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군산미술상 시상식
자신만의 예술 언어로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한국화가 김판묵
'제5회 군산미술상' 시상식이 지난 1월 22일 '이당미술관'에서 열렸다.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는 실험적인 작품들로 동시대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한국화가 김판묵.
군산미술상은 '군산미술상위원회(위원장 이승우)'가 지역을 지키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작가들을 격려하고 창작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제정한 상이다. 제1회부터 순서대로 고 서희화 작가, 김병철 작가, 이상훈·고보연 작가, 유기종 작가가 수상했다.
김 작가는 지난 2012년 첫 개인전에서 '방독면'을 주제로 왜곡된 소통, 제한된 시각, 모순, 여과된 본능 등 다각면적인 소재 속에서 부각되어지는 동시대의 다양한 현상들을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침묵의 시선', 'LIKE', '사이' 등을 주제로 일회성이 짙은 인간 관계와 상실의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하고 있다.
김 작가는 "군산은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실험적인 작품들을 연구하고 예술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군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있으며, 모교에서 조교 생활과 창작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서학동 마을술사 교과서 발간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우리 마을 이야기
전주문화재단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컨설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술사 교과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마을술사'란 마을을 관광객들에게 해설하고,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마을의 발전을 제안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번 마을술사 교과서는 전주시 서학동에 관한 내용을 담아 '두루미가 살았던 우리 동네 서학동 이야기'란 제목으로 발간됐다. '서학동 미리보기', '서학동 느리게 걷기', '서학동 동네밥상 레시피'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47개의 콘텐츠가 수록돼 있다.
첫 번째 장인 서학동 미리보기에는 '서학동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서학동은 어디에 있을까?' 등 서학동의 지명과 유래, 위치, 조형물 등에 대한 소개가 안내돼 있으며, 서학동 느리게 걷기 장에는 서서학동, 동서학동, 대성동, 색장동 등 관내 지역을 산책한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 장인 서학동 동네밥상 레시피에는 현미밥, 콩나물국, 고등어김치찜 등 열다섯 가지 레시피가 수록돼 독자들의 입맛을 돋운다.
'두루미가 살았던 우리동네 서학동 이야기' 책자는 총 250부가 제작됐으며, 동서학동과 서서학동 주민센터에서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소순갑 총재, 정동표, 서서학동 박영진 주민자치위원장, 백학교회 송동원 목사 등이 발간 작업에 참여했으며, 서서학동주민센터 최현식 동장과 동서학동주민센터 배정희 동장이 각각 자문과 행정을 맡았다. 전주문화재단은 서학동에 이어 올해에도 완산동에 관한 마을술사 교과서를 제작할 계획이다.
서서학동 박영진 주민자치위원장은 "서학동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 콘텐츠와 삶의 흔적들을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독자들이 책에 소개된 서학동만의 음식 맛도 느끼고, 산책길 역시 트레킹 코스로 개발돼 더 많은 사람들이 서학동을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문화재단 정정숙 대표이사는 "서학동 마을술사 교과서로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국립무형유산원을 거쳐 서학동을 체험하고 갈 수 있도록 방문을 유도할 것"이라며, "문화 재생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주민 주도 형식의 프로그램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극작가 곽병창 세 번째 희곡집 『억울한 남자』 출간
연극과 주고받은 내밀한 언어가 확고함을 더한다
극작가 곽병창이 자신의 세 번째 희곡집 『억울한 남자』를 출간했다. 이번 희곡집에는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의 작품 다섯 편이 수록됐다.
표제작 「억울한 남자」는 의료 사고를 당하고도 책임을 떠안게 된 주인공 복동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작가의 눈」 24호에 수록됐으며, '2018 작가의 눈 작품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귀신보다 무서운」은 완주군 삼례읍을 배경으로, 「천사는 바이러스」는 전주시 노송동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귀신보다 무서운」에서 작가는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삼례 나라수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를 통해 공권력의 억압과 폭력의 실체를 고발한다. 2016년 12월 창작소극장에서 선보이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천사는 바이러스」는 매해 연말이면 전주시 노송동을 찾아오는 한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이지현 작가의 극본 '노송동 엔젤'을 바탕으로, 같은 해 곽 작가가 재구성하고 연출한 것이다. 2015년에는 전북 문화콘텐츠 융복합사업에 선정돼, 김성준 감독이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한 동명의 영화에 공동 원작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원작으로 한 「빨간 피터, 키스를 갈망하다」, 시인 지망생이자 군인인 막득이가 오랜 전쟁 후 제대와 함께 이솜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동화적 사랑 이야기 「대필병사 김막득」이 수록됐다.
