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9.6 | 특집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다시 갈아 치운 기록, 올해 더 뜨거웠던 전주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남긴 것
이동혁(2019-06-18 11:00:41)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가 역대 최다인 391회차 상영작 매진, 총 관객 수 85,900여 명을 기록하며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20회를 맞아 공간을 확장해 특별 전시를 선보인 팔복예술공장에는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뉴트로전주', '한국영화 100년사' 등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프로그램의 성장까지 이뤄 낸 이번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과를 되짚어 봤다.



역대 최다 기록 갱신
올해 영화제는 시작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 사전 예매 하루 만에 이미 지난해 대비 50회차가 증가한 202회차 상영이 매진됐고, 이를 반영하듯 총 697회차 상영 중 391회차(일반 상영작 300회, VR 시네마 특별전 91회)가 매진되며 역대 최다 매진 수를 기록했다. 관객 수도 지난해 80,244명을 훌쩍 넘은 85,9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프로그램 별로 살펴보면, 개막작을 비롯한 한국단편경쟁이 전 회 매진됐고, 스페셜포커스의 '로이 앤더슨 : 인간 존재의 전시'는 99%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전주시네마프로젝트도 94%의 점유율을 보였고, 한국경쟁은 90%, 뉴트로전주, 국제경쟁 등도 80%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20주년에 걸맞게 더욱 새로워진 프로그램
이번 영화제는 지난해 241편에서 상영작을 275편으로 늘려 양적 성장을 이뤄 냈을 뿐만 아니라 20주년 기념 특별전 '뉴트로전주',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특별전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 등을 선보이며 질적 성장도 유도했다. 뉴트로전주는 전주국제영화제와 오래 전 인연을 맺었던 이들을 초청해 전주만의 관점으로 과거를 되짚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으며,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는 영화사적으로 귀한 가치를 지니는 20세기 작품 12편과 전통 영화 형식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21세기 작품 14편을 조명하며 새로운 관점의 한국영화 리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팔복예술공장으로 장소를 옮긴 전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첫선을 보인 '익스팬디드 플러스 : 유토피안 판톰'은 기존 극장 상영의 관행에서 탈피하여 현대영화의 확장성을 전시 형식으로 새롭게 풀어냈으며, 해외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과 한국의 우수 작품을 초청하여 소개한 'VR 시네마 특별전'도 최근 VR 영화의 흐름을 알리며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했다.


잘 치러냈기에 남는 아쉬움
역대 최다 기록 갱신, 20주년의 상징성과 확고한 정체성으로 호평받은 프로그램,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신장된 비즈니스 미팅 등 성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준 전주국제영화제였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영화제의 구심점이 될 전용관의 부재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몇 해 전부터 지적받아 왔던 사항이다. 이번 20회까지 고사동 옥토주차장 터를 활용해 개막식, 폐막식, 야외 상영 등이 이뤄지는 '전주 돔'을 운영해 왔으나 영화제가 끝나면 해체돼 아쉬움이 컸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개․폐막식을 진행할 때 정해진 장소가 없어 3배 정도 더 힘이 들어간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용관 확보가 절실하다"며, "영화제 측으로서는 옥토주차장 토지를 선호하고 있지만, 주변 땅값이 올라 다른 후보지도 검토하고 있다. 적절한 장소를 선정해 내년에는 기공식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회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부족해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집행위원장 역시 이에 대해 공감의 뜻을 나타내며 "고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갖지 못했던 점이 아카이빙을 하기 힘든 상황을 만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3세계 국가 영화 조명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현지 거주 프로그래머가 개막 80여 일 전에 급하게 영입된 점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었다는 평이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에는 준비 기간이 짧아 신입 프로그래머가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다"며, "1년의 반을 남미에 거주하며 남미 지역의 모든 영화제와 밀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래머인 만큼 내년의 라인업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기쁨과 감격에 말문이 막혔던 그 자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

지난 5월 8일 진행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충직)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이반 마르코비치, 우린펑 감독의 <내일부터 나는>이 선정됐다.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김솔, 이지형 감독의 <흩어진 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이상환 감독의 <파테르>가 각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국제경쟁과 한국장편, 한국단편경쟁을 포함해 총 열두 개 부문에 대한 수상작 발표가 진행됐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작 <내일부터 나는>은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는 남자와 룸메이트의 이별 과정을 인상적인 카메라 구도로 보여 줘 관객과 평단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은 엘베시우 마링스 주니어 감독의 <안식처>가, 심사위원 특별상은 카빅 능 감독의 <지난 밤 너의 미소>가 수상했다.
국제경쟁 부문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심사위원은 "각각 다르지만 그 안에 공통분모가 있는 절충적인 후보작들이었다. 개인적, 사회적, 자연적 또는 역사적 환경과 다시 연결돼야 하는 필요성에서 비롯된 작품들이었다"며, "공허함과 상실감이 종종 이미지와 신체성을 통해서 대조된다"고 평했다.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한 <흩어진 밤>의 이지형 감독은 "처음 전주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믿기지 않았는데, 수상까지 하게 돼 더욱 믿기지 않는다"며,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스탭들, 좋은 가르침을 준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도 마음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솔 감독도 "함께한 이지형 감독과 촬영 중 불편을 감수해 준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경쟁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은 정다운 감독의 <이타미 준의 바다>, CGV 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은 정승오 감독의 <이장>이 선정됐다. 올해 신설된 배우상의 영예는 <파도를 걷는 소년>에서 김수 역을 맡은 곽민규 씨와 <흩어진 밤>에서 수민 역을 열연한 문승아 양에게 돌아갔고, 최창환 감독의 <파도를 걷는 소년>이 심사위원 특별언급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쟁 부문 제임스 래티머 심사위원은 총평에서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망라하는 파노라마를 보았다"며, "형식적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들이 한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을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이덕찬 감독의 <레오>가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이우동 감독의 <병(炳)>이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선정됐다. 그 밖에 비경쟁 부문 넷팩상은 미쇼 안타제 감독의 <수확>,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 후원)은 김병기 감독의 <삽질>에게 돌아갔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