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한국전쟁의 피해가 적어 근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격동의 근현대사에 얽힌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공간이 가득하다.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해 도심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북성로>와 대구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봉산문화의거리>, <김광석 길>을 둘러보자. 여러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근대사와 문화, 도시의 정체성, 도심 활성화의 문제를 '골목'과 '산업유산의 재활용'에서 찾아낸 대구의 사례를 느낄 수 있다.
북성로
북성로는 400여채 근대건축물이 남은 타임캡슐이다. 일제강점기 대구읍성을 허물고 쌀창고와 백화점이 들어선 번화가로 조성했다가 한국전쟁 이후 전국 최대의 공구상 골목으로 바뀌었다. 근대건축물의 원형과 거기에 깃든 수많은 이야깃거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면서 북성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1906년 여름, 친일파 박중양에 의해 어이없이 허물어진 대구읍성, 과거의 아픔을 딛고 그 위에 새로운 역사와 미래가 쓰여 지고 있다.
봉산문화의거리
'대구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봉산문화거리는 문화골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리 곳곳에 남다른 예술적 분위기가 흐른다. 가로등 하나, 가로수 하나, 건물 인테리어 하나에도 화려하지 않지만 감각이 살아있다. 20개의 화랑(갤러리)을 중심으로 골동품점, 화방, 표구사 등의 미술 관련 업체들이 모여 있고 대구 공연문화 활성화를 위해 개관한 봉산문화회관도 이곳에 있다. 봉산문화거리는 인천, 광주 등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할 정도로 주목 받는 미술 전문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광석 길
김광석의 노래가 여전히 불리고 들리는 그곳. 거리에서도 들리고 TV에서도 들리고 라디오에서도 들리고 영화에서도 들린다. 김광석길은 좀 특이하다. 위인전 속 인물이 아닌 한때의 대중가수가 오래된 민요나 가곡이 아닌 겨우 20년 전의 대중가요가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김광석길은 벽화에다 김광석 조형물, 골목방송스튜디오, 27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까지 더해져 김광석은 물론 김광석의 '음악'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