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 방윤수씨
국악계 최고의 등용문인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및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가 지난 11일 나흘간의 열띤 경연을 마쳤다.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본선에서는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을 열창한 방윤수씨(만 45세, 광주광역시)가 영예의 장원을 차지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방씨는 남원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소리를 시작, 성창순, 강도근, 전인삼 명창을 사사했으며 광주시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43년 역사를 간직한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지난해 심사위원 매수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전국 최고의 대회라는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데다 논란이 됐던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 수여되는 '대통령상'까지 박탈되는 수모를 겪었다.
사태수습을 위해 투입된 김명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올해 대회의 공정성과 대중성을 다질 초석을 마련한 만큼, 내년 대회에서는 반드시 판소리 명창부 장원부 대통령상 훈격을 되살려 대사습의 권위와 명예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전주대사습놀이 최초로 판소리 명창부 본선에 청중 평가단 제도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청중평가단 제도는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인 동시에 일반인이 심사를 통해 경연에 참가, 자연스럽게 대중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통령상 박탈과 심사위원 매수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올해 대회의 참가자가 205명으로 전년 270여명에 비해 대폭 감소했으며 특히 논란이 됐던 판소리 명창부는 참가자가 지난해 14명에서 올해 4명으로 줄어든데다 2명이 다시 기권하는 바람에 2명만이 본선에서 겨루는 불명예스러운 대회가 됐다. 농악부와 가야금병창부도 참가자 수가 부족해 예선을 생략했고 다른 부문 역시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올해는 대사습의 '민중성'을 되살리는 계기로 삼고자 전문 예인을 배제한 순수 아마추어들이 침여하는 특별 경연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운영미숙으로 역시 참가자가 부족한데다 행사가 취소되거나 시간이 지연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주대사습놀이 위상이 급격히 추락한 점을 아쉬워하는 시민들은 대사습놀이보존회의 철저한 반성과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전주대사습놀이에 대한 빠른 신뢰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입상자
▲판소리 명창부=장원 방윤수(45, 광주), 차상 김혜진(24, 전북 전주) ▲가야금 병창부=장원 송란(30, 광주), 차상 김지애(29, 서울), 차하 장혜윤(33, 전남 진도) ▲기악부=장원 여상근(26, 서울), 차상 김영산(25, 대구), 차하 박병재(22, 경기 포천), 참방 최용석(22, 대전), 장려 김호빈(29, 전북 전주)▲무용부=장원 전보현(22, 서울), 차상 강민정(35, 경기 광명), 차하 최예지(21, 전남 화순), 참방 염상현(30, 서울), 장려 이지현(44, 전북 완주)▲민요부=장원 금빛여울(25, 서울), 차상 허영현(52, 경기 광명), 차하 김영안(60, 경기 남양주), 참방 안선녀(54, 경기 성남), 장려 이민식(55, 경기 성남)▲농악부=장원 세한대학교 전통연희학과(임성민 외 51명), 차상 화성두레농악보존회(안병선 외 50명), 차하 춘천농악보존회(고명기 외 39명)
▲판소리 일반부=장원 정윤형(20, 서울), 차상 김유빈(22, 전북 완주), 차하 조정규(21, 전북 전주), 참방 지명인(21, 서울), 장려 정승준(25, 서울)▲명고수부=장원 추지훈(24, 전남 해남), 차상 송대의(21, 전남 화순), 차하 김한샘(24, 서울), 참방 소재성(51, 전북 전주), 장려 김민서(38, 서울)▲시조부=장원 이현택(62, 서울), 차상 박재우(62, 경북 구미), 차하 김인순(60, 전북 전주), 참방 이동명(51, 대구), 장려 이현배(37, 충남 당진)▲궁도부=장원 오양환(경남 창녕), 차상 서정일(세종)·고철석(광주), 차하 이재은(충북 단양)·김홍구(경북 경주)·홍영(광주), 참방 장규혁(충남 예산)·강병직(경남 합천)·원윤섭(강원 횡성)·강병권(전북 김제), 장려 백도석(전북)·강호실(경남 하동)·이대호(경북 경주)·임현종(경남 의령)·장현철(경기 고양)
2017 창작문화공간여인숙 레지던시
기운가득청년 프로그램 김혜숙전
2017 창작문화공간여인숙 레지던시 기운가득청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혜숙의 전시회가 9월 16일부터 10월 1일까지 군산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근대라는 이름의 관광지로 정비된 현재 군산의 모습에서 구시가지 해망로와 이면을 찾고자 노력했던 2년동안 탐구한 결과를 보였다. 작품은 '공실'이라는 전시의 주제처럼 현재의 모습을 담으려 찾은 길목들의 대부분은 비어 있고 과거 일본의 계류지였던 항구도시에서 당시의 북적거림이 사라져 버린 빈 풍경에 대한 작가의 관찰을 담고 있다. 마치 건축물의 도면처럼 아직 채워지지 않은 미완의 건물처럼 골격의 모습만을 담고 근대건축공간의 재구성 작업을 이어내고 있는 작품들이다.
