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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 기획 [기획]
공유공간
문화기획공간
김하람, 문명수(2020-10-06 13:06:17)

공유공간_문화기획공간


차라리언더바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76 지하 1층



동문거리에 위치해 있는 ‘차라리언더바’는 ‘전북민족미술인협회’가 대안미술•민중미술 공유를 위해 2012년 4월 5일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전북미술인협회 소속 작가들의 활발한 작품 활동과 전시를 지원한다. ‘삶이 곧 예술’이란 모토를 가지고 예술의 실험적 영역 전반을 다루며  전시는 물론 공연, 토크쇼, 영화제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아래, 바탕이라는 뜻의 ‘언더(under)’와 지렛대를 뜻하는 ‘바(bar)’를 합친 이름에는 나음을 향해 바탕을 들어 올리는 힘, 바닥을 치고 일어서는 힘, 올라서는 꿈, 함께 나아갈 세상을 그리는 희망 등이 담겨 있다.



사용자공유공간 planC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30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면 한번쯤은 보게 되는 건물이 있다. 작은 간판에 별다른 설명이 없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한옥건물. 행위예술가 정문성 씨가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용자 공유공간 planC다. 계획을 세울 때 최선의 계획을 플랜 A, 차선의 계획을 플랜 B라고 한다. C는 그런 의미에서 붙였다. 아무 상관없는 계획이라는 뜻을 담아 이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든지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 때로는 전시 공간으로, 때로는 공연 공간으로. 때로는 회의 공간으로 사용자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planC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운영자 정문성씨를 만났다.


INTERVIEW   planC 운영자 정문성--------------------------------------------



사용자 공유공간 planC을 소개해주신다면
  사용자 공유공간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공유공간이지만 아무나 사용한다기보다는 ‘사용자’가 사용한다는 개념을 주고 있어요. 그렇다고 사용자가 회원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입의 절차가 있다거나, 누구는 회원이고 누구는 회원이 아니라고 나누는 회원제의 형식은 아니거든요. 회원제의 조직을 벗어나 사용자 연대 같은 정말 느슨한 조직이기를 바랐어요. 이용하는 사람을 회원이라는 조건으로 구분하고 싶지 않아서 사용자라는 단어를 쓰고 있어요.


공간을 이용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단순하게 ‘선언’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내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면 저는 일정을 조절해 주는 정도죠. 어떤 작품인지, 어떤 콘텐츠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 공간을 대관하지는 않아요. 이곳이 어딘지,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공간을 쓰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죠. 적어도 이 공간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면 이 공간을 알고, 개인적으로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용하겠다고 연락을 할 것이고, 그러면 저도 그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대관료의 개념을 갖지는 않지만, 이 공간을 운영하는 최소한의 비용은 필요하거든요. 인건비를 가져가지는 않지만 전기세같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비용을 말하는 것이죠. 이 비용은 사용자들이 기부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어요. 기부금이 정해져있지는 않고요.

대관은 아무나, 누구나에게 열린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대관은 내가 돈을 주고 빌렸으니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함정이 있죠. 그러나 선언하고 기부하는 방식으로 하면 막 쓰는 공간이 되지는 않겠다, 그리고 공간에 대해 애정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한옥마을을 다니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인데,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할 것 같아요. 공유공간으로 꾸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옥마을을 들르는 분들은 한 번씩은 이 공간을 봤을 거예요. 저 역시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친구네 집인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친구는 이 한옥을 팔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상업공간으로 임대해주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무료로 임대를 받았죠. 2017년에 임대를 받았으니 벌써 5년째 사용하고 있는 셈이네요. 그 친구의 기부로 공유공간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둘러보면 알겠지만 옛날 것이 아닌 것들이 있어요. 문이라든지 원래 있던 것을 새롭게 바꾼 것이 아니에요. 폐가 수준이다 보니 제가 들어올 때부터 아예 없던 것들이라 공간 활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새로 수리한 것이에요. 거의 백 년 정도 된 건물이다 보니 너무 낡아서 바닥 정도만 바꿨어요. 나머지는 최대한 살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래된 이 건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본 거죠. 최소한 이 생명체에 생채기를 내지 않고 다른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야 건축물이 가지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공유공간이라는 의미를 넓히고 싶었던 게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지고 한 세대 가족이 산 것으로 알고 있어요. 몇 안 되는 사람만 살던 공간이었는데, 이 공간을 다양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싶었죠.


요즘 코로나19로 전시 등 활동을 많이 진행 못하셨을 것 같아요.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6월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민간 상업 갤러리처럼 기획은 하기 어렵고, 대관을 안 하기 때문에 공간이 비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7월부터 전시를 했어요.

올해는 12월까지 7회 정도 전시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쉬지 않고 잘 굴러가고 있기는 하죠.(웃음) 전시들 사이에 회의나 모임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기도 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와서 사용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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