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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 | 문화현장 [문화현장]
우리 지역 예술가들의 허심탄회한 고백
2019 실패박람회 in 전주
이동혁 (2019-07-17 11:19:01)



실패의 경험을 두 번째 기회로 삼아 재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실패박람회 in 전주'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사흘간 경기전 광장과 풍남문 광장 일원에서 펼쳐졌다.


'실패는 두 번째 기회'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실패박람회는 첫날 오후 7시 경기전 광장에서 왕기석 명창의 판소리와 전국 단위 실패사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들로 이뤄진 퍼포먼스, 실패를 주제로 한 창작 판소리 등으로 채워진 개막식으로 문을 열었다. 특히, 전주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답게 이번 실패박람회를 문화예술 분야 실패 사례 중심으로 꾸며 다른 권역의 실패박람회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실패 사례 공모전에선 소재은 씨가 '임신 출산 실패와 재취업 실패'를 내용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소 씨의 실패 사례는 임신으로 인한 경력 단절과 이로 인해 벌어진 취업 실패로, 우리 사회 워킹맘들이 갖는 어려움을 담담하게 토로하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담았다. 그 밖에도 김민정 씨(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나, 실패하는 건 당연했다)와 김보미 씨(흔들리며 피는 꽃)가 우수상을, 이지선 씨(나의 20대)와 박미선 씨(몸이 열 개라면 좋겠다), 장혜선 씨(Don't lose my mind : 초심을 잃지 말자, 언젠간 빛을 볼거야)가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예술가들이 참여한 '국민숙의토론'에선 12개 분야 60개 그룹의 예술가 300여 명이 '문화예술 관련 실패'를 핵심 주제로 자신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실패를 자산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논의의 자리가 진행됐다.


풍남문 광장에서는 행사 기간 내내 전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전주 지역 17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재도전 정책마당'이 열렸다. 이곳에서는 실패박람회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춰 재도전을 상담해 주고, 창업, 채무, 대학 진학, 저소득 일자리, 경력 단절 등의 문제에 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국민숙의토론에 참여한 시각예술가들의 회화와 판화, 사진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실패전시회 '드러내다'도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9일까지 행사장 인근 바람골목과 차라리언더바, 교동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전시회 첫날에는 전주 지역 실패공유단체인 독립생활자팀이 운영하는 실패라디오도 진행됐다.


실패박람회의 대미는 다음을 준비하는 자리로 진행된다. '차라리언더바'에서 진행된 릴레이 포럼은 국민숙의토론을 통해 선정된 열 가지 이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의 방향을 정하는 민관거버넌스 릴레이 토론으로 이뤄졌다.


국민숙의토론을 통해 선정된 열 가지 이슈는 다음과 같다. ▲꿈과 현실의 충돌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뮤지컬) ▲문화센터 갑질과 불합리 강요로 정신적 고통 호소(미술) ▲남용되는 실패라는 단어, 하지만 우리의 삶은 실패하지 않았다(미술) ▲노년 예술가 창작자금 지원 및 시립예술관 건립(미술) ▲결혼한 여성 예술가들을 위한 정책 마련(국악) ▲국공립 단체 예술가 외부 공연 제한 및 대회 심사 기준 개선 ▲대학 예술 교육의 질적 개선 및 실질적 교수평가제 도입(연극) ▲오픈 스튜디오 지원 및 활성화 대책 마련(미술) ▲20대 국악인이 감당해야 할 일들(국악) ▲예술계에도 만연한 과도한 경쟁 문화 및 자본을 쫓는 예술(클래식) 등이다.


100일 동안 준비한 파일럿 프로젝트는 오는 9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종합 실패박람회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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