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간만에 요리를 하려는데 조리법을 모르겠다. 당장 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에서 조리법을 검색한다. 오징어 볶음, 덴푸라, 고추 잡채, 파스타에 랍스터 손질법까지 소개돼 있다.
1~2년 전만 해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네이버나 다음으로 대표되는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했지만, 요즘은 유튜브가 그러한 검색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글이나 사진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블로그보다 유튜브를 통해 보는 영상이 훨씬 직관적이고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어디 요리법뿐이랴. 소소한 생활 팁, 여행 리뷰, 운동법, 화장법, 육아, 주식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튜브 안에서 쉴 새 없이 업로드되고 있다. 바야흐로 동영상의 시대인 것이다.
아프리카TV나 네이버TV처럼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플랫폼은 국내에도 여러 곳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튜브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2018년 11월에 발표한 사용 시간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는 2017년보다 3%가 증가한 86%를 기록한 반면, 아프리카TV는 2%가 떨어진 3%, 네이버TV는 2017년과 똑같은 1% 선에서 그쳤다. 86대14라는 압도적인 격차, 콘텐츠 생태계 안에서 '유튜브 온리'라는 말이 돌고 있는 이유다.
동영상이 보편적인 콘텐츠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높은 보급률도 빠뜨릴 수 없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기능과 기법을 구사하는 카메라를 기본 스펙으로 갖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고, 동영상 편집툴 역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편화되면서 PC 프로그램 못지 않은 편집이 가능해졌다.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1인 콘텐츠 제작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이제 연예인 저리 가라 할 정도고, 초등학생들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장래 희망 1순위로 꼽는다.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까지 확장된 유튜브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