전주대 김정수 교수는 발문에서 "연극은 곽병창에게 살 힘을 주었고, 곽병창은 연극에 힘을 부여했다. 그가 연극과 주고받은 내밀한 힘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크기가 됐다"며 "이번 희곡집에는 그동안의 작업에서 흔히 발견되던 것이 사라진 것도 있고, 새로 나타난 것도 많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작업이 흐트러지지 않고 오히려 확고해져 가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충북 금산 출생인 작가는 전북대 극예술연구회 기린극회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30대 이후 줄곧 극단 창작극회 창작소극장에서 배우, 극작가, 연출가로 살아왔으며,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을 비롯해 현재는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에서 극작을 가르치고 있다.
조각가 황유진 일곱 번째 개인전
삶에 지친 이들에게 던지는 따스한 위로
조각가 황유진이 '쌓고 가는 것들 - 그냥, 이대로여도 된다는 것'을 주제로 지난 1월 2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가는 세라믹으로 제작한 작품 일곱 점을 선보였다.
"산이 스스로의 무게를 덜어 내면 더 이상 산이 아니듯이 우리 내면에 쌓이는 삶의 증거들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이루며 스스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산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전한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조형 작업을 통해 은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미술평론가 홍경한은 "황 작가의 시선은, 삶의 중량이 버거워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 순간이 도래할지라도 어쨌든 오늘은 일정한 나침반을 꼭 쥐고 걸어야 한다는 것에 있다"며 "그의 작업에선 어느 곳에 서 있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는 부단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고 평했다.
황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조소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8년부터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해 왔으며, 2011년에는 첫 개인전 '머무르는 행복'을 갖기도 했다.
기해년 돼지를 주제로 한 전시
새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완주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이 기해년 새해 첫 전시로 지난 1월 5일부터 '기해년 돼지展'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연석산미술관이 지난 2016년 개관한 이후부터 띠를 주제로 매년 꾸준히 진행한 단체전 시리즈의 일환으로 열린 것이다. 전시는 오는 3월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박인현, 강현덕, 권구연, 김선강, 김정희, 이보영, 장우석, 이행순, 허은오 작가 등 전북대학교 교·강사와 재학생 총 서른일곱 명이 참여했으며,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우진문화공간에서도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지난 1월 24일부터 띠전을 선보였다. 오는 2월 20일까지 계속될 이번 '꽃길만 걸으면 돼지 展'은 우진청년작가회 회원들이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보다 의미 있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마련한 전시다. 강현덕, 고은화, 김동헌, 김성석, 김수진, 김판묵 등 재치 있고 개성 강한 스물세 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예로부터 재물과 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돼지, 때로는 해학적으로, 때로는 진지하게 표현된 '돼지' 작품들을 통해 새해의 복을 기원해 보도록 하자.
민살풀이 대가, 장금도 명인 별세
한평생을 춤에 바친 고인의 몸짓을 기억하리라
민살풀이(맨손으로 추는 살풀이춤)의 대가 장금도 명인이 지난 1월 9일 오전 5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군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나이에 이미 민살풀이 가무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으나, 일제강점기 당시 잠시 활동을 중단하고 광복 이후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민살풀이춤은 수건을 손에 들지 않고 손을 머리 위로 넘기지 않으면서 소매와 손 끝으로만 추는 춤이다. 고인은 이 민살풀이 춤으로 이름을 날리며 당대 최고의 예기(藝妓)로 인정받았다. 1983년에는 국립극장 '명무전'에 초대돼 중앙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으며, 프랑스와 일본 등 해외 초청 공연을 다니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군산향토문화유산 제20호로 지정되기도 한 고인의 대표작으로는 '한국인의 넋이 담긴 민족의 춤 명인전(1990)', '제1회 서울세계무용축제명무초청(1998)' 등이 있다. 지난 2004년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제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초청 공연(2005)', '전무후무 프랑스 초청 공연(2006)', '작별의 춤 해어화(2013)' 등의 무대에도 선 바 있다.
