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회 백제기행 - 예술기행 스물하나 (1)
- 사람과 역사, 그리고 디자인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기념전 <엔조마리展>, <간송문화展>
국립현대무용단 예술 감독 신작공연 <이미 아직>
지난 5월 17일 토요일, 마당은 152회 백제기행으로 서울을 향했습니다. 역사의 터전 위에 7년의 산고를 거쳐 탄생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기념전과 전통의 요소를 현대무용에 결합시킨 국립현대무용단의 신작 <이미 아직>까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그것에 뿌리를 둔 예술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2014년 3월 21일, 수많은 제약과 논란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7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으로 읽히기엔 세계 최대 3차원 건축물의 형태와 위용, 장소가 가진 역사적 배경이 만만치 않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1396년 축조가 시작된 서울성곽과 이간수문이 있었으며 동대문 운동장으로 오랜 시간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한 역사적 장소입니다. 600년 역사를 지닌 아시아 동쪽 관문이라는 장소적 맥락과 서양의 실험적 건축 이론을 축하는 중동 국가 태생의 자하하디드와의 만남은 건물 구축 과정 내내 중요한 여정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DDP의 착공과 함께 이 장소의 역사적 발굴과 복원 작업이 함께 시작되었는데, 265m의 서울성곽과 이간수문, 하도감터(서울성곽을 지키는 군사들의 훈련터) 등의 건물지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 장소들은 3곳의 야외 유구전시장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이곳을 축으로 공원부와 건물부를 나누고 공간의 진입과 건물을 조합하는 공간의 틀로 잡아 동대문의 과거를 조용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최초 국제지명초청설계경기 방식을 통해 설계 작품을 선정해 화제가 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DDP의 건축 설계는 이라크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여성 디자이너 자하 하디드가 맡았습니다. 자하 하디드는 새벽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DDP가 위치한 동대문 인근 지역의 역사, 문화, 사회, 경제적 맥락은 물론, DDP를 통해 동대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환유의 풍경’을 제안하였습니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외부를 둘러본 전문가들은 건축·디자인 측면에선 다양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향후 운영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5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이 거대한 공공건축물이 세금을 투입한 만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DDP가 한국 디자인 문화의 신기원을 이루는 ‘보물단지’가 될지, 아니면 연 300억 원의 운영비가 드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해 ‘애물단지’가 될지 성패의 관건은 프로그램을 얼마나 알차게 운영하느냐에 달렸습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했을 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공정률은 64%였다고 합니다. 박원순 시장은 60여회 차례에 걸쳐 3만 여 명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만든 DDP 미션인 ‘세계 디자인 메카’를 ‘시민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Design with People)’으로 바꿨습니다. DDP를 ‘디자인·창조산업의 발신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 백종원 대표는 “디자인과 창조산업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보여 줄 것”이라며 “DDP가 시민들이 꿈꾸고(Dream) 만들고(Design) 즐기는(Play)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24시간 활성화’, ‘60개 명소화’, ‘100% 효율화’라는 3대 핵심 전략을 통해 이를 구체화시킬 방침입니다.
[기행 후기] 건축과 전시, 무용으로 만난 전통과 현대의 조화 (글 : 방재현 문화저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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