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22.5 | 기획 [도시의 유산 | 완주 공동체 문화]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
김하람 기자(2022-05-10 09:51:42)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사회


김하람 기자 · 신동하 인턴



한국사회는 마치 눈가리개를 경주마처럼 달려가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군사독재시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개인의 행복, 사회적 약자의 보호, 전통 문화의 보존 등의 가치를 가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 사람과 사회 사이의 문제, 그리고 자연환경의 문제. 문제 해결을 위해 경주를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들은 서로를 알아봤고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일을 위해 힘을 모았다. 다시함께하는 가치가 부상했다. 함께 먹고, 함께 즐기고, 함께 힘을 모았다. 과거 마을 일을 함께하던 공동체가 새롭게 탄생했다. 그렇게 탄생한 공동체들은 방향도 속도도 제각각이다. 그리고 제각각인 공동체들을 지역의 정체성으로 잡은 곳이 있다. 바로 완주다. 2021 단위 최초, 호남에서 번째로 문화도시로 지정된 완주는함께하는 새로운 문화경험으로 삶이 변화하는 공동체 문화도시 비전으로 삼았다. 사라져가는 문화를 다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되살리며,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생으로 더욱 발전하는 지역의 미래를 꿈꾼다.




공동체, 도시의 오래된 미래


최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공동체 회복은 거의 공식처럼,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내용 하나다. 불과 10 전만 하더라도공동체’, 그리고공동체성의 회복 혁신적인 대안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공동체 정책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곳에서는 (지역)활성화의 대안으로서공동체 회복을 이야기한다. 사실공동체 과거에도 지금에도 완벽하게 새로운 대안은 아니다. 오히려 예전에도 있었던, 이미 가지고 있던 전통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체공동체 뭐길래 거의 모든 문제의 대안처럼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공동체운명이나 생활, 목적 등을 같이 하는 사람 이상의 조직체. 거기에 사회적인 의미를 더하는 경우혈연, 지연, 우정 등과 같이 인간에게 본래 갖추어져 있는 본질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유기적 통일체로서의 사회라고도 정의하고 있다. 힐러리(G.A.Hillery) 따르면 공동체는 지리적 영역, 사회적 상호작용, 공동연대라는 가지 특성을 가진다. 공동체란 일정한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일체감이나 연대감을 가지는 집단이다. 이러한 개념은 전통적인 공동체로서 공동생산, 일상 의례를 공유하는 농촌공동체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 공동체의 개념은 현대로 접어들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세분화 되고 변화했다. 학자마다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논의를 종합해보면 현대적 의미의 공동체는 크게 가지 특징이 있다. 과거 공동체의 기반이 농촌을 기반으로 장소였다면 현대에 이르러서는관심사가 교류되는 공간으로의 변화했다는 , 그리고 연대를 통한 공동선의 추구와 실현이라는 점이다. 지역이라는 물리적 경계에 의해 확정되는 전통적 공동체의장소개념은 현대에 이르러 경제, 자치, 사이버 공간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사회적 공간으로 확장됐다. 또한 전통적 공동체가유대감소속감 가지는 데에 그쳤다면 현대적 개념은 여기에서 나아가 연대를 통해공공성공동선 추구하고 실현하는 집단으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적 공동체는 매개의 합리성, 자발성, 수평적인 관계, 호혜적 성향을 띠며 구성원 연대와 상호작용도 모든 이슈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가치에 따라 유동적, 분절적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전통적 공동체에서는 동일한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면서 일치를 강조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공동체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존의 문화를 강조하는 특성을 지닌다고 있다.


