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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 | 문화현장 [문화현장]
도시의 미래, 문화시설이 바꾼다
2013 아시아 문화포럼 | 9월 9일 | 전남대 용지관
임주아 기자(2013-10-10 10:02:19)

올해로 7회를 맞는 아시아 문화포럼이 ‘문화, 기술, 창의성-복합문화시설’을 주제로 전남대학교 용지관에서 열렸다.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10개국에서 복합문화시설과 문화계 인사 26명이 발제·토론자로 나와 세계적 복합문화시설의 운영철학과 성공전략을 이야기한 이날 포럼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의 비전, 가능성도 함께 모색했다. 이날 발제는 제1세션 <복합문화시설의 정체성과 역할> 2세션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복합문화시설> 3세션 <아시아문화전당의 비전과 가능성> 총 세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세계 복합문화시설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던 제1세션은 영국 바비칸센터 이사 니콜라스 캐니언, 아시아문화학회회장 류재한 전남대 교수, 브라질 오스카 니마이어박물관장 크리스티아노 모리시 등 4명이 참여해 총 1시간가량 열띤 발제를 펼쳤다. 토론좌장 황병하 조선대 교수의 진행으로 이소다켄이치 일본 북해도문화재단 이사장, 이병훈아시아문화경제연구원장, 이흥재 추계예대대학원장이 발제 중간중간 토론을 이어나갔다.

‘빛나는’ 아시아문화전당을 위하여
:: 전통으로 차별화하라

기조발표에서는 홍가이 한국외국어대학 교수가 ‘새로운 암흑의 시대를 비추는 빛의 등대 : 광주’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홍교수는 “문화와 기술, 창의성이란 세 키워드는 멋있는 단어이지만 피상적이고 관념적 언어일 뿐”이라 꼬집은 뒤, “외국 사례 벤치마킹 하려하지 말고 정체성 정립부터 확실히 하라”고 주문했다. 홍교수는 “현대화란 이름으로 전세계 모든 국가가 근대화와 동시에 미국화 되어가고 있다”며 국가 고유의 전통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 강하게 우려했다. “광주시 당국이 말하는 ‘아시아 예술과 문화’라는 표현의 철학에는 이 세계의 모든 지역으로부터 온갖 것들을 가져와 그 문화예술적 다양성의 풍요 속에서 한바탕 축제를 펼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허브 도시가 오늘날의 뉴욕,런던, 도쿄 등 비슷한 도시들과 무엇을 스스로 차별화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링컨센터나 파리센터처럼 저명한 도시의 오래된 절대적인 이름에 무릎 꿇지 말라”고 강조한 뒤 ‘폴 리뢰르’의 말을 인용해 “이것은 마치 인류가 일괄적으로 기본적인 소비문화에 다가감으로써 한꺼번에 하위문화의 수준에 멈춰버리는 것과도 같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외국 복합문화시설 사례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지적한 그는 “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 르네상스의 주도권과 지배적이고 확고한 기술적 이데올로기를 역사적으로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가져온다면, 허무주의의 어둠 한가운데 빛을 비추어 인간 본위의 새로운 문화 부활을 위한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마쓰우라 고이치로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헤이그협약(1954)부터 다양한 문화적표현 협약(2005)에 이른 유네스코 협약을 설명하면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일은 문화창의성을 키워나가는 길과 같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고, 미국 라이커밍대학 보니타 M 부교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홍보하는 시대가 왔다. 문화단체종사자들은 문화소비자에게 그만큼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SNS을 활용한 복합문화시설 홍보에 대해 제언했다.

축제로 살펴본 도시의 변화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매년 9월 오스트리아의 린츠는 전 세계에서 온 공학자와 예술가들로 가득하다. 세계적인 테크놀로지 축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가 열리기 때문이다. 제1세션인 <복합문화시설의 정체성과 역할> 첫번째 발제는 이 축제를 만들고 발전시킨 창립자 하네스 레오폴드시더가 맡았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전자예술’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매년 9월 오스트리아의 린츠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테크놀로지 축제. 축제 창립자 하네스 레오폴드시더는 “우선 20년에 걸친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 프로젝트에 감명을 받았다”며 “우리는 낡은 산업들을 잃는 것에 대해 슬퍼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들을 키워나가는 모험을 감행해야만한다”는 한 미래학자의 글을 소개했다. 낡은 산업도시였던 린츠를 새로운 예술 도시로 바꾼 축제는 어떤 기조로 시작했을까. 그는 “과거를 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 20세기의 철강·강철 같은 원자재는 잊고 21세기적인 미래 원자재에 의존하자는 원칙이 있었다”면서 “이 축제를 지속하도록 만든 것은 십만 명의 청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의 시민들이 대규모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 조언하면서 행사와 과정들을 인쇄, 사진 방송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서화 하는 작업을 축제과정의 필수로 꼽았다.

