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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 | 문화현장 [여성영화제 희허락락(喜·Her·樂·樂)]
여성의 소리를 담아 외치는 작은 영화제
강미선(2017-08-28 15:24:40)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 들어 부각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여성'이다. 이는 예전과 달리 여성의 경제적ㆍ사회적 진출이 많아져서 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일부 사람들은 '여성'만을 내세우는 말들을 페미니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주간이 양성평등주간으로 바뀐 것처럼 페미니즘은 동등한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었다. 여성발전기본법(1995년 12월 30일 제정)에 근거해 만들어진 여성주간이 2014년 5월 28일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양성평등주간 혹은 여성주간으로 불리고 있다. 양성평등주간에는 안양, 인천, 영천, 제주, 창녕 등 전국 각지에서 매 해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주에서도 이를 맞아 기념행사가 열렸다.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7일부터 8일까지 열린 여성영화제 '희허락락*喜·Her·樂·樂)'이다. '희허락락'은 양성평등주간(구 여성주간)을 기념해 전북여성단체연합에서 매 년 주최하고 있는 영화제다. 전주국제영화제처럼 대규모 영화제는 아니지만, 11년 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전통 있는 작은영화제라 할 수 있다.
매 년 여성 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는 전북여성연합단체는 정부 운영보조금 없이 후원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NGO)로 여성들의 경제, 정치 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야근 대신 뜨개질>과 폐막작 <오버워치>를 포함해 <거머리>, <바람이 분다> <야간근무>, <춤춰브라>, <파란나비효과>, <다가오는 것들>, <시국페미> 등 9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7일 독립영화관 저녁 7시 개막식 당일, 다소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로비엔 1시간 전부터 영화제에 참석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로비 한 켠에는 전북여성연합단체에서 만든 천연 화장품들과 면생리대를 전시ㆍ판매 하며 이목을 끌었다.
특히 개막식 당일에는 <야근 대신 뜨개질> 상영과 동시에 감독 박소현이 자리해 관객과 대화를 갖는 자리가 마련됐다. <야근 대신 뜨개질>은 사회적 기업 '트래블러스맵'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들이 야근과 휴일 근무에 대한 염증을 느끼고, 야근 대신 뜨개질을 시작하며 겪는 일을 그린 영화로 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나프(NAWFF) 어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는 우리에게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왜 그렇게 재미없어 보일까?', '일상속에서 사회적 이슈, 문제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전달할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하고 따스해질 수 있도록 우린 무얼 시도할 수 있을까?'라는 심오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이번 여성영화제에서 던지는 물음이기도 하다.
평범한 여성들의 일상을 보여주던 영화는 세월호, 촛불 시위 등 사회 이슈도 담아내는가 하면, 회사 대표와의 갈등과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대표와의 갈등을 겪던 직원들은 결국 '전원 퇴사'라는 파격적인 길을 걷는다. 여기서 감상포인트가 하나 있다면, 영화를 제작한 박소현 감독도 사실 등장인물 중 하나라는 것이다. 감독은 "사실 뜨개질은 나와 맞지 않았다"며 "대안학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상물을 만들던 교사였는데 뜨개질 대신 영상을 찍자고 마음 먹었다"고 제작비화를 밝혔다.
관객 은예진씨는 "변대표가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있는데 개인의 행복이 무슨 상관이냐?라고 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어떤 대의를 위해 희생이라는 측면과 개인의 행복은 병행할 수 없는 부분이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감독은 "사실 그 부분은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장면"이라며 "변대표가 남성적 언어로 말을 한다는 것을 느꼈고, 사실 대화를 이어가는 것에 힘이 듦을 느꼈다"고 말했다.
폐막식 역시 폐막작 <오버워치> 곽상탄 감독, 영시미 여성영화워크숍 회원들과 함께 연대를 위한 이야기 시간을 마련해, 어머니 역할을 했던 출연자가 시나리오 초안을 썼던 일화, 출연자의 실제 아들이 스텝으로 참여해 민망했던 일화 등을 전했다 다른 곳이 아닌 우리 지역에서 만든 단편여성영화 시사회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지 않나 싶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 들어 부각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여성'이다. 이는 예전과 달리 여성의 경제적ㆍ사회적 진출이 많아져서 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일부 사람들은 '여성'만을 내세우는 말들을 페미니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주간이 양성평등주간으로 바뀐 것처럼 페미니즘은 동등한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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