공동체, 주민을 도시의 주인으로 만드는

초기 대안으로서의공동체 단절된 관계망의 회복을 목표로 했다. 주로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펼쳐졌는데, 도시화 과정에서 희미해진 공동체 정신을 회복함이 주목적이었다. 교육, 육아나 돌봄을 중심으로 다양하지만 작은 단위의 모임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정책은 이를 연결하도록 지원했다. 이러한 행정적 매개를 통해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도 공동체 활동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완주의 경우에도 2000년대 후반부터 공동체 지원이 특히 활발하게 전개됐다.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성에 맞게 한쪽에서는 도시형 공동체 지원사업(예를 들면 아파트 르네상스 사업 ), 한쪽에서는 마을과 귀농·귀촌 주민을 중심으로 공동체 지원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영역은 분화되고 발전하여 문화와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다양한 분야로 확장됐다. 각자의 이유로 공동체를 시작한 사람들의 관심은 이러한 활동의 확장을 통해 지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주민들은 과정에서 거버넌스, 참여예산제도 등을 경험하기도 하며 공동체와 개인의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완주군은 이러한 경험과 기반, 그리고 변화에 맞춰 가치와 관심사 중심의공동체문화를 지향하며 문화도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가치와 관심사 중심의 공동체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지만 단지 자연적, 지리적 경계를 넘어 지역사회의 문제를문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과정에서 자치와 연대의 삶의 방식을 발전시키는 능동적인 삶의 주체이자 변화의 동력을 의미한다.



공동체의 미래,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한편요즘 공동체는 다양해졌다. 특히 MZ세대의 공동체 문화는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공간, 일시적 모임, 익명 소통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임의 형태며 구성, 연결의 수준, 방식도 천차만별이어서 유형화하기도 쉽지 않고, 때로 어떤 모임은 과연 기존의공동체라고 부를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장소성을 탈피하고 유연한 관계성을 가지는 모임들이 활동을 통해공동체 성장하고, 개인의 관심과 취미에서 출발했지만공공성 찾아가며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변화이기도 하다.


인구절벽, 지역소멸의 위기와 마주한 지역의 입장에서공동체 장소성이 변화한다는 점은 어쩌면 위기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또한 10 년의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한 따라오는 미적지근한 정체기,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공동체 문화와 방식은 어쩌면 공동체 정책의 유통기한이 다했다고 생각하게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공동체 여전히 중요한 우리의 미래다.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새로운 관계망의 형성과 넘나듦은 오히려 공동체 정책이 유효하지 않은 아니라, 다양한 공동체의 접점을 늘려나가는 방식이라고 바라봐야 한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체의 형성과 성장도 중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관계망을 통해 만나고 소통하며 공공성과 지역사회로 연결해가는 것은 중요하다. 단지 변하는 있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조금 열린 참여방식, 유연한 관계망을 형성하는 차이다. 주민들이 공공성에 관심을 갖고 지역과 연결되는 , 그리고 속에서 다양한 주민들이 존중받으며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바로 다음을 준비하는 공동체 정책이며, 커먼즈(Commons) 나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민정 편집위원







사람이 중심인 도시, 공동체로 풍요로워지다


농촌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공동체 문화가 사라져 갔지만, 완주는 공동체 문화를 새로운 도시의 유산으로 삼았다. 완주가 문화공동체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잡은 것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완주는 로컬푸드 운동의 경험으로 400 개의 사회적 경제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으며, 귀농·귀촌한 젊은 세대들이 문화에 대한 갈망으로 공동체를 자발적으로 형성해 곳곳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색을 면밀히 살핀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는 이미 존재하는 공동체뿐만 아니라 누구든 원하는 활동을 있도록 지원했다.   


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문화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지역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 특수 집단의 공동체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문화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의 일상 속에 문화가 들어왔다. 일상은 풍요로워지고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다. 취미 활동을 위해 모였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지역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 새로 귀농·귀촌한 사람들과 원주민이 어우러지는 계기도 됐다. 주민들은 문화 향유의 대상에서 나아가 문화의 생산자로서 주체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함께하는 즐거움과 가치를 보여준 완주의 공동체들을 소개한다.






