무섭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작품 속 대부분의 인물들이 어둡고 일그러진 얼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그린 인물들이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아픈 기억을 표현하고 있어서다. 그가 그린 작품 속 인물들은 그 누구도 아닌 '관객' 즉,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가리키고 있다.
사람은 감정표현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로 불린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사회적 지위, 관계 등에 얽매여 말하고 싶은 것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런 현대인의 숨겨진 감정과 복잡한 관계를 날카로운 직선의 초상 작품으로 표현했다. 직선들은 스크래치 기법으로 긁어내기도 했다. 이는 마치 얼굴이 난도질된 것 같이 그려져 있어 더욱더 음산한 느낌을 준다. 어둠운 느낌을 풍기는 그의 작품에 사용되는 주재료는 오일파스텔이다. 오일 파스텔은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얼굴에 감춰진 깊고 어두운 감정을 표현해 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객들은 작가가 그린 작품들을 보면서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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