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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 | 문화현장 [현장]
봄날의 전주는 '영화만개' 였다.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영화의거리 일원 | 5. 1~ 10
김이정 기자(2014-06-03 11:37:23)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레드카펫과 공연 등 화려한 축제성 행사와 이벤트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영화관은 관객들의 열정으로 가득 찼다. 전주국제영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인기는 물론이고 개막작 <신촌좀비만화>를 비롯해 시네마스케이프, 마스터 클래스 등 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한 영화제로써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영화제는 전체 331회 상영 중 214회의 상영이 매진돼 역대 최다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7만 76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만 8477명의 관객들이 전주를 찾았을 정도로, 영화제 기간 중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극장에서 영화 관람에만 집중했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운영방식과 프로그램, 제작 프로젝트 등 영화제의 주요 부문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폐막식을 과감하게 없애고, 시상식을 영화제 중반인 5월 7일로 옮겼다. 개막일부터 일주일간은 기존 영화제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시상식 이후에는 경쟁 부문 상영작과 수상작 중심으로 상영했다. 이러한 시도는 영화제 주요 작품과 수상작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며 ‘역대 최고 매진 기록’이라는 긍정적인 결과에 일조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영화제 공간 구성과 프로그램 섹션 변경 등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한국독립영화의 강세 


올해 최고 인기섹션은 한국단편경쟁이며, 2순위는 디지털삼인삼색 2014, 3순위는 한국경쟁이 차지하는 등 한국영화 섹션이 강세를 보였다.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역시 85.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 영화제가 가장 주력하고자 했던 ‘한국 독립장편영화의 질적, 양적 강화’라는 코드가 전주를 찾는 관객들에게 정확하게 들어맞은 것이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장편 영화제작으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었고, 월드 시네마스케이프는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감독들의 작품과 세계영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빠른 매진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설명이었다. 영화산업적인 측면에서는 극장 배급 및 유통, 차기 프로젝트 등 향후 ‘디지털 삼인삼색’의 유의미한 행보에 기대가 높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였던 각각의 장편독립영화들은 영화제 상영 이후 국내 개봉을 통해서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안정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이벤트와 부대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현저한 관객 증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 섹션에 걸쳐 고르게 인기를 끌었다. 개막작 ‘신촌좀비만화’를 비롯해 영화제를 대표하는 제작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 ‘스페셜 포커스’, ‘로셀리니: 네오리얼리즘에서 휴머니즘까지’, ‘영화, 감독을 말하다’ 등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높은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 일본 조총련계 학교 럭비부의 이야기를 다룬 ‘60만번의 트라이’, 실뱅 쇼메 감독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등 사전 예매를 통해 인기를 미리 실감한 화제작들은 영화제 기간에도 빠른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추가 상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석표까지 전부 매진되며 인기를 실감했다.

‘익스팬디드 시네마’ 섹션의 ‘완벽하게 사라지는 법’,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섹션의 ‘언더 더 스킨’ 등이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주요 상영작 중 눈에 띄게 늘어난 중남미 지역영화들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 중 ‘공포의 역사’, ‘호텔 누에바 이슬라’는 국제경쟁 대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각 3회의 상영 모두 매진되는 등 대중의 관심도도 높았다. 이처럼 섹션 전반에 고른 호응을 통해 개편한 프로그램의 안정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주프로젝트마켓 역대 최대 참여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은 역대 최대 규모인 235개 영화관련산업 회사와 관계자 841명이 참가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참신한 영화기획을 선보이는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에는 총 296명이 피칭현장에 참석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한 비즈니스 미팅에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N.E.W, 오퍼스픽쳐스 등 국내 유수의 투자/제작사 16개사가 참가했다. 올해 새로 마련한 JPM클래스는 영화학도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으며, 한국영화학회와 공동주최한 인더스트리 컨퍼런스도 좌석을 가득 채우며 전주프로젝트마켓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과 국내외 배급 등을 위해 마련한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에는 산세바스찬, 로카르노, 도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해 전주국제영화제가 배출한 작품이 해외의 국제영화제에 소개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다양한 토크 클래스 좋은 반응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 이벤트는 지난해와 같이 영화제를 찾은 다양한 게스트와 관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뒀다. 총 33회에 걸쳐 진행된 프로그램 이벤트는 마스터클래스와 영화전문가와 함께한 시네마클래스 등의 강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진행된 ‘2시의 데이트’, ‘비하인드 씬’, ‘한국영화를 만나다’ 와 같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 출연 배우들과 관객들이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자리를 가졌다. 신연식 감독의 연출론을 들을 수 있었던 ‘연기연출 워크샵’은 영화 전공자들의 열띤 참여가 돋보였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철학자 강신주의 ‘강신주의 철학극장’은 극장 안과 밖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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