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관한 미소뜰 도서관에는 상주하는 사서가 없는 대신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인 1조로 돌아가며 도서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서를 상주시키지 못하는 속사정이 예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인지 사서가 공석이어도 도서관 운영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고 강성희 관리소장은 말한다. 오히려 입주민들 자신의 손으로 도서관을 직접 꾸려 가니 더욱 애착을 갖게 됐다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게 사서의 고용 여부예요. 하지만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대로 도서관을 운영해 보려고 해요.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웃 간에 즐겁게 소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첫 번째잖아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아니더라도 미소뜰 도서관은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기로 유명한 도서관이다. 2008년 개관을 할 때에도 한 집당 한 권씩 기증하기 운동을 통해 1,000권의 책을 기증받아 문을 열게 된 도서관이다. 만약 책을 기증받지 못했다면 문을 여는 게 더 늦어졌을 거라고.
학생들이 방학을 맞이하는 시기에는 중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또 활약을 한다. 미소뜰 도서관이 문을 여는 시각은 세 시부터 아홉 시까지지만, 방학 기간에는 특별히 오전부터 문을 열어서 그때는 중고등학생 봉사자들이 손님을 맞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주민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공간이어서 그런지 받은 것을 나누려는 노력도 각별하다. 얼마 전부터는 인근 단지의 아이들도 이용객으로 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열람까지만 할 수 있지만, 추후에는 대출까지 가능하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 강 소장은 "도서관이 우리 아이들만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출을 하게 되면 분실의 위험도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미소뜰 도서관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진행했는데, 호응도가 무척 높아 오히려 기획을 한 강 소장 자신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게 당연한데, 본인들은 그걸 부끄럽다고 생각하세요. 머뭇머뭇 물으러 오는 분들을 보고 이런 교육도 필요하겠구나 생각해서 마련하게 됐는데,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서 교육 시간이 한두 시간씩 연장되는 일도 부지기수였어요. 내년에도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