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8.9 | 문화현장 [심야책방의 날]
한여름밤, 책 세계를 여행하다
이동혁(2018-09-17 11:11:44)



올여름은 여느 때보다 더위가 극성이었다. 한낮의 폭염은 물론, 늦은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에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이 많았다. 전 세계를 덮친 이상 기후의 열기 속에서 나라 전체가 더위를 먹은 듯 휘청휘청 흔들렸다.
시민들에겐 휴식이 필요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딱 맞는 휴식처가 바로 근처에 있었다. '함께 읽는 책의 해'를 맞아 2018책의해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심야책방의 날' 참여 서점들이다. 6월 전국 77개 서점을 시작으로, 7월엔 104개 서점이 심야책방의 날에 동참했다. 전북에서도 네 곳의 서점이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며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했다.
각 서점의 개성이 묻어나는 다채로운 이벤트로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 주었던 그날의 현장. 심야책방을 운영한 전주의 서점 두 곳을 찾아가 보았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은 심야책방이 문을 여는 날. 지난 7월 27일은 심야책방이 두 번째 밤을 맞은 날이었다. 7월 심야책방의 날에 참가한 도내 서점은 네 곳, '책방 토닥토닥(전주)', '책애바라(전주)', '호남문고(익산)', '한길문고(군산)'는 밤 열두 시, 혹은 더 늦은 시간까지 서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밤의 산책자들을 책의 세계로 초대했다. 심야책방을 방문한 시민들은 한여름 밤의 더위도 잊은 채 책의 세계를 여행하며 차분한 휴식을 만끽했다.
늦은 밤, 책방에서 즐기는 서늘한 독서 라이프도 매력적이지만, 서점별로 특색 있게 준비한 다채로운 이벤트들도 놓치기 아까웠다. 전주 서부시장 청춘시전에 자리 잡은 책애바라에서는 시원한 캔 맥주를 마시며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독서 수다 시간을 마련했다. 요즘 대세라는 책맥 파티인 셈. 그 밖에도 중고 서적 교환이나 무료 부채 나눔, SNS 추첨 등 소소하지만 알찬 이벤트들을 함께 진행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책애바라 김진희 대표는 "서점을 책만 판매하는 딱딱한 공간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며, "서점도 즐거운 놀이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걸 심야책방의 날을 통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책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 있는 책방 토닥토닥에서도 한여름 밤에 같이 나누고픈 책을 주제로 참석자들의 열띤 수다가 이어졌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책이라는 공통된 화제를 두고 대화를 나누며 금세 친분을 쌓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계속되는 수다 삼매경 속에서 밤 열두 시까지로 예정돼 있던 행사는 새벽 한 시를 훌쩍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책방 토닥토닥 김선경 대표는 "심야책방은 관계의 플랫폼, 다른 사람의 관심 분야에 대해 알아 가는 소통의 장"이라고 소개하며, "서로 처음 만나는 분들도 많아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책을 매개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 책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심야책방의 날은 오는 12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참여 서점도 매월 추가 접수를 받아 전국 2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심야책방에 관심 있는 분은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홈페이지(www.book2018.org)를 통해 추가된 서점을 확인하도록 하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