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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 | 기획 [아이에게 책 읽히는 사회]
책, 함께 성장하는 벗으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책읽기
김미순(2017-03-15 09:15:28)

"책은 한권 한권이 하나의 세계다."(윌리엄 워즈워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었다."(빌 게이츠)

독서에 관한 수많은 명언이 말하듯 책이 주는 즐거움과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 다만 책을 즐기는 경기에 오르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을 뿐이다. 그나마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책이 주는 즐거움이나 가치를 따지는 것보다 책을 들고 다니는 풍경조차 낯설기만 하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 하길 원한다. 당장은 공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나아가 책이 아이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게 되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한해의 시작, 새 학기의 출발을 앞두고 거실을 서재처럼 꾸며볼까? 매주 도서관 나들이를 함께 할까? 전집을 들여 계획 독서를 실천해볼까? 부모는 수많은 고민과 결심을 하게 되고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아이에겐 끝나지 않은 숙제가 던져진다.
이쯤 되면 책 읽는 맛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독서의 참 멋을 실천하는 방법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의심해볼만하다. 수많은 책들과 잡지, 학교,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독서 비법을 참고해도 책읽기란 하루아침에 길들여지는 습관이 아닌 만큼 지속가능한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행복한 책읽기, 그 시작은 '함께' 그리고 '기본'에 있다.

"독서는 학습도구가 아닌, 삶의 일부다. 책을 읽으며 나를 들여다보고 타인을 보게 되며 세상을 좀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진짜 '공부'가 이것일진데, 지금의 공부는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으로 좋은 계층에 이르는 데 방점을 찍고 있어서 독서를 공부로 생각하기 때문에 쉬울 수 없다."

독서교육활동가로 숱한 시간을 아이들과 성인들과 책으로 만나온 황희정씨의 조언으로 행복한 책읽기의 기본을 들여다봤다.


학년에 맞는 독서가 아닌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 고르기

똑같은 아이는 없다. 같은 학년이라도 발달 정도와 성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과 발달 정도에 따라 적합한 책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인 발단단계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은 환상이나 꿈을 키워주는 책을 읽히는 게 좋다. 특히 이 시기는 '읽기'능력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인 만큼 아이가 책에 대한 흥미를 놓치지 않도록 옛 이이야기나 재미있는 동화책을 권하는 게 좋다. 또 초등학교 입학, 새로운 친구 등에 적응해야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정서적인 불안을 해소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적합하다.
중학년(3,4학년)의 경우 현실과 공상을 구별하고 도덕성을 내면화하는 시기. 때문에 역사나 위인의 삶을 엿보며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신화나 모험, 위인과 역사, 또래 우정을 주제로 한 책들이 도움이 되며 5~6학년의 경우 친구간의 관계, 우정, 집단행동, 자치활동 등에 관심이 높은 시기다. 이와 관련된 책을 연계해 읽게 하는 것이 효과적. 특히 감정이 성숙되고 지식이 확정되는 시기인 만큼 지식 정보 관련 책을 읽혀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든 아이마다 경험의 깊이, 사고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아이의 독서상황이 우선 점검되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부모의 관심과 관찰. 독서를 지속시키는 힘이 책에서 받은 기쁨, 감동에 있는 만큼 세심히 지켜보며 아이의 흥미와 관심이 어디쯤인지, 어떤 창의성과 잠재력을 지녔는지 관찰하며 관련 분야 도서를 권하는 좋다.  


부모와 자녀의 대안적 대화법, 함께 읽고 공감을 통해 성장한다. 

부모는 책을 읽지 않는데 아이에게만 책을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부모의 행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행동의 기준을 찾아가듯 책 역시 아이와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독서방법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그러하듯 책을 읽고 가볍게 이야기 나누거나, 정기적인 독서시간을 가지며 책을 통해 가족이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다만 책에 관해서는 답을 내리기보다는 아이의 생각을 무조건 존중해주어야 한다. 때론 엉뚱한 생각일지라도 아이의 생각을 온전히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것. 강요나 주입식 독서는 오히려 아이가 책을 거부하는 요인이 된다."

이 과정에서 황희정 전문가는 아이들이 책을 읽은 후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는 방법을 활용하라고 귀띔한다. 단순히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말하는 것보다 한 단계 나아간 창의적인 독서방법이 될 것이라는 것. 그 역시 아이들과 수업 시 즐겨하는 방법이다. 이때 답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질문자체가 아이의 사고를 여물게 하기 때문이다.
한창 인기를 모았던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법이 이와 같은 맥락이다. 둘씩 짝을 지어 질문을 만들어 답을 찾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발달시킨다. 유대인의 경우 어릴 적부터 일상이 되다보니 교육법 자체가 사고를 넓게도, 깊게도 하고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발달시켜왔다. 수많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서 있는 그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기에 많은 전문가들이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 것.
책에 관한 질문을 만들고 또래 아이들의 주요 관심 주제를 선정해 토론도 가능하며 스스로 질문을 하는 비판적 책읽기도 가능하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할 수 있어 질문노트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깊이 있는 독서습관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


독서모임에 적극 참여하라

부모의 책 읽는 모습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부모 역시 책을 통해 공부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혼자가 힘들다면 주변의 독서모임에 적극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특히 전주는 독서모임이 활발한 도시 중 하나다. 최근 전주시는 독서동아리 1,000개를 목표로 정책적인 움직임이 분주하다. 때문에 다양한 지원이 가능한 기관을 통한 참여나, 거리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 아파트 단지 내 혹은 또래 부모끼리 교육에 관련된 도서나 인문학을 읽고 이야기하는 소소한 모임도 추천할만하다.
주제 또한 긴 호흡을 가지고 아이가 책을 즐길 수 있도록 '리더', '성공', '상위 1%'라는 학습적 목표를 포함한 주제보다는 '행복한 책읽기'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기회를 주는 것, 세상 속에서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찾아가는 과정으로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먼저 부모가 경험하고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서교육전문가 황희정씨는 쪽구름도서관 독서프로그램과 방과후 학교토론 수업을 맡고 있으며 청소년독서동아리 청나래(청소년 세상을 향해 나래를 펴다) 운영지기다. 또 1년에 한번, 전주지역 100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청소년인문독서포럼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아이 독서를 돕는 부모가이드북 추천

「부모라면 하브루타로 교육하라(저자 전성수/예담프렌드, 2012)
세계 0.25% 인구, 세계 45위의 지능으로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유대인들의 삶과 교육을 엿볼 수 있다. 하브루타 교육법이 무엇이며 우리의 자녀 교육에 하브루타를 어떻게 접목하고 실천할 것인지 적용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저자 황선준, 황레나/예담프렌드, 2013)」
자신감과 행복지수 세계 최고인 북유럽 육아와 교육의 비밀을 담고 있다. 권위적인 한국 남자가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 유학에서 경험한 교육법과 자신의 세 아이를 키우며 얻은 노하우를 풀어내고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을 들려준다.
등 운영 전반을 청소년들 스스로 만들어나간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일들인 만큼 묵묵히 지켜봐주는 게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부하는 엄마들  김혜은, 홍미영, 강은미 | 유유 | 2014.08.04」
『공부하는 엄마들』의 세 저자 역시 평범한 주부이나, 공부를 시작한 계기와 과정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첫 장에서는 공부를 시작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자기의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다른 주부들의 구체적인 사례와 성과를 보여 준다. 나아가 엄마들이 하는 공부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공부가 앞으로 어떻게 퍼져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l 이권우 | 그린비 | 2008.08.25.」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살펴본『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지식 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소통을 위한 책읽기를 새롭게 제안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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