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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 | 문화현장 [문화현장]
더 넓은 마당으로 나온 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
(2015-06-01 10:06:15)

5.23 | 전통문화관 혼례마당

한옥자원활용 상설공연으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전주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가 다양한 시도를 더해 지난 5월 23일 그 첫 막을 올렸다.

가장 먼저 공연장소를 전주전통문화관 혼례마당으로 옮기면서 공간에 대한 변화를 시도했으며 출연진 구성에도 젊은 소리꾼들의 참여 확대, 극 전개에 있어서는 관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더했다.

지난 2013년 초연한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는 올해 오진욱 연출가 1인 체제로 만들어졌다. 올해 무대는 기존 작품과 골격은 같으나 구성을 달리해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

야외 마당 창극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극 중 인물로 잡힌 8명의 맹인으로 구성된 ‘황성블라인드관광단’은 공연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황성블라인드 관광단’을 모집하는 황털 역의 유태평양과 뺑덕 역의 최경희의 능청스러운 감초연기는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심봉사 역을 맡은 왕기석 명창은 심청가 중 심청의 비문 찾아가는 대목과 눈 뜨는 대목 등을 판소리로 선보이며 극의 무게 중심을 놓치지 않았다. 심청 역을 맡은 고소라도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부르는 추월만정(秋月滿庭) 대목 등 판소리를 담당하며 극의 중심을 이뤘다.

마당창극에는 사회풍자적인 요소도 빠지지 않았다. 맹인 손님들이 주모인 안젤리나에게 "매뉴얼대로 하시오"라는 에피소드, 심봉사가 "이번 총리는 임명 안될거여"라고 하는 대사 등 이슈가 되었던 현 시대 문제점을 극 중 대사를 통해 꼬집었다.

그러나 어린 심청의 독창을 통해 심청전을 관통하는 주제인 ‘효’에 관한 부분 전체를 아우르는 대목에서는 아쉬움이 보였다. 누구나 아는 '심청' 이야기이지만, 극 중 재미를 위한 다양한 요소의 부각으로 심청이의 심정과 스토리는 오히려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되지 못했다는 평.

각색되면서 추가된 인물인 안젤리나가 '사회적 을'의 고충을 털어놓는 뮤지컬 장면의 접목은 시도는 참신했으나 극 전체 흐름에 어울리지 않고 음악에 맞춰 배우들이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이 지나고 난 후 급작스러운 장면의 전환은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관객들의 관람평도 있었다. 올해 첫 공연을 관람한 홍민희 씨는 "마당창극 공연이라고 해서 우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면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런 장면보다 심청가를 희화화한 장면만 많은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는 만큼 극 본래의 주제나 우리 소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극의 구성이나 장치들에 대해선 다소 아쉽다는 것이 전체적인 관람평. 하지만 해마다 매진 기록 횟수의 증가 등 창극 공연의 새로운 가능성과 한옥마을 내 상설 문화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은 올해도 기대해 볼 만하다.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는 이번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0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전주전통문화관 야외 혼례마당에서 진행되며, 8월에는 8회의 특별공연을 추가할 계획이다. 심봉사 역을 맡은 왕기석 명창과 송재영 명창, 중견 소리꾼인 정민영을 비롯해 30여 명의 출연진이 3팀으로 순환 출연해 세 가지 색의 심청전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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