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주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시 ‘명장의 손’
옛 공간에서 만나는 장인들의 손길
전주시 무형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조명하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전시 ‘명장의 손’이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전주 경기전 내 한옥 건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현현(顯現-평범한 일상이나 체험 속에서 영원한 것에 대한 감각 혹은 통찰이 든 상태)으로 평면화된 전시장에서 벗어나 작품들을 실제 사용했을 공간에 두어 전시를 진행한다. 예술 작품이기 이전에 일상 소품이었던 공예품들을 쓰임에 맞게 전시하고,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배치하여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도 사용되는 생동감 넘치는 공예품으로 인식되도록 한다. 디스플레이 역시 작품이 공간에 스며들 수 있도록 옛 방치레 소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작하여 작품과 공간의 관계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전시에는 △악기장 고수환, △전통음식 김년임, △지승장 김선애, △민속목조각장 김종연, △야장 김한일, △색지장 김혜미자, △선자장 박계호, △선자장 방화선, △전주배첩장 변경환, △단청장 신우순, △선자장 엄재수, △한지발장 유배근, △우산장 윤규상, △전주낙죽장 이신입, △옻칠장 이의식, △방짜유기장 이종덕, △향토술담기 조정형, △악기장 최동식, △악기장 최종순, △전주나전장 최대규 등 전주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20명이 참여해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전주의 위상을 높인다.
경기전 내 한옥 건물인 동재와 서재, 전사청과 조병청 4채를 전시 공간으로 꾸민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실내 전시 관람이 어려운 요즘 전시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확장하여 사람이 몰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선선한 가을날 경기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형문화재는 선조들의 삶과 문화가 녹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소중히 지키고 가꾸어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자 노력하는 장인들의 결실을 공유하고, 전주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우리 전통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전주대사습놀이
2020년 전주대사습놀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현장심사와 비대면심사를 겸하여 진행하며, 무관중으로 개최된다.
예선 역시 부문별로 분산 개최해 전국대회는 9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학생전국대회는 9월 6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주 소리문화관, 전주 천양정, 한국전통문화전당, 덕진예술회관, 전주 향교, 전라감영 놀이마당 등에서 진행된다.
학생대회의 경우 일부 부문(가야금병창부, 무용부, 관악부, 현악부, 민요부, 판소리부)은 비대면 심사로 대체하여 진행됐다.
종합 본선은 10월 11일과 12일 전라감영 선화당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46회를 맞이한 전주대사습놀이는 민속음악 본향인 전주에서 전승되고 있는 전주대사습놀이의 효율적인 보존과 유능한 국악예술인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하며, 판소리명창, 농악, 기악,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일반, 판소리신인, 민요 신인, 무용 신인, 고법 신인, 궁도의 13개 부문에서 경연을 펼친다.
38회를 맞이하는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는 대한민국 민속 음악 본고장인 전주에서 계승되고 있는 전주대사습놀이의 효율적인 전승 차원에서 전도유망한 국악 동량들을 발굴 을 목적으로 하며, 판소리, 농악, 관현악,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 시조, 판소리 초등 등 8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2020 전주문화재야행
온라인으로 거니는 한옥마을 밤거리
전국 최우수 야행, 야간명소 100선에 선정된 자랑스러운 우리의 축제. 전주문화재야행이 열렸다. 문화재청과 자치단체가 주최하고 문화예술공작소가 주관하는 전주문화재야행.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 온라인 형식으로 열렸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전주문화재야행은 8개의 다양한 테마로 프로그램을 꾸려 왔다. 야경(景), 야로(路), 야사(史), 야화(畵), 야설(設), 야식(食), 야숙(宿), 야시(市)가 그것. 한옥마을 일대를 거닐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형식이다. 행사 전반에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눈에 띄었다. 유튜버 8명의 야행 체험을 담은 콘텐츠 ‘유튜버 탐방대’는 색다른 현장감을 줬고, 우리지역 명인이 참여한 영상은 행사의 품격을 높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면서 프로그램이 많이 수정된 것. 당초 야경은 거리등을 감상하고 한지등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었으나, 거리등을 배경으로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을 인증하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로 바뀌었다. 차와 떡 등을 맛보는 프로그램 야식과 플리마켓 프로그램 야시도 행사 방식의 한계로 진행되지 않았다.