함께해서 행복한,경천 하모니


완주군 경천면에 있는 가천초등학교. 전교생이 16명뿐인 이곳에는 특별한 마을 공동체가 있다. 바로 <경천 하모니>(이정옥 대표). <경천 하모니> 도심과 떨어져 문화 활동에 제약이 있는 아이들에게 문화가 얼마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지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경천 하모니> 서로 머리를 맞대고 큰돈 들이지 않으면서도 어른과 아이가 모두 함께 있는 문화를 고민했다. 그렇게 떠올린 것이합창이었다. 동네 어르신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아이들이 모여 함께 화음을 쌓는 ‘3세대 합창단 결성되었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의메이드 공공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음악 선생님의 지도로 매일 오후에 합창 연습을 했다. 아이들은 통학 버스에서 함께 영화 <포카혼타스> 주제곡을 따라 부르며 즐거워했고, 어른들은 새로운 취미가 생겨 환호했다.


함께 연극을 준비하기도 했다. 제목은쓰로나에 걸린 용여왕’. 쓰레기로 인해 물이 오염되어 용왕님이 병에 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어가 육지로 올라간다는 내용이다. 아이들이별주부전 모티프로 하여 직접 대본을 썼다. 공연을 위해 소품을 만들고, 분장을 하고, 극을 올리는 과정을 여럿이 함께하며 협동심을 길렀다.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며 어색해하던 아이들이 실력이 늘더니 예전보다 연기가 자연스러워지고, 자신감이 붙었다.


마을 학교 시작했다.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활동이 무엇일까 생각한 끝에 농한기를 이용해 인문학을 배우기로 것이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행복한 선순환 속에서 <경천 하모니> 오늘도 따스하다.




만경강밤샘지킴이, 동이


만경강의 발원지인 밤샘이 있는 밤티마을에는 공동체 <동이> 있다. <동이>라는 이름은 밤샘의 물을 보존해서 담겠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동이> 석산 반대운동을 위해 처음 모였다. <동이> 박영환 대표는 전주에서 사업을 하다가 자연이 그리워 고향으로 돌아와 생태환경체험학습장을 열었다. 그러나 어느 석재회사가 밤티마을이 있는 원등산에 채석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대표는 가만히 있을 없어 마을 사람들과 채석장 반대 모임을 만들었다.

석산 개발을 저지하고 이후에도 <동이> 활동은 계속되었다. ‘밤샘 탐방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동상면 일대의 생태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결과 수만리 마애석굴 인근의 내장상사화 군락지, 밤샘 부근의 뻐꾹나리자생지, 거인마을 시조목 탐방로의 금낭화 군락지, 고종시 마실길 코스의 금낭화 군락지 등을 발굴해냈다. 


대한민국 8대오지 동상밤티영농조합 설립하기도 했다. 밤티마을은 예부터 일반 감보다 맛이 달고 씨가 없는 고종시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고령화에 기후 위기까지 겹쳐 새로운 일을 모색해야만 했고, 여러 고민 끝에 청정한 자연환경을 이용해서 힐링 캠핑과 산림 치유와 같은 사업들을 진행 중이다. 이금이 작가와 함께한 ‘<밤티마을> 동화책 시리즈 일환이다.


<동이> 만들어지고 밤티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중 가장 것은 마을이 활력을 찾았다는 것이다. 마을의 현안에 대해 서로 상의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문화가 정착하며 소통이 자연스러워지고 주민들 간의 연대가 형성된 것이다. 만경강 환경 지킴이 <동이>. <동이> 발걸음은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


INTERVIEW 동이 대표 박영환

-최근 공동체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중요성이 있다면?

공동체 활동을 통해 마을이 성장하고 개인의 역량도 강화됐어요. 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이 모이고 화합할 있게 되죠. 현대화되면서 두레나 품앗이 같은 마을 공동체적 활동이 사라졌어요. 원주민들과 귀농·귀촌한 젊은 세대 간에 갈등도 생기게 되고요. 하지만 공동체 사업을 같이 하면서 서로 부딪히고, 고민도 이야기하고, 대화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화합할 있게 됐어요.


