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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 | 기획 [버려진 물건 위에 핀 새활용의 꽃]
잘 만든 새활용 브랜드,. 열 재활용 안 부럽다
해외·국내 업사이클링 사례
이동혁(2019-07-17 10:20:43)



프라이탁
업사이클링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명사, 바로 세계 최고의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프라이탁'이다. 지난 1993년에 설립된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인 프라이탁 형제에 의해 처음 세상과 만났다. 취리히 교외에 살면서 늘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던 두 형제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비가 잦은 스위스의 기후 탓에 방수성이 뛰어난 가방이 필요했던 것. 그들은 방수천으로 뒤덮인 트럭을 보고 이내 폐방수천을 활용한 가방 제작을 마음먹게 된다.
가방을 만드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소재는 타폴린 소재의 방수천을 사용했고, 어깨 끈은 자동차 안전벨트를, 마감은 폐자전거의 고무로 처리했다. 폐방수천의 원형을 그대로 새활용했기 때문에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은 단 하나도 나올 수 없다.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인 것이다.
디자인과 기능성은 물론 내구성까지 갖춘 이 제품의 가치를 알아본 전 세계 소비자들은 프라이탁의 가방에 열광했다. 지난 2009년도에는 전 세계 350개가 넘는 매장에서 한 해 20만 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해 약 500억 원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폐자원으로 환산해 보면, 방수천 200톤, 자전거 튜브 7만 5천 개, 자동차 안전벨트 2만 5천 개를 업사이클링한 결과다. 잘 만든 업사이클링 브랜드 하나가 얼마나 큰 환경적,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에코이스트
미국의 '에코이스트'는 산업폐기물을 새활용한 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할 운명이었던 사탕 봉지나 라벨, 캔 뚜껑 등을 모아 세련된 패션 잡화로 탈바꿈시킨다.
에코이스트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코카콜라, 디즈니, 프리토레이, m&m 등으로부터 제품 로고가 찍힌 폐기용 라벨이나 봉지 등을 제공받아 핸드백, 팔찌 등을 만든다. 제공된 폐기물들은 페루에 있는 숙련된 장인들의 손을 거쳐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신하는데, 결과적으로 공정한 상거래를 통해 수공업자의 자립을 돕고, 지속 가능한 삶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창출해 낸다. 에코이스트의 공익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품이 하나 판매될 때마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식목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우간다, 아이티 같은 제3세계는 물론 미국 내 사막 지대에도 나무를 심으며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쯔바잇신
독일의 '쯔바잇신'은 단독 기업이 아닌 폐가구를 업사이클링하는 업자들의 협동조합이다. 우리말로 '두 번째 용도'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쯔바잇신 역시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잘 살린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국토가 넓은 만큼 폐기되는 가구의 양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KOTRA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가구의 양이 무려 700만 톤에 이른다. 그렇게 버려진 가구의 대부분은 소각되고, 재활용되는 수치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문제 인식으로부터 시작된 쯔바잇신은 폐가구를 예술적인 작품으로 탈바꿈시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주로 나무, 금속, 섬유, 스티로폼 등의 저렴한 소재를 활용하여 세련되고 신선한 디자인을 재창조해 내고 있는데, 때로는 아이스크림 막대기가 조명으로, 와인 상자가 책상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이들은 폐가구가 업사이클링을 통해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는지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흠집이 난 가구를 그대로 살려 재사용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일반 가구 업체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에코파티메아리
'에코파티메아리'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기부 활동으로 잘 알려진 아름다운 가게가 2006년 설립한 브랜드다. 기부받은 제품 중 너무 낡거나 큰 흠이 있어 사람들이 구입하기를 꺼리는 물건들이 재고로 쌓이게 되면서 이를 다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업사이클링과의 만남을 이루게 되었다.
쓰임을 다한 소재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여 다시 멋진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는 에코파티메아리는 기증된 물건들 중 가죽, 의류, 기타 친환경적인 소재들을 발굴해 새로운 쓰임을 디자인하여 실용적인 패션 잡화 및 친환경 캠페인 제품들로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지구를 지키는 공익성 확산을 추구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즐거운 파티'라는 슬로건을 내건 브랜드답게 제품 제작 과정에서 사회 공헌도 실천하고 있다. 수거한 의류를 세탁하거나 해체된 재료들을 봉제하는 과정은 자활센터 등에 위탁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터치포굿
'터치포굿'은 폐현수막과 버려진 지하철 광고판으로 가방, 파우치 등의 패션 소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제품 판매와 더불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 사업들 중 하나인 '그린솔루션' 사업은 여러 업체들과의 협약을 통해 폐기물을 제공받고 그것을 다시 업사이클링하여 판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 그 밖에도 '도시형 환경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자원, 에너지, 재활용 등을 주제로 인성 교육을 펼치고 있으며, 디자인 교육을 결합한 환경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3년과 2017년에는 대선에 사용된 현수막 폐기물 문제를 환기시키고, 후보들이 현수막을 통해 내건 공약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하여 에코백을 만들기도 했다. '5년의 약속'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이 특별 프로젝트는 펀딩 모금률 100%를 달성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며, 이렇게 다방면에 걸친 업사이클링 활동들을 인정받아 2013년에는 서울 환경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레코드
'레코드'는 국내 의류 대기업 중 하나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2012년 선보인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다. 보통 패션 브랜드에서 생산된 의류는 해당 시즌이 지나면 아웃렛 등을 통해 판매되다가 그래도 팔리지 않으면 폐기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레코드는 그렇게 버려지는 의류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 부대로부터 공급받은 폐낙하산과 군용 텐트 등을 이용한 '밀리터리 라인', 자동차 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인더스트리얼 라인' 등을 운영하며 업사이클링 소재의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큐클리프
소각을 앞둔 폐우산에서 나온 천으로 지갑, 가방 등을 제작하는 곳도 있다. 바로 '큐클리프'다. 지인에게 선물받은 우산이 망가져 버리기를 망설이던 차에 우산 천으로 방수가 되는 파우치를 만들었던 경험이 떠올라 우연히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다. 큐클리프는 각 구청의 재활용 선별장에서 폐우산의 천을 분리해 제품 원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산천 외에도 버려지는 가죽, 펼침막, 차양막 등으로 지갑, 가방, 필통, 파우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밀키프로젝트
'밀키프로젝트'는 일상 속 에코 활동을 통해 수집된 우유팩을 새롭고 매력적인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브랜드다. 우유팩을 활용한 예쁘고 매력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은 각 지역 장애인 시설들과의 협업을 통해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사회적 약자 고용 및 자립을 지원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깨끗하고 공정한 제조 과정을 통해 지구 환경과 지역 사회 그리고 사람들에게 친화적인 제품들로 팬층을 넓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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