행사는 현재 15개의 프로그램, 90여 개의 영상콘텐츠 업로드를 계획하고 있다. 영상은 9월 12일부터 10월 9일까지 매일 저녁 9시에 업로드 된다. 행사는 9월 12일에서 10월 17일까지 진행된다. 운영측은 “더 많은 이가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며, “한옥마을과 경기전 등, 시민과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 곳곳에 행사 관련 ‘QR코드’를 설치, 유튜브 광고를 게시하는 등 다양한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학동사진관 장근범 사진전
미우나 고우나 가족은 가족
‘가족 같다’는 의미에 대한 전시 장근범 작가의 ‘이런 가족 같은 가족’이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
작가의 아버지는 전통 양복점을 운영했으나, 피크랜드라는 공장형 양복 생산으로 망하게 되자 작가의 어머니는 큰 고모에게 기술을 배워 족발집을 운영하며 집안의 생계를 유지했다. 장 작가는 ‘가족 같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어머니를 보며 ‘가족 같다’는 뜻을 생각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우리 가족은 서로 닮았고, 그 닮음으로 인해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이 책임과 의무로부터 멀어졌을 때 삶은 사실 좀 더 가벼워졌지만, 이 가벼움 뒤로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가족의 전통적인 부계사회의 구성원들의 유형적 사진을 통해 유전적 가족주의와 속성을 이야기하는 장 작가. 전시는 작가의 어머니 삶터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각각의 가족 구성원들을 통해 사회적 활동과 가치를 가족의 이미지로 재현한다.
2020 전주독서대전
온라인으로 만나는 책의 향연
전주독서대전이 총 조회수 2만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린 독서대전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다. 유튜브와 네이버TV는 전반적인 프로그램 송출에 사용됐다. 줌(ZOOM)은 강연자와 사회자, 그리고 참가자간의 소통을 도왔다. 줌은 실시간 화상통화 플랫폼이다. 최재천 교수와 장류진 작가 강연에 사용됐다. ‘가족 독서골든벨’도 줌으로 진행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전화통화로 참여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플랫폼 문제로 잡음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사가 처방하는 한 권의 책’은 스트리밍 대신, 정지혜 씨가 참가자와 이메일로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생활 보호와 깊이 있는 소통을 위해서다.
온라인 행사였지만,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프로그램도 있다. ‘책으로 만나는 무형문화재’는 송천도서관 야외공간에서 진행됐다. ‘문학으로 읽는 무형문화유산, 무형문화재가 소개하는 한 권의 책’을 주제로 전시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독다독 북큐레이션’도 오프라인 전시로 열릴 예정이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그 목적. 전시는 상황별 질문과 북큐레이션으로 구성된다. 기간은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전주 송천도서관 야외공간에 진행될 예정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행사 대부분의 영상이 현재 비공개 처리된 것. 출연자와의 계약 문제가 원인이었다. 3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현재 유튜브에서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모여라 책 읽는 TV’ 3편과 3편의 ‘체험프로그램’. 총 6편뿐인 것이 안타깝다.
운영측은 “온라인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줘서 감사한다‘고 전했다. 행사는 당초 오프라인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창작극회 167회 정기공연 ‘그 여자의 소설’
창작극단, 9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관객들을 맞이하다
창작극회의 167회 정기공연 작 <그 여자의 소설>은 엄인희 작가의 ‘작은할머니’를 원작으로 하는 희곡이다. 작은댁의 시선을 통해 일제강점기와 한국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그려냈다.
코로나19는 연극의 준비과정에서부터 큰 영향을 미쳤다.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연극 특성상,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쉬워서다.
