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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 기획 [창간기획 ①]
변화를 이끈 문화저널 속 이슈
성역 없는 취재와 비평
황경신(2017-12-11 11:20:36)

지역 문화예술계의 이슈들을 건강하게 이끄는 일은 매달 문화저널의 가장 주요한 작업이었다. 취재기자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살피고 끄집어낸 사건과 현황, 대안들은 지역문화예술 현장의 기촉제가 되기도, 지속적인 메아리로 그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건강한 서점문화를 제안하다
1993년 책의 위기와 함께 찾아온 서점의 위기는 우리 문화의 큰 기둥을 차지하는 책에 대한 문화저널의 의식에도 큰 고민이 되었다.
이 때부터 사라져가는 전북서점의 현황을 살펴보고, 대형서점의 등장을 우려한 '교보문고 백지화의 속사정과 지역서점의 역할', 전문서점의 역할과 현황 등은 시대가 변해도 영원한 책의 정거장 서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시작이었다.
이후에도 독립출판 현황과 동네책방 탐방기 등 책과 서점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문화저널의 시선은 계속 됐다.



전북지역 공립미술관 건립 논의의 문
1999년 '전북에 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다소 직접적인 제목을 내 건 특집기사는 계획만 들쭉날쭉 하던 전라북도의 미술관 건립에 힘을 보탰다.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회장치로서의 미술관의 역할과 가치를 논의하며 타시도 사례는 물론 전국 국공립 미술관 관계자, 전문가들과 함께 한 특별좌담회는 공간 만이 아닌 내용을 충실하게 담아내는 미술관 운영의 좌표로 충분했다.
전북도립미술관 건립 이후에도 2008년 '공공미술관의 위상과 역할, 전북도립미술관의 운영성과와 과제' 등 그 운영과 방향성을 시시때때로 점검해가며 공공성과 예술성을 오롯이 담아내는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에 걸맞는 대안을 제시해왔다.



'전주한옥마을'을 통해 본 도시정체성 문제 진단
한옥마을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2002년부터 문화저널 또한 한옥마을의 방향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옥마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은 전주의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도시 정체성과 밀접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또한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의 민간위탁이라는 지역의 첫 실험이 시작된 곳이기도 했다.
2000년 '도시 정체성 찾기와 역사 상업주의'라는 특집을 통해 '건설'과 '개발'로 난무해지는 도시 정체성 찾기의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한옥마을로 대표되는 전주 도시 정체성 진단을 위해 2003년 전주시 한옥마을 민간위탁시설 점검을 통해 파트너쉽 형성과 신뢰구축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 책임과 권한의 경계를 면밀히 살폈다. 문화를 일구고 가꾸는 기반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는 것이 문화저널의 일관된 생각이었다. 이후에도 2004년 '한옥마을 민간위탁, 반년의 기록', '한옥마을 사람들'을 통해 한옥마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으며, 한옥마을에서 확장되는 전라감영 복원 문제도 함께 들여다보았다. 2004년 '전라감영복원 구도심 활성화 출구인가, 걸림돌인가'를 통해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의 도시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확장해 나갔다.
이후에도 2014년 특집 '전주 한옥마을, '슬로시티' 맞나요?', '없어지고 허물어지고...갑오년, 그 역사적 현장의 비극' 등을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점검을 기울여왔다.



공립 문화예술기관의 민영화를 통해 본 문화생태계
지금은 대부분의 문화예술기관이 민영화를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2000년 대 초반 공립 문화예술기관의 민영화는 전국적인 문화이슈였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인력, 타 지역 문화기업이나 재단의 유입 등으로 문화생태계의 지형을 바꾸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또한 준비되지 않은 민영화의 갈등과 위기는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2001년 전라북도의 최대 문화공간으로 건립중이었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민간위탁은 첫 시작부터 많은 갈등을 낳았다. 이는 단순히 민간위탁 문제에 머물지 않고 문화행정의 문제까지 드러난 이슈였다.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채 진행된 민간위탁의 문제는 불 보듯 뻔했다. 문화저널에서는 '한국소리문화전당, 부실행정으로 발목 잡힌 문화예술의 요람' 특집을 시작으로 전북 민영화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펴보고, 재정확보 대책을 촉구하는 의견을 실었다. 개관 이후에도 집중점검을 통해 예술경영의 효율성을 진단해가며 공공성과 창조성에 의한 문화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민영화의 바람은 관립예술단에까지 영향을 끼쳤고, 2004년 문화저널에서는 '기로에 선 관립예술단'이라는 기사를 통해 관립예술단의 경쟁력과 예술성을 지속하기 위한 현장의 고민과 전문가 제언을 싣기도 했다. 예술의 경쟁력 확보가 동력이 될 것인지, 함정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모두의 몫이었다.



놓치지 않은 문화현장과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
이 밖에도 매달 특집기사에서는 거꾸로 가는 지역문화 현장과 지자체의 문화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인명작업 또한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던 '전북인 동산사업'에 대규모의 임의적 역사 만들기를 경계하는 비판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으며, 위기에 처한 지역방송의 현실과 위성방송의 본질을 논하는 특집기사를 싣기도 했다.
해마다 수 십개의 축제가 열리는 현장을 취재해 지역문화축제의 현황과 과제를 싣는 특집은 빠지지 않았다. 축제의 시대, 그 본령을 찾는 일은 공동체문화의 가치를 실천하는 문화저널의 당연한 작업이었다. 2005년 200호 특집 '전주의 선택, 전통문화중심도시로 가는 길', '주민자치센터와 문화의 집의 효율적 운영' 등 도시와 시민의 문화환경과 밀접한 이슈들도 문화저널 특집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과제들이었다.
앞서가는 이슈 다루기 답게 2008년 전라북도 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재단 설립의 방향을 통해 '문화복지' 개념을 주요하게 다루며 문화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기도 했다.
2015년 '초코파이와 전주, 그리고 한옥마을', '버스킹, 한옥마을에서는 안되나요?,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그 경계', 2016년 '2016년 종이위 작은 기적, 기록의 힘', '레지던시, 창작과 지역을 향하다', 2017년 '지역출판문화의 부흥을 꿈꾸다', '전주 대사습놀이, 위기에서 길을 찾다', '소극장 고군분투기', '전북에 가야사가 온다' 등 최근까지도 지역문화예술계의 놓칠 수 없는 문제와 미래를 위한 특집기사들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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