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말을 잘 풀어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사람인(人)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댄 형상을 본 따 만들어졌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사람과 사람은 서로 더불어 살아야 한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는 그것을 '공동체'라 부른다. 하지만 그 공동체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이든지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정읍에는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정읍시공동체활성화센터'이다. 이번 공간과 사람에서는 정읍시공동체활성화센터가 설립되기 전부터 '공동체'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온 양순임 팀장을 만났다.
'정읍시공동체활성화센터'는 본래 고창-정읍 지방자치단체 간 연계협력사업으로 진행 됐던 메이플-스톤 공동체센터로부터 이어졌다. 현재는 메이플-스톤 사업이 종료되면서 자연스럽게 메이플-스톤에서 진행하던 전국 마을 만들기 대회, 창안대회 등에서 바톤을 이어받아 더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운영해오고 있다.
"저희 센터는 2015년 4월에 설립됐어요. 정읍의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죠. 정읍시와 주민들 사이에 소통을 도와주는 매개자 같은 역할은 한다고 보면 되요. 작년 1월에는 정읍시공동체활성화센터와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가 통합되었어요. 밤낮없이 고민하고 뛰어다녔던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의 정읍-고창지역 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종료되었지만, 우리 모두 정읍의 마을만들기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활성화센터는 내장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구 전통공예관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센터에는 이미경 센터장을 비롯해 주민들의 리더교육, 역량강화 교육 등을 담당하는 교육지원팀과 센터 운영과 회계를 관리하는 운영지원팀, 창안대회와 공동체 현장방문 프로그램과 창조적 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을 담당하는 공동체 지원 1ㆍ2팀 등 총 네 가지 부서가 있다.
"지금은 센터에 총 9명이 있어요 교육지원팀에 서은희, 김건희 간사님과 운영지원팀에 장선준 팀장, 이현숙 간사, 그리고 공동체지원 1팀에 저와 박수현 간사, 2팀에는 최영진 팀장, 조병도 간사가 있죠. 이미경 센터장님을 포함하면 총 아홉 명이 되는 거죠. 지금이야 이렇지만 사실 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땐 팀장님과 두 분의 간사님밖에 없었어요. 3명이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었죠. 많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해야 하니 인력이 필요했어요. 모집공고도 내고 여러 방면으로 홍보도 하다 보니 팀원들도 차차 늘어났죠. 최근엔 젊은 친구들도 센터에 들어와 청년들을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센터가 가족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어요"
현재 센터는 정읍시민창안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정읍시민창안대회는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정읍시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읍형 마을만들기의 공동체 육성 프로젝트이다. '활력 넘치는 지역을 만든다'는 목표로 시민들과 공동체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씨앗 – 뿌리- 줄기- 열매단계 등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읍시민창안대회는 지역공동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메이플-스톤 공동체 센터가 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죠. 요즘 센터는 창안대회 일들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씨앗단계인 시민창안학교를 거쳐 뿌리단계, 줄기단계 팀들을 선발했죠"
물론 기존의 프로그램들만을 이어온 것만은 아니다. 센터에서는 항상 고민하면서 더 좋은 프로그램, 더 나은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 센터 기획프로그램인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그를 말해준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연령층에 구분 없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에요. 공동체가 꼭 성인들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정읍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지역상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훗날 우리 아이들은 정읍에서 살고 싶을까? 살고 있을까 이런 자문에서 시작됐던 고민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만든 것 같아요. 마을 들녘 살랑이는 풀 한 포기, 주름진 손으로 씻어내는 어른들의 땀방울들, 왁자지껄 퍼져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런 우리지역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처럼 센터에서는 정읍의 공동체들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만큼 진행에 있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은 피해갈 수 없었다.
"사실 어떤 일이든 무언가를 하기 위해선 조금씩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죠. 예를 들어 우리가 꿈꾸는 세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까지 선생님을 설득하는 게 참 어려웠어요. 아이들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다는 게 안전상의 문제나 잘 놀 수 있을지 등등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아서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선뜻 한다고 나서지 않았죠. 그럴 땐 일단 한 번 해보시라고 자신있게 권유했죠"
힘들게 운영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선생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 번 지원했던 학교에서 그 다음에도 참여하는 등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값진 노력의 열매를 맺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프로그램 설명을 할 때보다 반응이 너무 달라요. 앞서 말했듯이 프로그램 설명차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는 반신반의 한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있을까' 하고 말이에요. 선생님들이 걱정하는 부분들도 이해는 가요. 전주 한옥마을 같은 경우에는 잘 짜여진 프로그램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정읍이 적은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들 없이도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놀고, 잘 깨우쳐요. 놀아본 아이들이 더 잘 노는 법이에요.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선생님들이 너무 좋았다는 평을 많이 해요. 그런 모습들이 저희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이렇듯 정읍을 화목한 공동체 마을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이고 있다. 공동체 센터는 앞으로도 더 좋은 공동체 마을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고민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특별하게 공동체가 무엇이다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같이 모여서 함께 즐겁게 사는 것 그게 마을이고 공동체인 것 같아요. 그럴려면 그 평범한 명제들이 지켜나가려면 필요한 것들이 굉장히 많은거죠. 서로 양보도 해야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지만 나누기도 해야하고, 여러 가지 일들이 복합적으로 교차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