팔복예술공장 창작 스튜디오 1기 레지던시 보고전
동시대 예술을 담는 끊임없는 사유, 1년의 기록을 집대성하다
팔복예술공장이 운영한 창작 스튜디오의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보고, 그 성과를 정리하기 위한 '2018 창작 스튜디오 1기 레지던시 보고전'이 지난 1월 11일부터 팔복예술공장 1, 2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수렴전, 입주작가-효과'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지난해 1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김범준, 박두리, 박은주, 백정희, 안보미, 이미성, 유진숙, 장은의, 정진용, 조동희, 하우와유 등 11인은 1년간의 작업과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서 펼쳐 보였다.
전시는 회화를 비롯해 비디오, 퍼포먼스 등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실천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꾸며졌으며, 전시장은 지난해 창작 스튜디오에서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펼쳐 놓은 타임라인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방향과 흐름을 짐작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의 작업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보는 공개 비평의 자리도 마련됐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이번 공개 비평 자리에서 작가들은 1년 동안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유했던 사유의 지점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는 오는 2월 17일까지 열린다.
빈 소년 합창단 신년음악회
노래하는 천사들, 전주를 찾다
1969년 첫 내한 이후 50년간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14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쳐 온 '빈 소년 합창단'이 지난 1월 20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슈트라우스부터 한국의 가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사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있기도 한 빈 소년 합창단의 노래는 깊은 전통과 역사, 한결같이 지켜 온 순수하고 깨끗한 목소리로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 왔다. 올해에는 'The World of the Vienna Boys Choir'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준비,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경건한 성가곡, 가곡과 오페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보였다. 특히,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며 노래한 슈트라우스의 경쾌한 음악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슈트라우스의 음악은 빈 소년 합창단을 대표하는 노래로, 지난해 9월에는 '슈트라우스 포에버'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더불어 한국 민요인 '아리랑'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해 한국 관객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 주기도 했다.
지켜줄게, 바다 - 텀블러 캠페인 문화 행사
아주 사소한 배려가 우리 모두를 살린다
지난해 11월 '부안 앞바다 플라스틱 삼킨 아귀' 사건으로 국내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가운데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지켜줄게, 바다 - 텀블러 캠페인 문화 행사'가 진행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주시 사회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예비사회적기업 문화통신사 협동조합(대표 김지훈)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 김 대표는 지난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전북대학교 카페L군, 한옥마을 인근 1% 호스텔, 남부시장 카페나비 등 매일 장소를 바꾸며 시민과 만나 텀블러 사용을 약속받는 문화 운동을 펼쳤다. 이 기간 텀블러 사용을 약속한 시민에게는 사진과 캘리그라피 체험, 직접 제작한 텀블러를 선물했으며, 한옥마을과 전주 시내에서 모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래와 거북이를 제작해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자연과 우리의 약속, 플라스틱 일회용컵 줄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김 대표를 비롯한 청춘맞장구 한태양 대표, 사진작가 송재한, 캘리그라퍼 이상우 등이 참여했다.
목판화가 유대수 열두 번째 개인전
무한대의 영역 속에 홀로 떨어져 고요하게 사색하다
"숲에서, 잠시, 오직 생각에 잠겨 보기를. 누군가의 생각을 들으려 하거나 나의 생각을 말하려 하거나 식의 생각은 하지 말고, 의미 있거나 의미 없거나 하는 간추림도 생각할 것 없이, 그저 그때 거기서 떠오르는 생각에만 빠져 보기를."
목판화가 유대수의 열두 번째 개인전이 지난 1월 17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전주한옥마을 PlanC에서 진행됐다. 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숲'을 주제로 신작 20여 점을 선보였다.
빽빽한 나무들을 지나 숲에 들어가 앉으면, 마치 세상에 아무 것도 없고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적막하고 깊은 숲에서 복잡한 세상의 시간은 사라지고, 자신 내면의 시간만이 흐른다. 이번에 유 작가가 선보인 신작들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와 나의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표현하려는 대상을 중앙에 배치시키고 여백 속에 나머지 이야기를 담았던 이전 작업들과 다르게 이번 작업에선 여백을 버리고 공간을 가득 채웠다. 시끄러울 것 같지만, 오히려 고요함이 한층 더 깊어진다. 비어 있음으로 가득찰 수 있는 여백의 미를 버리고 빈틈없이 화면을 채움으로써 공간이 더 깊어진 까닭이다. 현실을 벗어난 그곳은 자신만의 우주나 다름없다. 그곳에 앉아 무엇을 생각할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전주 출생인 작가는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열두 번의 개인전과 80여 회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전주 서신갤러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전주 한옥마을에 '판화카페대수공방'을 열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