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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 | 문화현장 [문화가]
군산 한겨레문화센터 건립
호남권을 포괄하는 문화의 메카
원도연 편집장(2015-05-19 10:52:02)


 군산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자신의 병원건물을 한겨레신무사에 기증하고, 신문사에서는 이 건물을 보수하여 '한겨레신문사 군산문화센터'를 열었다. 지난 12월 10일 문을 연 군산 한겨레 문화센터는 국내 중앙 일간지로서는 처음으로 지방에 문을 연 문화센터라는 점과, 지역단위에서 전문문화강좌를 개설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군산 한겨레문화센터는 문을 열기에 앞서 지난 10월 '안치환과 자유'공연을 유치하면서 기세를 올렸고 약 6개월여에 걸쳐서 기증받은 황선주 산부인과(원장 황선주)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는 한편, 문화강좌가 시작된 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서 한겨레신문을 통해서 문화강좌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벌였다. 군산한겨레 문화센터가 이번에 개설한 강좌는 모두 40여개로 비디오, 사진, 시, 소설, 시나리오, 출판 등의 전문학교와 영화, 고전강독, 동양학, 풍수지리, 비지니스 매너 등의 전문강좌, 그리고 사진, 민족생활의학, 요가, 단전호흡, 스포츠 댄스, 판소리, 민요, 단소, 대금 , 고전무용 등 20여개의 생활강좌를 열었다. 이같은 강좌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현재 서울의 한겨레 문화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아이템과 강사들을 군산으로 옮겨놓는 한편, 지역에서 소화가 가능한 강사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같은 문화센터의 운영은 궁극적으로 중앙과 지역간의 문화적 격차를 줄이고 서울 중심의 고급강좌를 들을 수 있는 장소와 기회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일단 바람직한 시도로 기대를 모았다. 즉 서울중심으로 쏠려있는 문화적 환경과 아이디어들을 지역단위로 이동시키는데 중앙 일간지가 과감한 투자와 기획을 한 셈이다. 여기에 군산 한겨레문화센터의 팀장을 맡고 있는 이선재(36)씨는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공업도시로서 호남권을 넘어 포갈하는 "새로운 문화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시작된 40여개의 문화강좌에 수강신청인원이 기대보다 저조하고, 개설된 각각의 강좌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군산 한겨레 문화세터가 전북의 지역적 특성에 대해 분석이 철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군산이 포괄할 수 있는 문화인구의 수를 너무 추상적으로 파악했고, 서울에서의 운영방식을 거의 그대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강좌의 수보다는 지역문화의 실정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중적 요구에 대해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문강좌나 생활강좌의 수를 줄여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한편으로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의미있는 강연들을 기획하면서 지역문화의 토대를 강화하는 작업들이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군산 한겨레 문화센터는 이제 새로운 문화적 실험을 시작했고, 주목받는 현장이다. 이제 전문문화강좌를 위해 서울로 올라다녀야 하는 고행을 그만해도 좋을 듯 하지만, 성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당장의 과실보다는 씨앗을 뿌리고 가꾸면서 지역문화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작업으로 한겨레 문화센터의 작업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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