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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 | 기획 [당신에게 주는 새해 책 선물]
때론 문자가 더 음악적으로 들린다
음악평론가 유주환의 책
(2019-01-15 12:20:00)



음악 본능 – 우리는 왜 음악에 빠져들까?

"음악에 관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말하는 책"

널린 것이 '악보 음악책'이지만, 음악에 관한 '문자 책'은 흔치 않습니다. 음악은 귀로 들어야 제 맛인데, 문자는 스스로 노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듣는 음악도, 이를 설명할 악보가 없어도, 음악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만일 누가 묻는다면,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음악 본능>을 추천합니다. 이 책에는 소리도 악보도 없습니다. 어려운 클래식만 주야장천 고집하지도 않습니다. 베토벤부터 레너드 코헨까지, 이 책은 음악에 관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말합니다. 너른 정보와 정서를 한 권 책에 다 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정보는 계몽의 영역이며 정서는 사람의 마음에 의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마주 서있는 양자가 동반될 수 있는 책. 혜안과 감정도 함께 생겨나는 책. 가끔 행간에 던져지는 드뢰서의 아재 개그가 멋진 책. <음악 본능>은 그런 책입니다. 심지어, 악보도 소리도 없이 문자만 있는 <음악 본능>이 더 음악으로 들릴 때도 있습니다.     



쓰고 읽다

"좋은 책을 낳는 책"

작가 고종석을 좋아합니다. 고종석을 읽다 보면, 우리말과 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작가와 문장으로 조우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깨닫게 됩니다. 어떤 책은, 그 책의 와중에 또 다른 책을 잉태합니다. 작가가 자기 책에서 다른 이의 문장을 얼마나 맛깔나게 불러냈던지, 이 책을 덮자마자, 그리고 그 책을 찾고 나서야, 내 욕망도 잠잠해집니다. 저는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책은 좋은 책을 낳는다." 고종석의 글에도 다른 책이 소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소환의 지류를 따르는 것만도 참 즐거운 일이건만, <쓰고 읽다>의 절반은, 아예 대 놓고 남의 책 광고입니다. 고종석이 시사IN에 기고했던 '독서한담'의 '묶음 글'이기 때문입니다. <쓰고 읽다>의 나머지 절반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편지'의 집속입니다. 기고하는 동안의 우리 사회와, 이를 바라보는 작가와, 그의 문장을 읽는 나 사이의 공명이 깊습니다.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점. 저는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지출이 극심했습니다. 그가 맛있게 소개한 책들을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 고종석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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