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9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 분은 손을 들어 주기 바란다. 국제 호랑이의 날? 반지의 제왕의 첫 책인 반지 원정대가 영국에서 출간된 지 65주년을 맞는 날? 전부 맞지만, 기자가 원하는 답은 아니다. 힌트는 환경, 그리고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 그렇다. 올해 7월 29일은 국제환경단체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가 발표한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인류는 지구가 1년 동안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소진하고 생태적 적자 상태에 들어서게 된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단 일곱 달 만에 지구 재정을 파탄내고 남은 다섯 달 동안은 자연과 미래 세대에게 빚을 지며 살고 있다는 말이다.
인류가 지금처럼 자원을 소비하며 살았을 때 필요한 지구의 양이 1.75개라고 한다. 지구의 생태 재생 능력보다 1.75배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며 지구를 혹사시키고 있단 뜻이다. 그리고 더욱 끔찍한 사실은 전 세계인이 한국인처럼 살았을 때를 가정한 '한국 생태 용량 초과일'이다.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보다 무려 111일 빠른 4월 10일, 개수로 환산하면 지구 3.7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3월 15일인 미국보다는 나은 수치지만, 5월 13일인 일본, 6월 14일인 중국과 비교하면 소비 속도가 매우 빠른 축에 속한다.
무분별하게 낭비되는 자원, 지구는 무한하지 않다. 후대의 자원을 미리 가져다 쓰는 이 같은 '대출'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국가 부도의 날이 아니라 '지구 부도의 날'이 올지도 모른다.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그런 상황에서 버려지는 자원에 친환경적인 디자인과 쓰임을 입혀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의 가치와 의미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기존 자원을 다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재활용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수집된 자원으로부터 원하는 재료만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과는 달리 거의 모든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기에 에너지나 자원이 낭비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거기에 환원 과정이 재활용처럼 일률적이지 않아 활용 방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업사이클링의 큰 매력일 것이다.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업사이클링. 이번 7월호에선 업사이클이 걸어온 길과 사례들을 소개하며 그 가치와 의미를 되짚고, 아울러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업사이클 단체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활 속에 녹아든 새활용의 따스한 마음을 함께 나눠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