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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1 | 연재 [기획시리즈3]
興打令 (흥타령)
심인택·전주우석대 교수(2003-12-18 10:24:46)

「松竹같이 꿋꿋한 마음 風流라
변치 말고 쇠끝같이 굳은 절개는
花柳에 논다고 변할손가.
서산에 해는 지고 갈 길은 천리로다.
붙들고 우는 내 사람 가는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잡으려무나」


 

「세월아 가지마라 돌아간 봄
다시 오면 靑春時節 좋지마는
알뜰한 그 님은 마음 변할까
의심이니 세월아 가지마라」


 

 


 

흥타령은 판소리를 부르는 사람도 쉽게 부르기가 힘이 들어 이 노래를 제대로 부르게 되면 가히 소리꾼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홍타령의 가사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 시대 시대마다 많은 사람들이 다듬고 다듬어 귀절 귀절이 각각의 사람에게 고루 전달 될 수 있도록 많은 가사를 갖고 있으니 짧은 노래 긴-노래모두가 귀한 옥석이라고 하겠다.


 

 


 

「無情芳草는 年年이 오는데
청춘은 한 번 가면
다시 올 줄 모르는고」


 

「꽃이 고와도 春秋單節이요
우리 인생이 청춘이라도
청춘은 한 때 뿐이로다」


 

「恨 많은 이 세상 어디로 발길을
옮기랴, 深山에 길올 찾아가니
내가 갈 곳 없구나」


 

 


 

우리 전통음악은 羽調와 界面調의 조성으로 대표 될 수 있는데 특히 홍타령은 계면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노래이다. 계면조에도 여러 갈래의 표현법이 있지만 이 홍타령 만큼 남도 계면조의 흐름을 잘 느끼게 하는 노래도 드물다.
장단은 늦은중모리로 잡게 되는데 대개의 속도는 진양조 보다 빠르게 중모리보다는 느리다는 말이다.
중모리 장단으로 진양조의 느낌을 받게되니 더 더욱 가슴을 조이게 되며 표현에있어 여유 있으면서도 촉박함을 느끼지 않으니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노래이다. 이 흥타령 노래의 곡조를 대금이나 아쟁 그 밖의 악기로 연주를 해도 그 맛이 덜하지 않으니 이 노래야말로 계면조의진수로서 민요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虛無한 세상에, 사람은 내일 제
웃는 길과 우는 길은
어느 누가 내었던가
끝이나 일러주지 웃는 길
찾으려고 혜메어 왔건마는
웃는 길은 永永없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님
지성으로 부르고 불러
이 世에 맺힌 恨을 후세에나
풀어주시라
念佛發願을 하여보세」


 

 


 

시대에 따라 작사자나 작곡자가 나타나지 않는 음악이 많이 있다. 작년 한 해를 보내며 많은 사람들이 이 흥타령을 부르며 덧없는 기대에 부풀었던 적도 있다. 또다시 홍타령을 멋들어지게 불러 지난해 가슴에 남아있던 웅어리를 풀어야하지 않올까? 정말 좋은 가사가 이러한 홍타령으로 승화되어 차가운 겨울을 녹일 수는 없을까?


 

 


 

「간다 간다네 나는 간다네
너 잘 살아라
아이고 데이고 어-허 라
성화가 났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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