-활동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원주민분들, 나이 드신 분들은 생업과 관련된 일에 중심을 두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셨어요. 하지만 함께 활동하면서 즐거워하셔요. 꽃을 심거나 작물을 가꾸는 일을 귀농·귀촌한 젊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면서 재미도 느끼고, 보람도 느끼셔요. 처음에는 화합하는 일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어떤 활동들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그동안 석산 개발과 같은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다뤄왔어요. 시민 자율학교를 통해 어르신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강사로 활동할 있도록 교육했어요. 어르신들이 강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적지만 강사료를 있게 됐죠. 소득과 관련이 되어야 공동체 활동을 오래 지속할 있다고 생각해요. 취미로 시작하고 문화 향유를 위해 시작했지만 소득이 생기면 즐겁고 보람을 느껴요. 새로운 일을 찾아 시도할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앞으로도 적지만 소득을 있는 일들을 찾아서 연구하고 도전하려고 합니다. 완주는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있는 곳이에요. 완주 문화도시 지원센터를 통해서 많은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고 있어요. 어려운 점이 있으면 해결을 위해 많이 노력해주셔요. 다양한 지원을 받을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산 서원에서 그리는 사군자, 비비정 문화유랑극단


비비정마을은 만경강변에 있는 문화예술체험마을이다. 비비정마을에는 만경강 일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비비정, 삼례 양수장, 만경강 철교 유서 깊은 문화유산들이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정몽주, 송시열 같은 유명한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호산서원 마을 주민들에게 소중하다. 문화 공동체인 <비비정 문화유랑극단> 활동 공간이기 때문이다.


모임은 2012 마을 경로당에 모여서비비밴드 결성하며 시작됐다. 비비정마을 주민들은 사회혁신을 위한 거버넌스인 희망제작소에서 지원을 받아 아코디언, 드럼, 전자기타, 색소폰 같은 악기들을 장만하여 마을에서 공연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회원들이 점점 고령화되면서 밴드활동이 힘들어졌고 결국 중단되었다. 마을이장과 문화이장을 겸임하고 있던 안미옥 대표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밴드 대신 누구나 쉽게 배우고 따라 있는 난타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비비정 문화유랑극단>. 금요일마다 모여 열심히 난타를 연습한 끝에 전라북도대회에 나가서 수상도 했다.

코로나19 공연이 힘들어진 이후에는 호산 서원에서 사군자를 그리고 있다. 국승신 화백의 도움 덕분이다. 국승신 화백은 전북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로, 국전에서도 여러 입선한 내실 있는 예술가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농민화 마을 전시회 관람한 국승신 화백이 감명을 받아 주민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인근 주민 사람들까지 가세하여 회원이 12명까지 확대되었다. 문화가 삼례의 전통이 있길 고대하며 3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INTERVIEW 문화이장 안미옥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바뀐 것들이 있나요?

전에는 문화를 막연하게 TV에서 보는 공연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문화공동체지원 프로그램을 하면서 처음으로 생활 속에서, 마을 안에서도 문화 활동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저도 그렇고, 저희 회원 중에는 문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예쁘게 입고 공연하는 가지 않아도 마을에서 농사짓다가도 잠시 호미를 내려놓고 시간 내서 문화 활동을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어요. 그게 가장 변화인 같아요. 오일장 때문에 바빠도 매주 토요일 그림 그리러 오시는데 그분들에게는 시간이 가장 기쁨이에요. 저희가 활동하면서 같이 점심을 먹어요. 같이 점심을 먹는 것도 하나의 문화인 같아요. 함께 모여서 이야기 나누고 먹고 즐기는 공동체 문화가 많이 사라졌잖아요. 저희 마을에서 이런 문화가 다시 살아나는 같아서 기쁩니다.


