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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 | 문화현장 [문화현장]
'네가 봄꽃 소식해라'
삶의 지혜가 된 법전, 이철수 신작판화전
황경신(2016-01-15 10:46:13)

 

 

 

'앉아서는 하고 서서는 못하는 선이면 병든 선이라, 참선수행도 '테이크 아웃' 할 수 있다는 말씀!'

- 이철수 판화 <테이크 아웃 선>

 

1, 2층의 넓은 전시장을 가득 메운 작품들을 둘러보는 일은 종일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림을 먼저 담고, 새겨진 글 귀를 다시 한번 담아낸 후에도 한 두 번은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한다. 이철수 신작 판화전 '네가 봄꽃 소식해라' (익산예술의전당 12월 10일~23일)는 꼬박 3년 동안 작업한 200여 점의 판화가 걸렸다.
이번 전시는 원불교 사상의 근간이 되는 한글경전 '대종경' 연작으로, 작가는 경전을 수십 차례 반복해 읽으면서 떠오르는 구상을 300여 장이 넘는 밑그림으로 그린 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작품들은 올해 원불교 개교 100년을 기념한 것으로, 5년 전부터 구상해온 것들로 대종경의 불교적인 지혜들이 쉽고 가깝게 판화로 옮겨졌다. 작가는 약 1년 반 정도 경전을 읽고 공부하고 나머지 3년 반을 아침부터 밤까지 판화작업에 매달렸다.
작가는 “대종경은 쉽고 생활적인 내용이 많아서, 여전히 살아있는 법문”이라며 종교와 상관없이 삶의 지혜로 필요하다고 전한다.

 

이철수의 판화는 소소한 일상사 속에 감춰진 진리를 포착하거나 선(禪) 불교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이다. 1980년대에 민중미술을 하던 그는 1990년대 이후에 일상적 또는 선불교적인 작품세계로 변화하며 '판화로 시를 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판화를 보는 이들은 그림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간결한 글들을 되새김질하기 일쑤다. 촌철살인(寸鐵殺人), 꾸짖는 듯 해도 따뜻한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신작 판화전 '네가 봄꽃 소식해라'는 전국 순회전이 진행 중이다. 10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익산, 부산 전시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대전(1월 5일~14일, )에서 열린다. 여느 때처럼 판화집과 엽서로도 제작됐다. 전시를 놓쳤더라도, 곁에 두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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