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지역 순회 토론회 '우리가 만드는 지역문화'가 지난 7월 18일 오후 2시 전라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우리가 만드는 지역문화 토론회'는 이날 열린 1차 전북 토론회를 시작으로 3개월간 전국 10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2020~2024)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문화의 균형 있는 발전과 특성화, 생활문화 활성화, 문화도시 육성 등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폭넓은 정책 제안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의할 수 있도록 원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문화정책연구소 김기봉 이사, 전북연구원 장세길 연구위원, 남원문화도시추진위원회 신동근 전 사무국장, 전주문화의집협의회 최기춘 회장, 군산시민예술 박양기 촌장, 사단법인 이음 이재원 대표, 전주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장근범 총괄PM, 전북, 전주, 익산, 완주문화재단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도와 기반, 문화도시, 생활문화, 문화인력 등에 대한 현장이 고민들이 쏟아졌다.
5년 단위로 변화하는 정책 기조를 거론한 남원문화도시추진위원회 신동근 전 사무국장은 "비전을 통해 씨앗이 뿌려지면 열매를 거둬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열매가 맺히기도 전에 다른 정책이 들어와 다시 다 뒤집어엎어지고 있다"며, "계속 씨만 뿌리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2차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 시에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정책이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갖길 바란다며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전주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 장근범 총괄PM은 문화도시와 관련해 다양한 현장의 의견들을 내놓았다. 그는 "도시재생 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예술가들에게는 불편한 사업이 돼 버렸다"며,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할 때마다 예술가들이 도구화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들이 이벤트처럼 생겼다가 계속 빠지고 사라지는 통에 좋은 의도로 사업을 진행하려 해도 너희들은 어디서 얼마까지 해 먹고 나갈 거냐, 이런 사업 해서 뭐 하냐, 하다가 또 없어질 건데, 라는 말을 만날 때마다 듣는다"며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에 대해서도 전했다.
팔복예술공장 예술교육팀에서 근무하는 김정현 씨 역시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다른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도시재생이 성공 케이스만을 모방하여 획일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역문화진흥을 이루려면 먼저 지역의 역사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문화인력양성사업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전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 최동진 씨는 "지역문화인력양성사업의 성과 지표를 들여다보면,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보다는 지역문화기관에 취업하는 사람 위주로 성과 지표를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사람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의 최종 목적지를 취직으로 잡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일선 시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생활문화동호회 관계자들은 활동 공간의 부족함을 호소하며 폐교 등을 활용한 공간 확보를 부탁했으며,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한 지역문화 정책이 오히려 독과점으로 획일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의견도 지적 사항으로 거론됐다.
이날 의견 수렴을 위해 토론회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김도형 지역문화정책과장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복지 문제, 창작 활동을 위한 공간, 수장고 문제, 문화재단의 독점과 민간 영역 잠식 문제, 생활문화센터와 동호회 주체 간의 갈등까지 이 자리에서 나온 모든 이야기를 이번 2차 계획에 정밀하게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어진 모든 의견을 잘 담아내 계획을 통해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