-활동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모이는 것이 조심스러웠어요. 그러다 보니 초반에 으쌰으쌰 하면서 모였던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았어요. 그렇지만 이제 거리두기가 풀리다 보니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활동 자료가 많은데 정리하기가 힘들더군요. 이런 어려운 점들은 있어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회원 중에 67 되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칠순 생일잔치 전시를 계획하고 계셔요. 저도 62세인데 칠순 저희 집에서 전시를 열려고 해요. 비비정 예술열차 앞에서 사시는 분도 전시 준비를 위해 작품을 모으고 있어요. 꾸준히 그림 그리고 전시하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찾는 여행, 엄마의 방학


찾기 위해 모인 엄마들의 공동체 <엄마의 방학>. 결혼하고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그저 엄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찾기 위해 모였다. 완주 고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엄마공동체 <엄마의 방학>이다.


<엄마의 방학> 리더 김지영 씨는 아이에게 방학이 있듯 엄마에게도 방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도 아이들과 함께 배낭여행을 있다고 깨닫게 해준 오소희 작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고민을 털어놓는라라랜드를 찾아서 기획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책모임이 시작됐으며, 나아가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최근에는 엄마들의 공유 작업실도 마련했다. 대부분의 집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있어도 엄마를 위한 공간은 드물다. 책읽기 모임이나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면 엄마들은 주방 식탁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상황이 여의찮으면 카페에 가기도 한다. 엄마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던 씨는 임대아파트를 얻어 함께 작업할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그곳에서 편하게 책을 읽기도 하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기도 하고, 명상을 수도 있다. 때로는 만화책을 읽으며 마음 편히 있도록 만들었다. 공간의 이름은딩가딩가’. 편안한 분위기에 여행처럼 즐길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편견을 넘어 이해와 공감으로, 아리아리


완주 상관면에는 정신재활시설의 회원과 종사자들이 모여 만든 문화공동체 <아리아리> 있다. <아리아리>길이 없으면 만들어 나가자 뜻의 순우리말. 회원들은 이름처럼 차별과 편견을 문화로 이기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아리아리> 회원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온 사람들이다. 치료에 전념하느라 다양한 사회활동도 문화활동도 경험하지 못했던 회원들을 위해 만든 것이 문화공동체 <아리아리>. 


정신재활시설의 정신건강간호사이자 <아리아리> 대표 김언경 씨는 완주문화도시추진단의완주 컬쳐 메이커스 스쿨 통해 공동체 활동을 접하게 됐다. 시설의 회원들을 위해 있는 일을 고민하던 그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활동은 마을 사람들과 <아리아리> 회원들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이었다. 환각과 환청, 망상, 기이한 행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많은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다. 오랫동안 정신재활시설의 폐쇄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카메라 렌즈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며 마을 주민과 시설의 회원들은 비로소 서로를 향해 이해의 걸음을 내디딜 있었다. 사진 작업의 결과물은 전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편견과 차별로 마음을 닫은 다른 정신장애인들에게도 위로와 동기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아리아리> 회원들이 변하는 계기가 됐다.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자신을 낮추던 이들에게 작가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자기 낙인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아리아리> 천연염색, 캘리그라피나 그림, 토탈 공예 분야를 넓혀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서로 즐겁게 웃으며 활동하는 것에 가장 의미를 두고 있지만, 단순히 문화 활동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통한 수익 창출로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매일매일 지구의 ’, 바오밥


4 22 지구의 . ‘매일매일 지구의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성냥과 밀랍 초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 환경 공동체 <바오밥>이다. <바오밥>지구를 위해 식물을 심으세요 콘셉트로 구근을 차례 판매했고, 수익으로 성냥과 밀랍 초를 만들었다. 잠깐이라도 전기를 사용하는 대신 초를 켜서 지구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취지이다.


