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오늘에 있게 한 성장원동력인 석탄! 석탄산업은 1957년 이후 1966년까지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황금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른바 '연탄파동'으로 연료정책이 바뀌며 전성기는 막을 내리게 된다. 탄광은 파산하고 광부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그 비어있는 애환의 자리에 되살아 난 공간들.
탄광근로자들과 주민들이 광부들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동원탄좌에 세운 <사북석탄역사체험관>, 폐광 터에 남겨진 흔적 위에는 예술을 캐내는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거듭난 <삼탄아트마인>이 있다.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볼 수 있는 생활사 박물관인 <철암탄광역사촌>도 들러볼 수 있다. 화재와 IMF 등 침체기를 겪었지만 수공예품과 문화 예술로 확 달라진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도 반갑다. 과거 석탄산업의 잊혀져가는 산업유산과 생활상, 역사의 흔적을 찾아 검은 보석, 석탄의 땅. 강원도로 찾아간다.
사북석탄역사체험관
동양 최대 민영탄광으로 꼽힌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1978년 국내 석탄 생산량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그러나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2004년 10월 문을 닫았으며 현재는 사북석탄역사체험관으로 운영 중이다. 동원탄좌는 폐광된 후 흔적이 사라진 다른 지역의 탄광과 달리 48m 높이의 수직갱 타워를 비롯해 광부들이 사용하던 시설들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역사 체험관이다. 광산시설물 철거 현장에서 발굴된 2만여점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실제 폐광을 입갱할 수 있는 광부인차 탑승 체험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삼탄아트마인
우리나라 무연탄 생산 중심지였던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삼탄아트마인. '삼탄'은 우리나라 대표 탄광 중 하나였던 삼척탄좌를 뜻하며, '아트마인'은 탄광의 영어식 표기인 '콜 마인(Coal mine)'에서 따왔다. 석탄을 캐내던 광산에서 예술을 캐내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국적으로 문화예술 공간이 많지만, 삼탄아트마인은 실제 폐광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964년에 문을 열어 산업시대의 메카로 번성하다 2001년 10월에 문을 닫은 탄광의 역동적이면서 가슴 아픈 역사를 밑바탕에 깔고 예술의 씨앗을 싹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철암탄광역사촌
빈 공간들을 중심으로 철암역 인근은 철암탄광역사촌 박물관이 조성되어 태백시 철암역 탄광촌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보여준다. 건물은 까치처럼 커다란 몸통에 가느다란 다리를 가졌다고 하여 '까치발 건물'이라고 불렀다. 철암탄광역사촌의 전시장은 6개 테마로 구분된다. 한양다방 건물에는 까치발의 방, 자연의 방, 희망의 방 등이 있고 봉화식당 건물에는 Art of 철암, 오래된 풍경, 석탄의 방 등이 있다. 진주성 건물에는 철암다큐멘터리, 복합문화공간, 뮤지엄 숍 등이 있고 호남슈퍼 건물에는 전망대, 철암의 발굴, 태백의 창, 호남슈퍼갤러리가 들어섰다.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원주중앙미로예술시장은 50년대 초 생성되어 중부 영서권을 아우르는 대표 시장이었다. 고속도로의 개통과 대형마트의 출현으로 상권이 위축되던 전통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문화 예술을 토대로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레지던시 사업을 통해 작가들이 시장 2층으로 들어와 시장을 밝게 변화시켰으며 다양한 청년 사업가들이 수공예, 홈쿠킹 공방을 열어 새로운 형태의 문화 예술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TIP. 뮤지엄 산
산속에 감춰진 Museum SAN(Space Art Nature)은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작품이다.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까지 갖추어 2013년 5월 16일 한솔뮤지엄으로 개관했다. 이후 2014년 3월 현재의 이름인 '뮤지엄 산'으로 변경했다. 대지 면적 7만 1천1백72㎡, 전시 공간 5천4백45㎡, 관람 동선만 2km 이상이 되는 국내 최대 미술관이다. 콘크리트를 이용하면서도 자연을 잘 활용해 어울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8년동안의 노력이 곳곳에서 드러나보인다. 강원도를 지나가는 길이라면 놓치면 후회할 미술관이다. 꼭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