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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 | 기획 [여름, 여행이 좋다]
근대의 기억을 만나다 - 목포
오래된 공간의 변신 ②
(2018-07-13 14:00:59)



격동과 피란의 시기, 슬픔과 기쁨이 무수히 교차했던 혼란스러운 시기의 목포를 만나러 가자. 어떤 공간은 이미 변화의 바람을 맞았고, 어떤 공간은 아직 시간이 멈춘 풍경으로 남아있다.
1938년에 건립된 <조선내화공장>은 내화물 산업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항전의 어부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다순구미마을>, 유달산 아래 자리한 대규모 일본식 정원 <이훈동 정원>, 그리고 대사 유적을 가장 확연하게 보여주는 구 일본영사관은 <목포근대역사관1관>으로, 수탈의 상징인 동양척식회사는 목포의 근대사를 볼 수 있는 <목포근대역사관2관>으로 변모해 관객들을 맞는다.
식민 통치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빛바랜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목포는 서러움의 시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공간. 이곳에서 우리는 근대의 풍경을 만나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다.


조선내화공장
옛 조선내화 폐공장은 목포의 아름다운 유달산을 등지고 넓은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있는 곳에 위치해있다. 고온에도 변형되지 않는 내화(耐火) 건축자재를 생산하던 곳으로, 국내에는 조선내화공장과 같은 내화재 생산시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조선내화 목포공장(1938년)에는 철광석으로 선철을 제작하는 용광로인 고로 2기와 내화벽돌로 이어진 독일식과 일본식 터널(40m) 수타형 건조기 2기, 70m~80m 높이의 굴뚝(3개)과 공장시설 등, 내화물 산업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시설물들이 남아 있다. 한국의 산업발전사에서 철강 산업의 발전 속도가 급격하게 진전되던 시기,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내화재의 생산시설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귀한 유산이다.


다순구미마을
목포의 달동네 중에서 최근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곳 '온금동'은 토박이말로 따뜻한 만이란 뜻의 '다순구미'란 옛 이름이 붙어있는 마을이다. 유달산 자락이 바다로 치내리는 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난한(?) 동네다. 목포가 개항하기 전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살던 원조 목포마을로, 뱃사람들의 마을인 만큼 동네에 전해지는 사연엔 그들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서산동의 골목을 타고 내려오면 예전의 '사쿠라마치'를 만난다. 지금은 금화동으로 이름이 바뀐 곳으로 일제 때는 유곽거리였다. 현해루 삼교루 명월루 등 요정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 지어진 일본식 가옥들이 외형이 변형된 채 일부 남아있다.


이훈동 정원
유달산 아래 자리한 일본식 정원.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65호로 지정됐다. 1930년대 일본인 우치다니 만페이가 조성, 1950년대 조선내화주식회사 이훈동 회장이 사들였다. 일본식 저택 옆에 딸린 1만m2 크기의 대규모 정원은 입구 정원, 안뜰 정원, 임천정원, 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향나무, 소나무, 엄나무, 후박나무, 종가시나무, 편백나무, 흑싸리나무 등 130여 종의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고, 곳곳에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일본식 석탑과 석등도 볼만하다. 영화 [장군의 아들], 드라마 [모래시계], [야인시대]의 세트장으로도 유명하다. 공간은 매주 토요일 개방된다.


목포근대역사관1관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이 건물은 1897년 10월 목포항이 개항되고, 1898년 10월 목포일본영사관이 목포에 설치됨에 따라 영사관으로 지은 것이다. 이후 목포이사청, 목포부청사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광복이후 1947년부터는 목포시청, 1974년부터는 (구)목포일본영사관, 1990년 1월부터는 목포문화원으로 사용되다가 최근 목포문화원이 이전함에 따라 보수 후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개관했다. 건물의 내부는 세월이 흐르면서 변형되어 당시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고 천정의 문양이나 띠둘림 등이 남아 있을 뿐이지만, 외형은 백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목포근대역사관2관
목포근대역사관은 근세 서양건축의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 한국 역사의 자각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일제 침략의 실증적 유적으로 현재 남아있는 2곳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중 한곳이다. 동척 목포지점 건물은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 수탈기관으로 역사성과 시대성이 있고, 지금까지 지정된 문화재 가운데 동척건물이 없다는 점, 그리고 남아있는 부산의 동척건물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 또한 1920년경의 공공시설물로서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고 일본 제국주의 사상이 근대 건축물에 상징적으로 표출된 공간으로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TIP. 목포항구축제
목포는 1897년 개항해 교역, 물류 교통의 중심지로서 전국 3대항, 6대도시의 영광을 누렸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도 서남해안의 배후 중심도시로서 전국 각지의 해양문화가 집약되어 있는 곳이다. 목포항구축제는 이러한 해양문화역사를 바탕으로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해양문화를 전국에 널리 알리고 함께 즐기고 흥의 정취를 나누는 현장이다. 이 축제에서는 갓 잡은 생선을 시중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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