<바오밥> 방선영 대표는 기후 위기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환경 운동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 결과 영화 상영회와 채식 수업을 떠올릴 있었다. <바오밥> 편의 기후 위기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며 지금 당장 환경을 위한 일을 실천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샐러드와 두부 덮밥, 그리스와 중동에서 주식으로 먹는 피타 브레드도 함께 만들어 먹었다. 채식은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인 만큼 맛있고 다양한 레시피를 공유하면 좋을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는모두의 먹거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의 먹거리 기후 위기로 초래될 먹거리 위기에 대비해 과실수를 심고 가꾸어 공공 다수를 위한 지속적인 먹거리를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도내 환경단체들과 함께완주군 자원순환 기본조례촉구를 위한 세미나에 참여하여 어떻게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바오밥> 최종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지구적 관점에서 어떻게 환경을 바라봐야 할지 깨닫게 하는 . 지구와 함께하는 삶을 위해 <바오밥> 오늘도 분주하다.


INTERVIEW 바오밥 대표 방선영

-기후 위기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으로서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이 있다면?

공동의 힘이 작용하면 개개인이 있는 영향력보다 힘을 발휘할 있어요. 기후 위기는 환경의 문제를 넘어서는 영역이에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가 함께 일어나야 해결할 있을까 말까 정도의 심각한 위기죠. 세계적인 이슈이고요. 그래서 어느 문제보다도 공동체의 힘이 필요해요. 작은 공동체라도 이곳저곳에서 함께 일어나서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저도 지역에서 그런 연대에 힘을 보태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활동하면서 어떤 변화를 느끼셨나요?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을 느껴요. 완주에 환경에 대한 이유가 많이 있고, 작년에는 여러 가지로 환경에 대해 인식이 많이 높아지는 계기들이 있었어요. 저희도 부족하지만 그런 흐름에 작은 힘을 보탠 같습니다.


-올해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에는 크게 가지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하나는 채식을 생활화해서 같이 즐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물 심기예요. 자연에 대한 경험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해요. 메타버스와 같이 가상 세계에 접어들면서 자연을 경험하고 접할 기회가 줄어드는 거죠. 특히 우리 아이들은 접하기 힘들어질 거예요. 식물은 탄소를 다시 아래로 저장하는 역할을 해요. 환경을 위해서도, 자연에 대한 거리감을 가깝게 하기 위해서도 식물 심기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 식물을 심는 활동을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예요.





음악으로 국경을 넘다, 온음표


모악산의 정기가 가득한 완주군 구이면에는 카페가 있다. 그곳의 이름은별마당’. 쌍화차와 대추차, 그리고 생맥차가 주력 메뉴인 전통 찻집이다. 실외 곳곳에 설치된 화분과 조형물은 때로는 앙증맞게 때로는 도전적으로 있고, 실내는 카페지기인 김옥자 씨의 취향이 잔뜩 묻어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인테리어가 좋고, 차가 맛있어서가 아니다. <온음표>라는 문화 공동체 활동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온음표> 노래로 세계여행을 하는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옥자 대표는 문화이장 활동을 하며, 구이가 평화롭고 조용해 은퇴한 사람들이 귀촌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고, 호수 마을이 있어 문화예술을 향한 욕구가 많지만 그것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표는 구이에 사는 젊은 예술인들을 초청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따라 진행된 5회의 수업에서 30분은 유럽 여러 나라의 민요를 듣고, 나머지 시간은 그것을 함께 부르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른들은 차를 끓여 대접했고, 청년들은 자료를 준비해서 수업을 했다. 사람들은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별마당 떠나지 않고 서로서로 모여 앉아 까마득한 학창 시절에 불렀던 외국 민요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임도 여행도 금지된 시간 속에서 <온음표> 자체만으로도 탈출구가 것이다.


마지막 수업에서는 앞서 배운 가장 가슴에 닿았던 곡을 발표했다. 그동안 배운 것들을 퀴즈 형식으로 점검하고, 맞춘 사람에겐 상품을 주었다. 고무장갑이나 손수 수세미처럼 정감 가는 것들이었다. 음악으로 세대를 허물고 이야기꽃이 피는 . 이곳은 <온음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