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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 기획 [창간기획 ②]
강좌 문화, 새롭게 깃발 올린 또하나의 문화운동
윤희숙·이정우(2017-12-11 11:33:48)



대중강좌의 시작, 시대의 고민을 나누다-시민문화강좌
지금은 대중강좌가 넘쳐나지만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가 거의 없었다. 당시 문화저널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시민들을 일깨우고 시대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며 나누는 대중강좌로 의미있는 문화운동을 이어냈다.    
1989년 온다라미술관과 공동으로 빨치산 남부군 출신 이태 초청 시민강연으로 시작된 문화기획아카데미는 90년대 초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용어조차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시기에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현재적 의미, 1994년 백주년에 대한 역사를 의의를 짚어보는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좌는 1994년 동학100주년을 준비하는 초석을 다졌으며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오늘에 재조명하는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진 시민강좌 역시 판소리와 한국미술사, 영화사, 백제사 등 우리가 잊고 있었거나 묻혀 있던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이어지면서 대중강좌의 모범을 만들었다.



문화·기획인력 배출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모범 -문화기획아카데미
문화기획자들을 키워내는 강좌 역시 지역에서는 마당이 처음으로 시도한 의미있는 사업이었다. 문화저널이 사단법인으로 새로운 이름 '마당'으로 출범하면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추진했던 문화기획아카데미는 2002년 전주시의 지원으로 시작, 지역의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젊은 세대들의 큰 호응속에서 진행됐다. 문화영역의 확대로 문화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 문화전반에 걸친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되었던 문화기획아카데미에는 8회동안 300여명의 지역 문화일꾼들이 참여해 창의적 문화기획자 양성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2009년에는 공간 봄과 함께 <와인아카데미>를, 2010년에는 <소셜미디어 아카데미>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문화교육을 진행했으며 2011년부터는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여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장르융합의 통합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기도 했다.
문화기획아카데미는 지역의 문화정책이나 시사이슈 등 현안에 대한 논의와 토론 및 강연을 통해 문제점을 짚어내고 대안과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내는 토론 또는 강연형태로 발전하여 지금까지 180여회 진행된 수요포럼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지역의 문화정책과 담론의 생산지- 수요포럼
2003년 2월 MB정권시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촉발된 촛불시위에 대한 주제 토론으로 시작된 수요포럼은 2017년 10월, 충북 괴산에 있는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 대표 강연을 진행하며 177회를 맞았다.
2003년부터 2014년 12월까지 143차례 진행된 수요포럼은 사회자의 진행으로 각 분야 전문가그룹의 패널이 참여로 집중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나뉘거나 다양한 견해를 보이는 이슈나 새로운 정책이나 공공기관 설립 등을 주제로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2015년 이후에는 사회적 관심사나 트렌드에 따라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를 정해 강연을 듣는 방식으로 변화하며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좌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주제와 이슈토론을 주제별로 분류해보니 넓게는 지역혁신과 지방분권과 문화, 여성과 정치, 언론관계법, 선거와 정책공약을 통해 본 문화정책 등 정치이슈와 예술인 노조를 비롯한 예술인 조직화, 한스타일, 한브랜드 등 전통문화에 기반한 문화정책 등 비교적 무거운 주제에서 융합, 디자인, 영상, 건축, 자연, 생태, 환경, 인문학, 책, 서점 등 다소 연성화된 주제로 변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수요포럼은 청년, 성적소수자,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다루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주제의 스펙트럼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뒤돌아본 30년의 역사에 앞으로 걸어갈 30년이 있다
문화저널 30년의 역사 속에는 전북지역 문화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문화저널은  전라도의 문화와 역사, 예술, 인물을 두루 아우르는 컨텐츠의 보고다.
치열했던 8·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문화적으로 풍요로웠던 시기를 거쳐 IT기술의 발달과 다양화, 첨단화된 디지털 시대를 맞은 지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양한 문화단체 및 소모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문화에 종사하는 전문 일꾼들이 많아졌으며 '1인 미디어시대'라 할 만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매체의 채널과 기법이 다양해지면서 문화판의 지형도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아나로그 감성'을 지향해왔던 문화저널은 역할과 위상,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문화를 지키며 같은 자리에서 긴 세월 동안을 이어온 '문화저널 30년'이 단순한 훈장이 아니라 그 이면에 무겁게 자리한 책임과 의무가 그 세월의 무게만큼 존재한다는 사실을 깊이 절감하기 때문이다.
그 답을 찾기 위해 더 깊고 폭넓게 시대를 바라보는 일, 이제 다시 문화저널의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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