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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 | 기획 [[연재]]
주민들과 함께하는 생활권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 완주의 청년공간
오민정(2021-07-09 10:02:51)




주민들과 함께하는

생활권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민정 편집위원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학업과 취업으로 매년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난해 코로나 상황마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게 하는 배경이 됐다. 코로나19 위협이었지만, 상대적으로 고용상황이 나쁜 수도권으로 청년인구의 이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도시재생 청년 서포터즈’, ‘도시재생 청년 커뮤니티’, ‘도시재생 청년네트워크’, ‘도시재생 청년 워크숍 도시재생사업에서도청년이라는 키워드들이 새삼 눈에 띄었다. 더불어 도시재생 프로그램뿐 아니라 도시재생유관사업이나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조성되는 창업지원공간과 복합문화공간에 있어서도청년 주요 활용 주체로서 꼽히고 있다. 그런데 굳이 도시재생에서도 자꾸청년 이야기하는 것일까. 



도시재생과 청년공간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국가 방침에서도 있듯이 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주민역량 공동체 강화, 도시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진행되어왔다. 도시재생 유형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은 도시재생사업지에서 대상지 거주자, 주택 소유주와 같이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좁은 범위의 주민주체들로 형성되어 왔으며 대부분 청년은 일부 창업분야로만 연계됐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도시재생에 청년창업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서 그간 많은 비판이 있었다. 우선 도시재생사업의 창업지원과정에서 주민과 청년들은 때때로 갈등을 유발했다. 주민들 중에는 도시재생지역 밖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것은 일시적 이벤트나 청년창업지원을 받는 것을특혜라고 생각기도 했다. 반면 청년들은 도시재생지역의 주민커뮤니티가 다가가기 어려운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청년창업공간과 청년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한 상권 활성화의 경우 많은 부분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쇠락한 지역인 도시재생지역에서 대부분 초기창업자인 청년창업자들이 성공하기에는 매우 척박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많은 도시재생사업과 유관사업에서 조성하고 연계한 청년공간에 대해 실제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유감스럽게도 실제 만나 몇몇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실제 전북청년허브에는 19개의 청년공간이 등록돼 있다. 등록된 공간 주요 기능을 청년공간으로 판단할 있는 곳은 9 남짓이며, 대부분 창업과 커뮤니티 기능을 주요 기능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청년창업공간들에 대한 실제 청년들의 반응은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청년창업자들을 위한 육성지원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공간지원에 국한되고 초기 창업자들이 자리를 잡기에 다소 짧은 기간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커뮤니티 공간은청년들의 자유로운 소통 표방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사용자들이 되려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인근의 주민들에게 이러한 청년공간은 청년이 아닌 주민들은 사용할 없거나 마음 편하게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곳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청년공간이자 마을공간으로, 림보책방

완주군 고산면에 위치한림보책방 그런 의미에서 청년공간 매우 특별한 사례다. 여타 청년공간들처럼 지역청년들이 조성하고 운영하는 완주군의 청년공간(플래닛 완주 2호점)으로 조성됐지만 동네서점이자 동시에 마을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 서점 운영도 청년공간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함께 운영하는림보책방 공간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어느새 3 차에 접어든 림보책방은 매월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과 소모임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시간 외에도 청년들과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와서 작업을 하거나 누구나 교류를 목적으로 들르는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로 림보책방에 들를 때마다 누군가는 책을 구입하러, 누군가는 자기 작업을 하러, 인근 고산초등학교의 학생들은 방과 후에 공유책장을 이용하러 들른다. 또한 다양한 주제로 함께 소통하고 싶은 주민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종종 확인할 있다. 물론, 림보책방도 이러한 공간으로 자리 잡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실제로 청년 공간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청년공간에 가지는 부담감 선입견을 넘어서야 했으며, 이후에는 청년들뿐 아니라 방문하는 여러 세대의 주민들이 각자의 활동을 존중하고 공공공간을 함께 쓰는 법을 서로 공감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초창기부터 림보책방은 청년공간이자 마을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표방하고 있었으나, 림보책방의 지금의 정체성과 운영은 지난 3년간 이러한 과정과 경험이 축적된 결과라고 있다. 림보책방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청년공간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마을공간이자, 나아가 자립공간으로서의 운영을 꿈꾸고 있다. 





생활권 도시, 그리고 청년공간

코로나를 겪으며, 지난해부터 도시재생 방향 전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순히 쇠락한 도시공간의 활성화를 넘어 일과 주거, 놀이가 함께 하는 생활권 도시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골목길 자본론 저자 모종린 교수에 따르면, 생활권 도시로의 전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도시재생 주체와 범위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의 주체를 주민에서 이해당사자로, 범위를 낙후지역뿐 아니라 생활권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활권 도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이러한 도시재생의 주체와 범위의 확장도 필요하지만 같은 과정에 있어 선행되어야 노력이 있다. 바로 확장된 도시재생주체들 간의 밀접한 유대관계 형성이다. 이는 도시재생에서의 청년공간(창업공간과 커뮤니티공간 모두) 운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생활권 도시로 정책방향 전환과 더불어 도시재생현장에서 폭넓게 활동주체를 정의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주민들이 청년주체들을 지역의 도시재생 파트너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청년창업과 청년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도시재생지역에서의 활력을 불어넣기는 하지만청년만의 카테고리를 넘어 지난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주민과 계속 교감할 있는 방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완주의 청년공간이자 마을공간인림보책방 사례처럼 말이다.



1)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의 <포스트코로나 19 지역의 기회>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유입 인구는 이상 늘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20대였다.

2) 현재 전북청년허브 청년공간으로 등록되어 있는 공간은 전주시, 완주군, 익산시, 김제시, 정읍시, 군산시 지자체별 청년사업으로 조성된 청년공간과 민간 연계공간, 기타 청년들이 이용할 있는 공간을 포괄하고 있다

3) 완주군은 청년공간플래닛 완주 통해 청년들의 교류활동과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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