세계 복합시설을 살펴보다
:: 영국·프랑스·브라질

축제가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잘 보여준 일렉트로니카의 발제에 이어 영국 바비칸센터 이사 니콜라스 케니언의 발제가 이어졌다. 바비칸센터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한 그는 “지난해는 바비칸센터 30주년을 맞아 이를 축하하는 동시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느라 생동감과 흥분으로 들썩거렸다”며 운을 뗀 뒤, “또 바비칸 센터의 독특한 건물들이 런던시 전체건축에 미친 영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면서 자연스럽게 런던시의 최근 미래 문화전략 재추진에 대해 언급했다. 런던시의 중심부인 바비칸 주변에 문화특구를 창출하는 계획으로 건물 확장과 새 기차역이 들어서면서 얻게된 전망도 함께 전했다. 그는 “미래의 관객은 예술에 대한 기대치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동시에 관객들은 예술가가 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건물 배치방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관객을 적극적으로 맞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예술프로그램을 차례로 설명하고, ‘창의적 배움과 교육’에 한다고 제언했다.
브라질의 남부 쿠리티바에 위치한 오스카 니마이어 박물관은 사람의 눈동자 모양을 형상화한 독특한 건축물로 주목받는다. <오스카 니마이어 박물관: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발제한 크리스티아노 관장은 “관람객수는 박물관의 역동성을 대변한다”며 “2012년 상반기 9만7천명이었던 관람객수가 올해는 17만명으로 늘어 무려 75%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관람객 수와 전시회 개최수 등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발전 배경을 설명한 그는 박물관의 건축물과 시각적 행위, 시설물과 전시활동을 차례로 설명했다. 이어 기반 시설과 밀도있는 프로그램이 박물관의 성공요인이라 자평하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계획도 함게 전했다. 브라질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박물관을 지은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의 전시와 멕시코 작가 프리다 칼로, 미국인의 일상을 묘사한 듀안 핸슨의 전시를 함께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의 또다른 강점으론 국제선 항공과 주요 고속도로가 가까운 접근성을 꼽았다.


정체성과 지속성이 관건
토론자들은 발제자가 말한 복합문화시설을 토론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바비칸센터 발제에 토론을 맡은 사라 가드너 IFACCA 총장은 “명확한 정체성 확립이 우선이며, 참된 약속과 트러스트 및 법인기구 설립, 적극적인 지지활동과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일본북해도문화재단 이소대 켄이치 이사장은 “바비칸센터의 인상적인 점은 그 커다란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요소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예술과는 관계없는 일반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만족시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문화전당 전 책임자이자 아시아도시재생연구원 이병훈 이사장은 바비칸센터와 퐁피두센터 발제를 종합해 “예술기관이 도시에 착근되면서 도시의 변화를 어떻게 견인하는지 보여준 중요한 사례들”이라 평했다. 이흥재 추계예대 대학원장은 “도시재생을 위한 문화시설 활용은 시설, 프로그램까지는 대게 쉽게이뤄진다. 문제는 그 뒤 어떻게 전략적으로지속하며 유지하는가 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우수 복합문화시설의 전반을 살펴보고, 도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이번 포럼은 2015년 개관 목표로 건립중인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앞날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앞둔 시점에서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대표적 복합문화시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문화중심도시광주와 아시아문화전당의 미래를 논의한다는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 앞서 기조연설자, 발제자, 토론자, 사회자들은 지난 8일 전통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열고 발제와 토론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10일 오후 2시에는 전남대 용봉홀에서 이소다켄이치 일본 북해도문화재단 이사장의 특별강연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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