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았던 포켓몬스터가 20여년의 시간을 넘어 '포켓몬 고' 게임으로 등장해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 닌텐도의 포켓몬 캐릭터를 사용한 '포켓몬 고'는 지난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출시 6개월 만에 9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국내에서도 올해 1월 서비스 시작 1개월만에 약700만명이 이용하는 소위 대박 게임이 되었다.
위치기반(LBS) 증강현실(AR) 기술과 포켓몬 콘텐츠가 결합된 게임 '포켓몬 고' 열풍의 이유는 무었이었을까?
위치기반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여러 분야의 서비스가 있어왔다. 필자도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던 2009년말에 증강현실 기반의 길찾는 어플을 대단한 서비스라 생각하며 사용하였었고, 최근에는 네비게이션 제품에도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되고 있을정도로 여러분야에 적용이 확산되어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 되어있는 현실에서 위치기반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은 이미 특별한 기술이 아니게 되었다.
포켓몬고는 구글 사내 벤처인 '나이앤틱'에서 개발을 했다. 위치기반 증강현실 서비스의 기반이되는 지도의 세계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구글이고, 구글의 창업멤버인 존 행크로가 대표로 있는 벤처기업이니 그 기술력은 세계 정상급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 포켓몬고 성공의 중심에 콘텐츠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포켓몬스터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정도로 알고 있지만 게임으로 시작되었다. 1996년 이후 15종의 게임이 나왔고, e스포츠, 애니메이션, 라이센싱 등 20년간 5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20년 역사를 가진 글로벌 지적재산(IP) 콘텐츠로도 유명하다.
어릴적부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 익숙해진 20여년의 시간이 쌓아온 팬 층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이고, 시장에서 검증된 콘텐츠인 것이다.
또한, 예전의 포켓몬은 게임보이나 닌텐도 DS등 다른 게임기가 필요한 게임이었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즐길 수 있게 개발한 것은 친숙한 콘텐츠에 디바이스의 접근성을 더하는 파괴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럼, 스마트폰 기반의 증강현실 기술과 포켓몬 콘텐츠가 결합되어 열풍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무엇인가 부족해 보인다.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입하는 중독성의 요소가 필요한데, '포켓몬 고'는 SNS기반의 사회적 현상에서 요소를 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
SNS 사용이 익숙해진 사용자들을 150마리의 포켓몬을 모으기 위한 정보와 노하우 그리고 재미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결집시키고 이를통해 중독성 있고 오래가는 게임을 만든 것이다.
여기에 게임을 하면서 포켓몬 수집을 위하여 다리품을 팔아야하는 경험적 요소를 더하여 게임속의 주인공이 되는 로망을 실현 시켜 준 것이다.
종합해보면, 포켓몬고는 콘텐츠가 갖고 있는 인지도와 기대를 기술이 현실로 충족시켜 준 것이며, 세상에 없던 현실경험을 실현시킨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고, 이용자는 이러한 요소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포켓몬 고 열풍이 국내에서 얼마나 지속될까?
국내 서비스 출시 초기였던 1월말에 이용자가 약700만명에 달하였는데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약 500만명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는 것을 보면 열풍이라 불리던 관심이 조금은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지도문제로 국내 서비스가 제한되었던, 해외에서 인기있는 게임을 체험해보고자 했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거나 포켓몬 수집을 위해 여기저기를 다녀야 하는 경험적 요소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것 일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게임 이용자는 포켓몬고 게임이 가져다준 새로운 경험에 익숙해지고 식상해져 또다른 자극의 새로운 경험과 편리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고 사례로 알 수 있듯이, 기술과 콘텐츠가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시장을 지배하는 현대 콘텐츠 시장의 변화는 우리 기업들이 관심있게 바라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