서진옥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청년예술인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확장의 감정, 특히 불안에서 시작된 시대정신에 대한 그들만의 예술언어를 새롭게 생성하는 과정의 모습도 함께 담았다"고 소개했다.
창작문화공간여인숙이 2011년부터 진행해온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다양한 시선으로 지역을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속에 사는 사람과 사람에 대해 주목하여 더욱 가까운 관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기획되었다.
국립전주박물관과 함께하는
2017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지난 23일 전주국립박물관 앞마당에서 사회적기업 마당이 기획한 '2017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공연무대가 펼쳐졌다.
올해로 스물한 번째를 맞은 뜨락음악회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편안하게 우리 생활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문화예술의 참 의미를 찾는 공연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공연 첫무대는 '전북 비올리스트 앙상블'이 귀에 익숙한 영화음악 '여인의 향기 OST와 미녀와야수 OST 메들리와 팝음악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보컬 박라온과 기타 안강호, 콘트라베이스 송미호로 구성된 재즈트리오 '오늘'은 가을밤에 어울리는 달콤하고 로맨틱한 연주로 무대를 이어갔다. 아리랑 연주곡으로 세계무대에 호평을 받은 퓨전클래식 그룹 비아트리오는 국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지는 연주곡과 가족들과 함께 공연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널리 알려진 검은고양이를 믹스한 '헝가리의 고양이'를 해금을 메인으로 연주해 풍성한 공연무대를 펼쳤다. 마지막 무대는 팝페라 앙상블 라스트라다가 힘찬 목소리로 이태리 '가곡 메들리'와 영화음악 '넬라판타지아'를, 아롱다롱 어린이중창단은 창작동요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피날레는 두 공연팀의 합동무대로 동요메들리를 함께 연주하며 관객과 호흡했다.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스물여섯번째
허튼 가락, 경계를 허물다 판소리 현악 산조의 밤
사회적기업 마당이 주최하는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허튼가락, 경계를 허물다-셋'이 9월 6일부터 8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조'를 주제로 한 무대가 마련됐다. .
2015년 2016년 공연에서 전라도에 뿌리를 둔 '산조'를 주제로 각 악기 산조별 명인들의 농익은 연주에 젊은 연주자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무대로 기획해 호평을 받았던 '산조의 밤'은 올해 판소리와 현악기가 함께 하는 무대로 올려졌다.
<2017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무대에서는 산조가 지닌 자유로움과 열정, 즉흥성 등 시대를 뛰어넘는 연주로 왕기석명창의 판소리 박초월제 수궁가 눈대목과 이동훈 전북대 교수의 지영희류 해금산조와 비, 김일구 명인의 김일구류 아쟁산조가 관객들과 만났다. 또한 올해에는 명인명창과 함께하는 촉망받는 신인들의 데뷔무대도 관심을 끌었다.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연주한 서수진, 가야금산조 (최옥산류) 이혜인, 해금산조(지영희류) 조진용 등 젊은 연주가들의 무대는 세대와 세대를 잇고 국악의 트렌드를 가늠하며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가 평가받았다. 올해 연주에는 조용안, 전준호, 원완철, 원대근이 참여해 장단을 맞췄다.
이번 무대도 마당을 무대 삼아 관객과 소통해온 국악의 일상성을 되살리고자 정형화된 무대와 형식을 탈피한 '작은 음악회' 형식으로 한옥에서 진행됐다. 이런 방식은 산조의 특성을 부각시키고, 연주자와 더 가까이 소통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무대를 구성, 연주자의 자유로운 연주와 진행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1992년에 시작, 민간단체로서는 유일하게 26년 동안 지속해온 기획 공연이다. 숨은 명인을 발굴하고 전통문화예술보유자들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등의 성과를 이루며 우리 음악에 대한 열정과 그 품격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국악콘서트 다담 茶談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
국립민속국악원의 국악토크콘서트가 9월 27일 예음헌에서 열렸다. 30년동안 전국의 5일장을 찾아다니며 작업을 해온 사진작가 정영신을 초청한 자리.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한 그는 소리꾼 방수미의 사회로 5일장에서 만난 소박한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와 5일장의 쇠락과 함께 우리의 삶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정영신은 농민신문에 '정영신의 장터순례'를 연재, TBN의 '장터 속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골장터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기록을 모아 <시골장터이야기>, <한국의 장터>, <정영신의 전국5일장 순례기>,<장날> 등을 펴내기도 했다.
