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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 | 기획 [손의 힘, 그 가치를 만나다]
놀랍다, '손手의 힘'
핸드메이드시티 전주 위크
(2017-03-07 11:07:11)



단순히 트랜드를 따르는 일이 아니라면, 지금 많은 것들의 뿌리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깊고도 넓다. 특히 역사와 삶 속에서 동력을 얻어 수 백 년, 수 천 년 이어지는 문화는 더욱 그러하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없고, 그만큼 잠재된 힘은 무한하다.
문화의 전통이 깊은 전주는 오래 전부터 그 가능성에 주목해왔으며,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전주를 '전통문화도시'의 선두에 올려 놓았다.
한옥마을로 대표되는 도시 외형의 변화와 확장, 판소리를 중심으로 자긍심을 길러온 국악의 본향, 손맛과 인심으로 두 말이 필요 없는 맛의 도시라는 상징은 전주의 전통과 문화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우선 순위를 두기 어렵지만 전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자원 중 다양한 시도와 변화 속에서도 그 명성을 따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공예'다. 가장 실용적인 전통이자, 생활 속에 숨 쉬던 가까운 전통이 쉽사리 되살아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공예'의 특성상 가장 산업화와 대중화에 근접할 수 있는 분야지만, 그만큼 더 장벽이 많았던 것이 사실. 기계화와 대량화로 인한 생산성의 저하로 경제적 가치와 보급력을 잃어버린 것이 우리 생활과 만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작품'으로만 만나야 하는 공예는 우리의 손을 떠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 특별함은 사라지지 못했다. 기계가 재현해내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인 통일성에 우리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길 원했고, 결국 옛 것에서 그 답을 찾아 나섰다. '나만의 것'을 만들고 사용하는 작은 손길의 힘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돌아본 그 곳에서 '손의 힘'은 제법 우리의 생활 곳곳, 문화 곳곳에서 꿈틀거리며 생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통에서 찾아낸 오래된 미래,


전통과 현재의 씨줄과 날줄, 핸드메이드 시티 전주
'전통'의 특별함이 장벽이라면,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이 있었다. 거대한 명분과 특별한 목적 보다는 '꼭 필요해서', '재미있어서', 또 다른 나의 'Identity'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기계가 아닌 손으로 하는 작업은 계속 되고 있었다.
전통공예의 산업화와 현대화에 오랜 공을 들여온 전주시에서는 이것에 주목했다. 소박한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수제手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전주시의 뿌리는 말할 것 없고,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분야의 수제작 공방 100여 개가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시민들 자발적으로 형성돼 운영되는 장터와 마켓의 주요 품목은 모두 100% 수제작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물건들로 채워졌다. 공예는 뿌리와 기반이 단단한 문화적 전통이었다. 'Handmade, 수제'에 젊은 사람들은 나만의 가치를 부여해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었다.

이러한 전주의 기반을 토대로 전주시에서는 이미 외국 몇몇 도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핸드메이드 시티' 조성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재)한국전통문화의전당의 사업으로 진행되는 '핸드메이드 시티 전주'는 단순한 전통공예와 수제작 분야를 융성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풍성하게 만드는 열쇠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도시, 도시민의 삶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아 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결과물 보다는 한국, 전주, 전통 속에서 주목한 '손'에 있다. 이 상징성과 실용성이 결합된 도시 정체성이다.
전주는 손으로 만드는 수제작 과정 및 활동을 통해 산업 활성화와 시장가치를 창출하는 관련 산업, 예술, 교육, 전시, 관광 등으로 핸드메이드 시민 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전통문화 분야의 육성이나 지원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작품을 선보이고, 예술인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생활 속에서 찾아낸 다양한 지점들이 속속 보인다. 현재 7개의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핸드메이드시티 전주'는 시민의 일상과 일, 문화 속에서 찾아낸 각양각색의 수제手製의 활동들을 모아내고, 조합하고, 확인해가며 밑그림을 완성 중이다.


전통에서 찾아낸 오래된 미래, 핸드메이드시티 전주 위크
전주 핸드메이드시티 선포 및 조성을 기념해 전주시와 한국전통문화의전당은 '핸드메이드시티 전주 위크' 행사를 마련한다.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한국전통문화의전당, 한옥마을 태조로 등에서 펼쳐진다. 지역의 전통을 간직한 문화콘텐츠와 일상 속 관련 콘텐츠를 활용하여 핸드메이드시티 전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핸드메이드시티 전주 위크'는 진행된 시범사업의 결과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와 행사들로 구성, 전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게 된다. 오랜 전통과 문화, 역사에서 끄집어낸 수제手製의 재발견,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내는 수리와 수선,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이어진 오늘이 없음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손의 힘'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전주형 핸드메이드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현재의 활용과 가치를 만날 수 있는 전시, '온브랜드' 작품 전시(20~28/한국전통문화전당)는 전주 무형문화재와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다시 태어난 귀한 살림살이들을 선보인다.
특별한 '전주 수제책'도 만날 수 있다.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주 이야기'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고, 책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모양, 기법을 담은 수제책을 수집해 전시한다.(20~28/전주공예품전시관)
주제 전시로 진행되는 <동네손>은 핸드메이드시티 전주 시범으로 진행된 대표 프로젝트로, 단순한 수제작 기법과 기술을 넘어서는 다양한 가치와 가능성을 선보인다. 전주시 소재 수제작 공방 70여 개를 소개한 '전주공방지도'를 비롯해, 공방의 스토리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선보이며, 주제로 제시된 전주천의 천연기념물 '수달'을 표현한 작품과 각 공방의 대표작을 전시한다.(20~28/전주공예품전시관)
한옥마을 태조로 구간도 전주시민의 손길로 채워진다. 태조로 가로수 85그루에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옷을 입혀 '전주 손길'을 조성한다. 재활용 옷을 활용해 자원봉사자들과 전주 수제작 공예가, 단체가 참여해 이색적인 공간이 연출될 예정이다.
공공디자인의 가능성도 선보인다. 전주시내버스의 외부와 내부를 수제작을 통해 변화시키는 작업으로 외관은 물론 손잡이, 의자 커버 등 전주만의 남다른 품위와 멋을 전시와 함께 실제 시내버스에 적용한 작업이다. 이와 함께 리사이클링과 환경과의 조화를 생각한 핸드메이드 기법의 제작물들로 휴게공간을 조성한다.
핸드메이드 관련 종사자 및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서 그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 '디자인크래프트 캠프'(21~24/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는 해외 디자인 크래프트 사례, 전주공예의 과거와 오늘, 미래 핸드메이드 산업 전략 등에 관한 전문가의 강의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상 속 수제작 체험을 위한 공작 놀이터(전주공예품전시관 야외)에서는 참가자들이 만든 물건은 핸드메이드 정원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며 전주 공방 40여개와 대표 프리마켓이 연합으로 진행하는 마켓(20~28/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기존 프리마켓 형식을 벗어나 컨셉이 있는 공간 연출로 상품들의 가치와 쓰임새를 더욱 돋보이게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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