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6.3 | 문화현장 [문화현장]
시민 스스로의 도시만들기를 향하여
열화당 이기웅 대표 강연
김이정(2016-03-15 11:27:07)





1970~80년대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산업시설들은 지금 우리의 윤택한 삶을 가능하게 해 준 성장기지였다. 그러나 힘차게 엔진을 가동하던 시설들은 상당수가 그 기능을 다하고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채 곳곳에 방치되고 있다.
방치된 폐산업시설에 문화예술 기능을 부여해 공간의 가치를 문화의 가치로, 공간의 질을 삶의 질로 바꿔 새로운 생산의 공간이자 사회적 기능을 담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하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완주군청에서는 지난 2월 3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책이 지역을 살린다'라는 주제로 명사 초청강연이 열리고 있다.
첫 번째 강연은 파주 출판단지에 자리한 출판사 열화당 이기웅 대표의 강연으로, '책과 지역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책과 지역문화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에 가면 인간과 자연, 개발과 보존이 공생하는 새로운 개념의 지역을 만날 수 있다. 48만여 평의 늪지대 위에 세워진 파주출판단지는 늪의 생태를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금속, 나무, 유리 등 친환경소재로 만든 진귀한 외형의 건축물로 가득하다. 현재 139개의 출판, 인쇄 관련 사업체가 입주해 있는 이곳은 1988년 뜻이 있는 출판인들이 모여 인간성과 공동성의 회복을 모토로 한 꿈이 완성된 곳이다.
삼례에도 파주 못지않은 책 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삼례 책마을은 책박물관 등 이미 조성된 책 공간을 중심으로 소규모 주제전문서점, 그림책 아웃렛 매장, 작가 작업실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공간이 한자리에 모인 문화마을을 일컫는다.
이 대표는 "삼례 책마을 조성계획 소식을 접하며 우선 먼저 든 생각은 대도시, 대처에서나 접해볼 수 있는 문화시설, 문화콘텐츠에 대한 갈망이 크신가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향약은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운 마을 자치규약입니다. 조선 선각자들의 연구와 실천에 의해, 국법뿐 아니라 마을마다 그 사정에 맞도록 규약을 만들었던 우리 고유의 노력은 오늘에서 보아도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저는 그 향촌규약을 읽고 생각하고, 오늘의 우리 실정에 맞게 가다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향약'을 공부 했던 것이 오늘날 출판도시를 이뤄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공동가치를 강조했다.


'책'을 통해 건강한 사람의 세상을 이루다
이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북팜시티' 조성에 힘쓰고 있다. 고양시민을 대상으로, 도시 살리기 시민 포럼인 '고양 팜시티 포럼'을 제안하고 있다. 고양 팜시티 포럼은인간의 도시, 문화도시, 생태도시라는 큰 지향점을 지닌 채 도시재생, 문화살리기에 힘쓰는 시민포럼으로, 지역공동체와 농업을 중시하는 시민들의 연대조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가 꿈꾸는 '책농장의 도시'는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책과 건강한 쌀을 얻어내며, 이런 일을 수행해 나가는 가운데 종국에는 건강한 사람의 세상을 이룸을 뜻합니다."
그는 이러한 시민포럼을 통해 시민 스스로의 자각과 연대, 의견 개진이 활발할 때만이 참다운 의미의 도시 살리기가 실현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 말처럼 그는 삼례책마을 포럼과 같은 밀착된 협의체를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다.
"삼례에서만 볼 수 있고 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동네를 생각해봅니다. 이곳의 토양과 환경과 역사를 배경 삼아 만들어지는 산물과 농부들의 소박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완주 시민이 주축이 되는 포럼이 생기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 모이면 로켓도 띄우고, 산도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인류의 경험이 가르쳐주는 바입니다."


한편, 완주군 삼례읍에 조성되는 책마을 문화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비를 지원 받아 총 사업비 26억을 들여 카페 겸 대형 중고서점인 북하우스, 한국학문헌아카이브센터, 주민문화공간을 조성 하는 사업으로 오는 6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