이어진 우리음악즐기기 시간에는 퓨전국악을 한단계 높인 그룹으로 평가받는 창작그룹 그림(The 林)이 공연, '판 프로젝트', '오름의 시간', '스프링댄스' '거미, 달을 삼키다'를 연주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의 다담 10월 프로그램은 한옥에서 연주하는 전통음악만을 녹음해 음반으로 만드는 악당이반(주) 김영일 대표를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해 '한옥에서 만난 귀한 소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남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주스프로젝트(JU's Project)가 출연해 삶과 고향의 정서를 담은 음악을 들려 준다.
전북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여류명창 5인전
전북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예술무대가 여류명창 5인전 '꽃보다 아름다운 춘향'으로 하반기 공연을 시작했다.
9월 7일 한국소리문화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첫 무대는 조통달 창극단장이 변성기로 목을 잃었을 때 그 한을 아쟁과 가야금산조에 실어내며 완성한 '우방 조통달류 아쟁산조' 연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여류명창 5인 첫 공연에서는 판소리 춘향가 중 '이별가', '망부가', '십장가', '옥중가', '동헌경사' 등 도립국악원 창극단 대표 소리꾼인 이연정, 차복순, 박영순, 장문희, 김세미의 소리로 이어졌다. 이날 공연은 춘향가중 백미라 할 수 있는 눈대목을 선보인 무대. 실력파 소리꾼 5인 각각의 섬세한 기교와 농익은 성음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자리였다.
11월 30일까지 선보이는 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예술무대는 전통춤의 맥을 선보이는 풍류화폭과 판소리' 심청가' 연창, 한국기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전라도 민속풍류, 전통과 교육과 연계된 기악, 무용,민요, 병창 등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이고 마지막 공연으로 창극단 정기공연 창극 '이성계'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전주 책 완판본
목판본과 필사본 비교 展
대장경문화학교(대표 안준영)가 운영하는 완판본문화관이 9월 1일부터 27일까지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 '전주 책 완판본, 목판본과 필사본 비교 展'을 열었다.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과 연계해 개최된 이번 특별 전시에서는 완판본 서책 중 목판본과 필사본의 비교가 가능한 한글고전소설이 전시됐다.
목판본(木板本) 한글고전소설은 내용을 책판에 새긴 후 인쇄해 제작한 도서나 출판물의 형태를 말한다. 필사본(筆寫本)은 인쇄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제작한 도서나 출판물의 형태. 목판본 한글고전소설이 생기기 전부터 전주에서는 판소리 사설, 이야기 등을 필사하여 책을 만들어 읽었다.
이후, 목판본의 출현으로 손쉽게 책을 구할 수 있게 됐으나 이야기책을 손으로 베끼며 자신의 마음에 맞게 상상력을 동원해 고친 것들이 새로운 소설의 이본(異本)을 만들어냈다.
19세기 후반부터 방각본 소설의 출현과 함께 발달한 목판 인쇄 문화는 동일한 형태로 대량 출판을 가능하게 해 출판물의 유통과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주의 완판본은 대체로 반듯이 쓴 해서체로 돼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열녀춘향수절가』, 『별춘향전』, 『홍길동전』, 『조웅전』 등이 전시됐다.
김선태 개인전
김선태씨의 열여섯번째 개인전이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전주우진문화공간리에서 열렸다.
전시된 작품들은 밑면을 프레스코로 처리하고 요철기법을 사용하여 석공이 돌에 공력을 들이듯 가녀린 아름다움을 지닌 들꽃을 세밀하게 새겨 표현한 작품들.
마치 오랜 세월 풍화를 겪은 벽화나 화석에 새겨진 들꽃처럼 생명과 생동이 느껴지면서 모질게 피어난다. 꽃의 속살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들꽃 그림은 오랜 부침으로 투박한 부조적인 느낌이 강하고 푸근하다.
빠르고 쉽게 하는 작업보다는 조금 더디더라도 정성들여 느리게 시나브로 해온 작업의 산물로 평소 한 가지 색을 취하기 위해 파내고 깎고 문지르고 칠하고 지우고 닦기를 반복하면서 어렵게 얻어내는 색채와 형태, 또한 다듬고 가다듬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여 겨우 들꽃 모습을 취하는 과정에서 삶의 지난한 도정을 돌이켜 보게 되는 작품들이다.
평론가 김도영은 "그의 예술정신은 철저하게 한국적 순수예술의 성격을 드러내고, 본질적으로 회화적이고 미학적이면서 한국적 새로움의 심미를 창출하는데 커다란 족적으로 각인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개인전으로는 열여섯번째. 국내외 다양한 기획 초대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으며 제8회 전라미술상, 환경부장관상, 미술지도자상(1997),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1984, 1989, 1990, 1991) 등을 수상했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미술조형학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