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인간의 모든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촉매 역할을 해야 하며 따라서 표현 방법도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상황을 설정하려고 노력 해야한다. 그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물질과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디자인의 요구는 필연적일지도 모른다.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의 미디어라는 점에서 메시지의 수용자인 대중이 받아 들일 수 없는 혹은 받아 드리기 어려운 디자인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다.
그리고 디자인의 도움 없이는 부가 가치를 높일 수 없고 경제적 진보도 불가능하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디자인의 인구도 엄청나게 늘고 있다. 해마다 대학이나 디자인 학원 등을 통하여 배출되는 디자이너의 수효도 만만치 않으며, 각 지방에서도 지역사회의 디자인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학 미전교내전, 산미전 공모전을 통하여 다양한 테크닉과 작품이 선보이고 있어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맛볼 수 있다.
80년대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민족문화의 개발에 대한 새로운 요구가 대두되고 있고 물질적인 번영과 함께 정신문화의 창달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대전제아래 문예중흥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는 과거의 바탕 위에서 현대적인 문예를 성장시키기 못하였으며 여러 가지 왜곡된 문화 이식이 현재까지도 우리 다운 것에 대한 참다운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고 근대화는 곧 서구화라는 그릇친 판단으로 뿌리 없는 서구 사조를 무조건 도입, 우리것이 무엇인가를 분별해 내기조차 힘들다. 문예중흥의 근본목적은 전통문화의 올바른 계승과 위대한 우리의 유산을 후세에 남겨주기 위한 방안 모색임을 밝히며 아직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현 디자인계에도 같은 관점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창조적인 행위인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특히 디자인을 상업적인 측면에서만 보려 할 때는 커다란 아쉬움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디자인의 발전이 사회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이 갖춰져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의 디자인에 대한 인정도가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둘째, 작품의 저변확대를 위해 배우는 학생들에게 많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정신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디자인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도 성숙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지하게 연구하고 순수한 창작의식을 지녀야 할 학생들이 각종 문화행사화 국제행사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탓인지 뿌리 없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모전에 국한시켜 출품할려고 하는 사고 방식에는 아쉬움마저 느끼게 된다.
셋째, 지방의 산업미술 발전을 위한 디자인 공모전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느 대학은 최고상을 탔는데 우리 대학은 무엇이냐의 근시안적인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는데 아쉬움이 있다. 작품에 대한 수준을 전혀 고려치 않고 심사위원이 누군가에 따라 입상작이 결정된다면 지방 디자인계는 물론 공모전 존재 자체까지 위태로와진다.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이 사회진출을 꾀할 때 무척이나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보고 아직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선배 디자이너들의 자각과 각성이 절실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것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고 다화가이고 다지이너는 아님을 생각할 때 디자인의 본질과 사명을 깨닫지 못한 학생들의 자세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급격히 변모하는 현대 사회에서의 디자인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의 본질인 간결함의 추구라는 것이 두려워지기까지 하나 그것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전북 디자인계도 기성디자이너들의 영역 확보와 함께 학교에서의 보다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디자이너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있을 때, 일반인들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도 보다 새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