극단은 연습방식부터 바꿔야 했다. 극단은 연습인원을 최소화하고, 장면별로 따로 연습했다. 당연히 연습기간도 더 오래 걸렸다. 1개월에서 2개월 정도의 연습기간을 3개월로 늘려, 올해 6월부터 줄곧 연습에 전념해왔다.
8월, 코로나사태가 심각할 때는 온라인 공연도 고려했지만 소극장 30주년 공연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대면 공연을 강행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방역과 안전한 공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인원도 20명으로 제한하고, 전석을 온라인 예매 방식으로 판매했다.
작은댁 역을 맡은 배우 류가연은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뻤고,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창작극회의 <그 여자의 소설>은 박규현이 제작하고 류경호가 연출했다. 2020 소극장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으며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됐다.
성평등전주 페미니즘 예술제
재난 속에서 연대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코로나19 시대. 재난이 일상이 된 가운데 여성의 시간을 함께 사유하는 성평등전주 페미니즘 예술제 ‘재난, 여성, 일상 傳’이 9월 17일부터 24일까지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성평등전주에서 진행됐다.
傳은 말하다, 전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난의 시간을 살아가는 여성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축제의 주제를 담았다.
축제는 최미향 배우의 시 낭송과 송원 배우의 해설과 작곡가 최고은의 피아노, 연주자 신이나의 바이올린이 더해진 ‘여:詩 낭독공연’과 예술가 김찬송의 움직임 퍼포먼스 공연 ‘Daily revolution’으로 문을 열었다. 오프닝 공연은 온라인으로 상영됐다.
예술제 기간 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창작자 3팀의 작품을 전시한 창작전 ‘재난시대-여성 창작자로 살아간다는 일’과 새로운 여성상과 연대를 보여주는 특별전 ‘에코 오브 에코(Echo of Eco)이 1층 세미나실과 2층 복도에서 열렸다. 2층 옥상에서는 ’언니들이 추천하는 언니네 만화방 야외 테마전‘을 통해 순정만화, 그래픽 노블, 독립출판 등 여성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만화들을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는 만화방 형식으로 진행됐다.
9월 21일과 22일에는 강지이 감독의 여성독립영화 ‘연락처’와 ‘소나무’를 상영하고 GV를 통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전 지구적인 재난 속에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여성의 재난.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을 비롯한 여성폭력은 일상적 재난의 결과이다. 성평등전주 페미니즘 예술제는 그 속에서도 연대했고, 연대하며, 연대할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다뤘다.
<현대미술, 개판 오 분 전> 출간
미술가가 들려주는 미술이야기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책이 나왔다. 전북도립미술관 이문 학예실장이 그의 미국식 필명인 ‘문리’로 출간한 ‘현대미술, 개판 오 분 전’이 그것. 책은 작가의 현대미술에 대한 30년간의 고민을 담았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새벽은 온다’는 작가의 삶과 이를 미술로 녹여낸 글들을 모았다. 2장 ‘속 뜨거운 미술판 이야기’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일하며 생긴 일과 미술가들의 생각과 고민을 담았다.
3장 ‘변방의 파토스’는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고한 글들을 모았다. 프로젝트는 전북 미술가를 아시아에 보내고, 아시아 미술가를 전북에 불러들이는 새로운 시도다.
미술가들의 교류와 연대를 강화하고, 폭넓고 다채로운 아시아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상황을 예술로 규명하기 위함이다. ‘지도리’는 문의 여닫이를 원활히 해주는 경칩의 둥근 중심축. 전라북도가 아시아 현대미술 활로의 중심축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4장 ‘동시대 한국화 화해성 연구’에서 저자는 특정한 지표 없이 흩어져 있는 한국미술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화해성(和諧性)’을 제시한다. 화해성은 상호주관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태도를 말한다.
작가는 “이 책이 현대미술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현대미술에 흥미를 갖게 되고, 화해성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