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한국의 꽃심이고, 꽃심은 대동ㆍ풍류ㆍ올곧음ㆍ창신의 정신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어 새로운 문화와 세상을 열어가는 전주정신이다. 전주는 모두 함께, 멋과 올곧음으로 새 세상을 열어가는 한국의 중심이요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이것이 전주가 표방하고 가져가고자 하는 미래가치요 전주정신이다.
2016년 올해 6월 9일 전주시민의 날에 전주시는 전주정신, "한국의 꽃심, 전주"를 선포하였다. 전주사람들에게는 '대동ㆍ풍류ㆍ올곧음ㆍ창신'의 특질과 정신이 있고, 이 네 가지를 아우르는 전주정신이 '꽃심'이라고 규정하였다.
'꽃심'은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최명희의 『혼불』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진 순우리말이다. 전주정신 '꽃심'은 최명희가 말한 꽃의 심, 꽃의 힘, 꽃의 마음이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상의 중심 옴파로스(배꼽)의 의미이다.
대동(大同)은 넉넉한 심성으로 타자를 배려하고 포용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상생의 정신이다. 전주가 사람살기 좋고, 문화예술이 발전한 데에는 이에 기반하고 있다. 전주사람 정여립이 대동계를 만들어 새 새상을 꿈꾼 것은 대동의 세상을 열망한 지역성에 기반한 것이다. 비록 정여립이 말한 대동이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은 아니지만, 당대로서는 혁신적이고 더불어 사는 최선의 방안이었다. 조선말 새로운 종교 천주교와 개신교가 전주에서 꽃핀 것도 전주사람들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과 넉넉한 심성에 요인이 있다. 동서양의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전주는 포용과 수용, 대동과 상생의 도시이다.
풍류란 문화예술을 애호하며 품격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풍류란 속된 일을 떠나서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이다. 여유와 자유분방함, 포용과 융합의 정신으로 멋스럽고 운치 있는 일을 추구하며, 자연을 벗삼아 멋과 예술을 알고 즐기는 것이 풍류이다. 전주는 소리, 서화, 음식 등 풍류문화가 빼어난 풍류의 도시이다. 전주를 옛부터 멋과 맛의 도시라고 한 것은 이런 풍류문화에 기인한다. 풍류는 전주 전통문화의 기반이요 전주 문화예술을 끌어오고 발전시킨 견인차이다. 풍류는 전주사람들이 중앙에 진출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전주의 경제적 풍요와 넉넉한 심성이 가져다 준 전주사람들 본래의 성향이다.
올곧음은 의로움과 바름을 지키고 숭상하는 절의정신이다. 올곧음은 선비정신의 근간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여 품격 있고, 고결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청아한 정신이다. 이런 절의 정신으로 전주사람들은 임진왜란 때 전주와 전라도를 수호하고 국난극복의 주역이 되었다. 전란 중에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냈고 태조어진을 수호하였다. 전주를 양반의 도시라고 한 것은 전주사람들의 점잖음과 절의정신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조선말 호남 최고의 유학자로 나라가 망하자 후학양성에 온힘을 쏟은 간재 전우가 전주사람이다. 그런가하면 전주에 장인문화가 발전한 것도 전주장인들의 올곧은 장인정신에 토대하고 있다.
창신은 전통을 토대로 새로운 사회와 문화를 창출해 가는 정신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전통을 잘 보존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간 도시가 전주요 전주사람들이다. 전주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것은 전통을 지키려는 전주사람들의 각별한 노력과 전통에 의한 결과이다. 전주는 또 새 왕조를 개창하고 새 역사를 열어간 주역이고 기반이었다. 후백제 견훤은 전주를 도읍으로 하여 삼한통일을 꿈꾸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전주를 본향으로 새 왕조를 개창하였다. 전주는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한 세상을 꿈꾼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으로 관민협치의 새 역사가 구현된 곳이기도 하다.
전주는 한국의 꽃심이고, 꽃심은 대동ㆍ풍류ㆍ올곧음ㆍ창신의 정신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어 새로운 문화와 세상을 열어가는 전주정신이다. 전주는 모두 함께, 멋과 올곧음으로 새 세상을 열어가는 한국의 중심이요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이것이 전주가 표방하고 가져가고자 하는 미래가치요 전주정신이다.
지역 정신과 정체성 정립은 전주만의 일이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공통된 과제이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안동정신으로 선포하였다. 경상북도는 정의ㆍ신명ㆍ화의(和議)ㆍ창신을 경북의 정체성과 혼으로 규정하고, 네개의 단어에서 한 글자씩 따고 한국을 앞에 붙여 '한국 정신의 창'이라고 하였다. 중국 북경은 애국ㆍ창신ㆍ포용ㆍ후덕을 4대정신으로 하고 네 단어에서 한 글자씩 따서 '국신포후'라고 하였다.
지역정체성과 지역정신 정립은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키우고, 지역공동체를 강화하며,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역정신은 지역을 받쳐주는 뿌리요, 지역발전을 이끄는 동력이다. 지역정신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성(지속성), 고유성(독자성), 미래성(미래가치)을 갖추어야 한다. 즉 지역정신은 그 지역의 역사문화를 관통하면서 현재까지도 그 정신이 지역에 작용하고 있으며 지역의 미래발전을 끌어갈 수 있는 것이어 한다.
전주정신 정립을 위해 전주정신정립위원회가 구성된 것은 2015년 2월이다. 각 분야별 전공자로 위원를 구성하였고, 1년 반동안의 논의를 거쳐 전주는 꽃심의 도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전주정신 학술대회를 열었고, 시민 의견수렴도 수렴하였다. 지역원로들이 중심이 된 자문위원회와도 논의하였다. 전주정신을 놓고 여러 의견들이 개진되었고, 거센 논란도 있었다. 분야별로 의견차이가 있었고, 세대간에 생각이 다른 점도 있었다. 전주정신 '꽃심'은 이런 산고 끝에 얻어진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