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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 | 연재 [연재]
새로운 SNS 플랫폼의 등장 클럽하우스
SNS 속 세상
오민정(2021-03-04 13:25:15)

SNS 속 세상 | 새로운 SNS 플랫폼의 등장



새로운 SNS 

플랫폼의 등장 ‘클럽하우스’

오민정 편집위원



2월 초, 내가 이용하고 있는 한 SNS에서 지인이 ‘클럽하우스’의 초대장이 없음을 토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아마도 내가 파악한 그의 의도는 사람들에게 ‘클럽하우스’의 초대장을 보내달라는 취지였는데, 소위 ‘인싸’축에 속하는 그의 게시물에는 수많은 ‘좋아요’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골프 또는 다른 스포츠에 대한 내용 또는 어떤 클럽에서 거부당했는지 묻는 댓글이 이어졌다. 곧이어 위트 있게 클럽하우스에 대해 설명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지만, 아마 나도 미처 뉴스를 보지 않았다면 ‘클럽하우스’를 딱 저 정도로 이해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SNS의 문법,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폴 데이비슨과 로언 세스에 의해 만들어진 지 이제 막 1년이 되는 신상 SNS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월 초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현재 안드로이드 체제의 핸드폰을 쓰고 있고 ‘클럽하우스’ 서비스는 iOS 체제에서만 지원되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클럽하우스를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변 이용자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집에 있는 맥북을 통해 진행해보려 했지만, 앱의 다운로드까지는 성공했으나 막상 맥북에서는 실행이 불가하다는 것을 깨닫고 며칠간 핸드폰을 바꾸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클럽하우스’가 대체 어떤 서비스기에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내가 관찰하고 이해한 대로 클럽하우스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쉽고 자유롭게(원하는 만큼 짧게) 참여할 수 있는 오디오 채팅(drop-in audio chat)’정도로 정의 내릴 수 있다. 말 그대로 음성 기반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을 오가면서 자유롭게 참여하는 SNS다. 이 설명만 들으면 아직도 다른 SNS와 뭐가 다른지 체감이 잘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마치 팟캐스트에 청취자들의 게스트 참여 기능을 넣고, Zoom과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처럼 역할을 구분해서 진행할 수 있는 SNS 플랫폼이 바로 ‘클럽하우스’다.


다양한 주제, 유명인과의 만남, 연결과 신뢰 바탕의 커뮤니티 형성

클럽하우스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비결은 단지 위에서 언급한 기능 때문만은 아니다. 채팅방의 주제는 취향과 관심사, 여행, 업무지식부터 저명인사들의 이야기,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운영되며 때에 따라 채팅방에서 오프라인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저명인사, 기업인, 연예인 등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용해본 사람에 의하면 대화방을 통해 평소 자신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인들과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또 듣고만 있어도 평소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는 기존 이용자의 추천으로 가입하는 방식(승인방식 포함)이기 때문에 기존 SNS 서비스의 악용(스팸, 허위 계정으로부터의 친구신청이나 의심되는 사용자로부터의 DM 등)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채팅방은 모더레이터-스피커-리스너로 참여자들의 역할과 권한이 구분돼 자율적으로 운영되며, 조용히 방을 나갈 수 있는 버튼도 있어 언제든 부담 없이, 자유롭게 채팅방을 드나들 수 있다. 이러한 채팅방은 일회성으로도 끝낼 수 있지만 모더레이터의 권한을 공동으로 위임하여 3주 이상 지속하게 되면 클럽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즉 SNS를 통해 지속 가능한 온라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SNS, 보다 다양한 참여 장치 필요

하지만 한편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먼저 클럽하우스는 가입이 초대로 이루어지는 만큼 서비스의 악용을 막을 수는 있으나 이 제한된 방식은 초대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또 채팅방이 운영되는 방식의 문제도 있다. 모더레이터, 스피커와 리스너를 구분하여 많은 수의 사람들이 원활하게 채팅방을 운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운영방식과 채팅방의 참여자들을 보여주는 방식(모더레이터와 스피커, 그들의 팔로워, 리스너(일반참여자) 순으로 정렬하는 방식)이 위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특정인들의 참여가 배제된다는 한계도 있다. 최근 클럽하우스에 참여하는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위해 보이스 오버 기능을 업데이트하기도 했으나,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음성에 기반 한 서비스이며 이미지나 텍스트 기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청각장애인들의 참여는 배제될 수밖에 없다. 이는 특정 장애로 인해 교류와 경험의 기회로부터 완전히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SNS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단순히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의 차이뿐 아니라 정보의 격차, 그 이후의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플랫폼의 태생적 한계라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SNS가 변화하는 시대의 새로운 연결 방식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보완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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