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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 | 문화현장 [리뷰]
농민화가 박홍규 목판화전 ‘전녹두, 어서 오게나’외 4건
김이정 기자(2014-07-03 12:52:24)

농민화가 박홍규 목판화전 ‘전녹두, 어서 오게나’

차라리 언더바 6.20~29

박홍규에게 전봉준 장군은 농민들의 아버지다. 쓸쓸한 침묵이 흐른다. 축축한 흙내가 풍긴다. 그가 그린 동학, 섬진강, 농민은 결국에는 하나의 염원으로 만나게 된다. 판화는 본래 조각도로 파내는 것인데, 그는 떠낸다. 맨땅을 삽으로 파고 나무를 심듯 목판을 평칼로 떠내 전녹두의 얼굴을 새겼다. 회화와 만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화폭에 그려냈던 그가 ‘2014 차라리언더바 릴레이 개인전’의 첫 번째 스타트를 끊었다.

박홍규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형상화한 ‘최시형 선생 상(像)’‘전봉준 절명시’‘후천개벽도’등을 비롯해 농민으로 살아온 30여 년의 삶과 투쟁에 관한 판화, 틈틈이 제작한 섬진강 풍경, ‘흑룡도’를 비롯한 부적판화 등 30여 점의 작품을 펼쳐보였다. 실제 인물을 대상으로 작품을 그려내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았다. 그래서 농민들의 아픔과 한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그는 “누가 감히 전봉준 장군을 ‘전녹두, 어서 오게나’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면서 “마치 ‘막걸리 한 잔 하게 어서 오게나’라고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처럼, 그에게 농민의 삶 30여 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부안 출생으로 홍익대를 졸업한 그는 졸업과 함께 화가의 꿈을 접고 농민운동을 펼쳤다. 전국농민총연맹 1기 문화국장등으로 활동한 그는 각종 유인물과 만평, 걸개그림, 판화로 농민들의 애환과 절망, 희망을 표현했다. 99년 우진문화공간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세 번의 개인전과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전 등을 가졌으며, 힘전, 동북아와 제3세계미술전, 쌀전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주류가 아닌 비주류, 섞이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아무렇게나 비벼지고 섞이기를 바라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열리는 ‘릴레이개인전’에 참여하는 총 10명의 작가는 김용련(전봉준은 왜?, 7월 4일~7월 13일), 임동식(흐르는 물처럼, 7월 18일~7월 27일), 진창윤(저 산을 두고, 8월 1일~8월 10일), 전정권(세상 훑어보기-여행스케치, 8월 15일~8월 24일), 이근수(나는 그림자다, 9월 5일~9월 14일), 이기홍(바람, 9월 19일~9월 28일), 김두성(ambergris, 10월 3일~10월 12일), 황의성(잠들지 않는 길(그들과 함께), 10월 17일~10월 26일), 이봉금(공존(共存), 11월 7일~11월 16일)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고령 다방 ‘삼양다방’ 재탄생

국내 최고령 다방이었던 전주 삼양다방이 다시 문을 열었다. 

다방이 있던 원래 자리에 새로 지어진 지인빌딩 1층에는 삼양다방이, 지하에는 전주영화소품창고가 각각 둥지를 틀게 되었다. 1952년 개업한 삼양다방은 진주 흑백다방(1954년 개업), 서울 학림다방(1956년 개업)과 함께 국내 다방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삼양다방은 변화하는 세월 속에서 경영난을 겪었고, 건물이 새로운 주인에게 넘어가면서 지난해 6월말 영업을 중단하게 될 처지였다.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삼양다방은 새 건물주의 후원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으로 옛 모습을 살려 6월 21일 복원됐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삼양다방을 살리기 계절회, 근현대 전문가, 동문예술거리협의회, 도시재창조포럼 등의 관계자가 모여 집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3월 삼양다방운영위원회(위원장 이수영, 위원 권대환 정진욱 홍석찬 김준우 곽승호)를 결성, 본격적인 복원과 운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이들은 삼양다방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알리고, 추억을 되살리는 데 복원의 의미를 두었다. 새롭게 개업한 삼양다방은 근대와 현대의 만남으로 운영된다. 현대식 건물에 근대식 다방의 모습을 갖추어 일명 ‘다방커피’를 중심으로 쌍화탕, 오미자화채, 미숫가루 등을 주 메뉴로 판매한다. 최근까지 삼양다방을 운영해 왔던 이춘자 사장의 도움을 받아 구 삼양다방의 집기류, 전시품 등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했다. 


삼양다방과 함께 들어서는 ‘전주영화소품창고’는 영화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무료영화상영과 '역린', '그림자 살인', '7번방의 선물', '조선미녀 삼총사' 등 전라북도에서 촬영, 제작된 영화소품을 관람이 가능하다. 


제17회 박동화 연극상 대상 정초왕 교수 

극작가 정초왕 전북대 독어독문과 교수가 ‘제17회 박동화 연극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교수는 전주시립극단 상임 연출 재직 시 단원의 상임화를 이루었으며, 창작극회를 재개하는데 앞장서고, 창작소극장을 만들어 연극 저변을 확대한 점이 수상의 이유다. 독일문학을 전공하면서 학생들의 연극 활동을 지도하였고 배우활동을 장려, 현재도 그 배우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비평문화가 형성되지 않았던 때 문화잡지와 일간지에 전주에서 공연하는 연극비평을 실어 연극인들로 하여금 연극의 객관적 인식에 큰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연극비평가로서, 연출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동화연극상은 전북연극의 중흥기를 펼친 박동화선생의 투철한 연극운동의 열정을 기리고 그 뜻을 계승시키기 위해 박동화연극상을 재정, 고인의 작고일(양력 6월 22일)을 전후로 매년 1회 시상하고 있다.


진기승씨 명예회복-노동탄압 중단 전북문화예술인 선언 발표

고(故) 진기승 노동자는 지난 4월 30일 회사 정문 국기봉에 목을 매고 투신하여 의식불명의 상태로 투병 중 6월 2일 숨을 거뒀다.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신성여객 진기승 해고노동자의 명예회복과 노동인권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선언을 발표했다. 전북지역 연극, 국악, 영화 등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 194명은 선언문을 통해 “아직도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 목숨을 끊고 죽음으로 호소해야 하는 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신성여객은 진기승 열사 앞에 당장 사죄하고 즉각 사태해결에 나서라”며, “전주시는 버스문제를 당국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즉시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인 선언에 동참한 고양곤 전북도립국악원노조 지부장은 “전주는 다른 지역과 다르게 문화예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예술인들이 많은 예술의 도시이다”면서 “예술의 도시에서 천박한 자본과 관피아에 의해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기승 노동자의 죽음은 전주시내버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전주시와 자본이 행한 사회적 타살이다”면서 “열악한 노동현실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전주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 선언에는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전주지부, (사)푸른문화, 전북도립국악원, 전주시립예술단 소속 예술인들과 영화인 18인이 동참 했다. 


작가 장호 별세

그림책 작가로 이름을 알린 장호 화백이 전주 산성마을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발병한 지병으로 투병하다 6월 23일 서울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52세.

고인은 김제 출신으로 홍익대를 졸업, 1990년대에는 서울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노동미술위원회에 소속돼 노동미술전, 조국의 산하전, 민중미술 15년전 등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전주 산성마을로 내려와서는 전북민미협회원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2005년부터 동화책 원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달은 어디에 떠 있나?’로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으며, ‘강아지’로 2010년 한국아동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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