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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 | 문화현장 [REVIEW ]
낯선 공간과의 조우
11월 7~29일 | 교동아트 레지던시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 최만식 육종석 송윤정
임주아 기자(2013-12-09 17:15:13)

올해 교동아트 스튜디오 레지던시에 입주한 작가들의 개인전 ‘오프 에어전(off air exhibition)’이 11월 7일부터 24일까지 교동아트미술관에서 세 차례에 걸쳐 열렸다. 전북출신 작가 최만식, 타지 작가 육종석, 송윤정이 그 주인공.
첫 번째 전시는 작가 최만식의 ‘신십장생도’. 그는 전시 8개월을 앞두고 유실수의 꽃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 십장생 소재로 변경하는 과감한 시도를 보여줬다. 5일 오프닝에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래오래 탈 없이 무병장수하길 바라는 마음에 소재를 바꾸게 됐다며 십장생은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시를 펼친 대전 출신 작가 육종석은 ‘유령들의 세상- 은유적 재현’이란 주제로 설치작품 3점과 4개 주제로 구성된 연작 사진을 전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나무로 만든 계단이었다. 오르면 오를수록 흔들리는 계단, 자세히 보니 밑둥이 대각선 방향으로 일센티씩 잘려 있다. 작품 뒤 벽면에는 나무 계단을 자르는 작가와 이 계단 오르는 작가의 모습이 짧은 비디오 영상으로 나오고 있다. 영상을 본 관람객들은 설치된 나무계단을 조심조심 오르는데, 불안하면서도 은근히 즐기는 표정이다. 관람객들의 참여를 통해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설치작업. 불안도 일종의 놀이라는 듯 능수능란하게 작품을 다루는 그의 재치가 돋보였다.
올해 9월 레지던시에 합류한 작가 송윤정은 ‘Distance Impossible(닿을 수 없는 거리)’를 주제로 도예 작품과 고무줄, 거울 등을 전시했다. 열 줄의 검은 고무줄이 마치 오선지처럼 일렬로 매달려 있는 전시장의 벽면, 그 아래 굽지 않은 도예 작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고무줄이 통과하는 벽면에는 노란 장판에 그린 인물화와 손거울 다섯 개가 마주보고 붙어있다. 거울을 보면 맞은 편 그림이 보이고, 내가 보인다. 그는 공간과 시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업을 펼쳐놓고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은 온전히 이 시간을 살고 있느냐고. 당신의 추억을 들려달라고. 그가 꾸며놓은 전시장은 고무줄, 거울 등 그만의 오브제와 흙과 인물 작품 등 그가 작업한 결과물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올해 교동아트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온에어전과 지역작가 교류전 등 총 5번의 전시를 열었다. 지역주민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오픈 스튜디오와 더불어 지역축제에도 참여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특히 타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체류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커뮤니티를 확장한 점이 눈에 띄는 성과다. 김완순 교동아트미술관 관장은 “이곳을 거쳐간 작가들이 밖으로 나가 더 왕성하게 활동할 때 보람을 느낀다. 해를 거듭할수록 작가들에게 레지던시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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